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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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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만화책 사실분....

글고보니 제가 말씀을 드린 적이 없는 거 같아... 혹시나 하여, 참고하시라고 적어봅니다.^^

보수동 책방골목 세기서림에서 윗쪽길 말구 아래 평지길로 그냥 10여미터 걸어가시면 청산서점이 있습니다.

이 곳 만화책이 굉장히 쌉니다.
가격은 500원 ~ 1000원사이인데,
일단 한번 본 책은 500원 ~ 700원, 그리고, 랩핑이 뜯겨나가지 않은 새책(단지 겉 비닐에 먼지만이 많이 묻어있을 뿐....)이 800원~1000원입니다.

요즘 구하기 힘든 책도 무지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만화방 용으로 나온 [아르미안의 네딸들]이라던지,
최근에 나온 쬐그만 책이 아닌 대형 소장본으로 나온 [베르사이유의 장미]라던지,
돌베개님이 말씀하신 [고교 장희빈]도 몇 질이 있고,
대화코믹스(E.C 코믹스)판으로 나온 강경옥샘의 여러가지 단편들([레드땅], [거울나라의 수수께끼] 등등)과 대원판으로 나온 [천사의 병], [천애], 절판되어 구할 수 없다고 알려진 이현세 샘의 [블루 앤젤], [앤젤 딕], [카론의 새벽] 등등도 있습니다.
건너편에 있는 서점을 하나 인수해서 그곳을 창고로 쓰시는걸로 알고있는데... 한번 보시면 기적이고 감동이다 외치시며 눈물을 흘리실 분들도 꽤 많으시리라 사료됩니다.
아...근데, 김혜린 샘것은 굉장히 구하기가 힘드리라 사료됩니다.
들어오면 바로 나간다는군요...(아무래도 부산에 린월드 분들과 혜린샘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은가벼요...)
무울론, 저는, 애저녁에(애저녁이라고 해봐야 겨우 한 20일전) 이곳에서 테르미도르와 단편을 구했습니다. (권당 500원으로...흐흐흐...)
혹, 어떤 책을 찾기위해서라면 천리를 마다않고 찾아가시는 분,
부산 보수동을 뒤지며 책찾기에 여념이 없으신 분이라면 꼬옥 꼭 한번 가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문제는...책이 하도 많고 정리가 엄청나게 안되어있는지라... 사장님과 사모님도 어느 책이 어디에 있는지, 아니, 있는지 없는지조차 잘 모르신다는 겁니다.
그냥 '...있어요?' 하면 일단 '그건 없는데...'라는 대답이 바로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제가 그곳에 가실 때 필요한 몇가지 준비와 사시는 과정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먼저 준비과정입니다.
첫째, 때가 잔뜩 묻어도 상관없는 아주 아주 편한 옷을 입고 가실 것
둘째, 필히 슬리퍼를 신고가실 것(나중에 책을 타고 넘어야 할 경우 발생하므로)
셋째, 화장 절대 하시지 말것(나중에 범벅됩니다.)
넷째, 큰 가방 들고가실 것
다섯째, 사시고 싶은 책 목록을 머릿속으로, 혹은 필기로 좌악 정리해두실 것
여섯째, 미리 든든하게 먹어두고 가실 것 (이 이유는 이제 아시게 됩니다)

자, 이제 도착하셔서의 일입니다.
서점 입구에 나열되어있는 책들을 먼저 좌악 훑어보신 후, 찾으시는 게 있으면 골라서 손에 드세요.
그리고도 발견하지 못한 책이 있다면 계속 찾으세요.
그래도 없다면, 사장님을 향해 '...없어요?'라고 물으신 후, '그건 없는데'라는 말씀을 하시면, 안타깝다는 표정과 함께 값을 먼저 지불하세요. (권당 500원~1000원 사이입니다)
몇 권을 구입하셨다하여, 바로 그곳을 떠나시면 절대로 안됩니다.
뭔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면서 계속 훑어보시고, 안쪽도 기웃거리세요.
그리고나서, 이렇게 말씀하세요.
'저기...안쪽에도 책이 많은거 같은데...좀 살펴보면 안될까요? 한번 살펴보고 다시 정리해둘께요...가방 여기두구요...'
그러면 아마도 그리하라 말씀하실겁니다.
자, 그럼 그때 가방을 놓고 용감하게 안으로 들어가 샅샅이 뒤져보시는겁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관계로, 사장님이 잠깐 옆에 있는 구멍가게에 가는 경우가 발생할 경우, 그 서점을 찾아온 다른 손님들로부터 직원으로 오해를 받아도 감수하셔야 합니다.
그 곳을 다 뒤지신 후에 찾으신 나머지 책값들을 이제 지불하십니다.
그리고나서는 그 앞에 있는, 창고로 쓰여지는 곳을 가셔서 거기서 또 책을 한번 뒤져보시는 것이지요...흐흐흐...
여기서는 신발을 벗고 책위로 올라가는 용감무쌍한 행동도 해내셔야 합니다.
윗 부분만 살펴보시다가 포기하셔도 절대로 안됩니다.
그래야 원하시는 걸 찾으실 수 있을 뿐더러, 똑같은 책이라도 더 좋은 상태의 것을 골라가실 수 있습니다.

물론, 다 찾으신 후에, 다시 책을 원래대로의 상태로 정리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수고를 기울일만큼 충분히 많은 책들이 있고, 혹 요즘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희귀본을 찾으시게 된다면 아마 먼지투성이가 된 손과 얼굴에서 눈물 한줄기가 쭈르륵 하고 흘러나오리라 사료됩니다.

저 역시도, 솔꽃님께 김혜린샘 단편집들 구하긴 힘들다는 말을 듣고 거의 반포기 상태로 있다가 이 곳에서 두시간 가량 찾은 끝에 책을 구하고나서는 속으로 '이건 기적이야'를 부르짖었지요...흐흐흐

암튼... 멋진책들, 많이 많이 구하셔요 ^^

p.s 누가 압니까? 나중에 xxx 작가의 단편집 00판이 이조백자를 호가하는 가격으로 책정되게 될지....홍홍홍 물론 그런 금전적인 것말고도 충분히 뿌듯하지만 말입니다 ^^

musapa

[2001/08/21]

피에쑤. 저는 그 서점 사장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