저도 모범이님께서 말씀하신 그 글과 안티김님이 쓰신 대여점의 폐해 시리즈 글에 대해서 읽어보았고, 또 누란님께서 말씀하신 두고보자 사이트에서 다른 관점에서 쓰인 글도 읽어보고 했습지요.
입장 차이가 있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우리 나라 만화계가 어떻게 해야 살아나갈 것인가라는 명제와 좋은 결론을 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볼때, 두 종류의 글 모두 타당성이 있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하면서, 그 분야의 일을 하는 저로서는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게 했던 글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한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기획안도 꾸며보았구요.(물론, 제가 예전에 일했던 곳을 바탕으로 하여, 각 사업군들의 노력과 개선안을 기초로 한 기획안인지라...현재는 말짱 꽝이 되었지요... --;;; 얼마나 걸려야 시행할 수 있을까는 의문... ㅠ.ㅠ)
그 글(모범이님께서 읽으셨다는, 모 만화가님이 쓰신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이 아쉬웠던 것은,
그 글에는 만화가와 대여점의 문제만이 있을 뿐,
우리 나라의 만화가 갖는 문화적인 위상, 또, 산업적으로 구분할 때 마땅히 논의되어야 할 정치적, 법률적, 구조적 문제등 외부적인 문제들이 제외가 되어있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매니지먼트하는 작가의 작품을 출판하게 될 경우, 만화가 개인에 대한 PI 작업, 작품에 대한 BI 와 그 모든것을 위해 책정되고 투자되어야 할 마케팅 비 산출에 대해 제가 작성한 기획안을 들고가서 어느 분과 이야기를 하게되었는데, 그 분 왈, '과연 그런 것이 필요가 있을까? 우리 나라 출판사 어느 곳에서 그렇게 하느냐? 또 그렇게 하겠느냐? 고작 출판되는 만화책 한권에 대해 그렇게까지 투자할 필요가 있겠느냐'라며 문제를 제기하시더군요.
좀 오래된 일이지만, 그 말을 듣고 전 한대 얻어맞은 거 같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더랬습니다.
얼마전에 씨네 21 잡지를 보았는데, 거기에 이번에 싸이더스의 새로운 총수가 된 차승재 이사의 인터뷰가 실렸더군요.
현재의 한국 영화 시장과 과열된듯 보이는 투자 열풍에 대해서, '일단 돈놓고 돈먹기라는 단기적인 투자의식을 가지면 안된다, 지금같은 시기는 한국 영화와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 아주 좋은 시기다'라며 지적하더군요.
그 말에 동감 하며, 그러한 시선을 갖고있는 사람이 만화계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잠시 희비가 교차하더라구요...
제 9의 예술이니 어쩌니 해도, 오래전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왔던 유통의 문제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가려지고 만화라는 작품, 컨텐츠 그 자체보다는 이벤트만이 살아 숨쉬는 현실,
만화라는, 문화적인 존재와 그 가치에 대한 존중과 관심보다는, 캐릭터, 애니메이션등 부가적인 2차 파생 산업을 볼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는 산업주의적인 한탕주의,
산업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구조적인 악순환을 개선하려는 정치적, 마케팅적 노력과 의지를 기울여, 더 좋은 내부적 외부적 환경을 만들기보다는 현재의 상태에서 일단 치고빠지는데 온 몸을 바치는 얄팍한 기업논리...
이 모든 것들, 이 모든 문제들에 대한 개선의 노력과 의지가 바뀌어나갈 때, 우리 나라 만화계가, 그리고 만화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숙명적으로 갖고 짊어지고 가야만했던 문제들이 해결되지않을까...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웅...횡설수설했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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