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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님 요즘 일하시기 참 많이 힘드실거같네요
중학교, 고등학교 애들이 오죽이나 짖궂은 면이 많아야죠...
더구나 자기 머리 위로 세상이 돌고 지구가 돈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애들 보면,
한대씩 팍팍 패주고,
쟤들한텐 매가 약이야...
저런 싸가지없는 인간들과 북어는 사흘들이 한번씩 패야해...
그런 생각 안들래야 안들수 없죠...(저도 그런 생각 무쟈게 많이 했더랬습니다)
음...그래두, 생각난 게 있어서 하나 말씀드리려구요...
제가 5년간 학원에서 애들을 가르치다가 하나 느낀건데...
애들이 무쟈게 상처 많이 입는다는 것입니다.
왜, 애들 그런 얘기 많이 하죠
학원에서 툭하면 '나, 학원 바꿀거예요, 그럼 선생님 짤리겠죠?'하는 식으로 진짜, 싸가지없게 이야기하면서 가르치는 사람 가슴에 대못 박고 비수꽂는 식으로...
저두 그런 말에 기가 차고 화가 나고 그래서,
첨엔 '너, 참 좋겠다, 알고있는 게 많아서. 먹고싶은 것두 많겠네'하면서 무시했는데,
나중엔 '관둬, 관두고싶으면 안말릴께. 너같은 애 가르칠 시간에, 뜻을 두고 관심둔 애, 두명 가르치는게 나을 거 같다.'라는 식으로 저도 같이 게겼죠.
근데...어느 날인가,
나중에 제가 가르치던 아이들 중 보충수업을 받던 중 2 들 십여명과 함께 떡볶이랑 쫄면이랑 기타등등을 먹는데...
그 애들이 그러더라구요
선생님은 언제까지 다니다 그만둘거냐,
선생님 아직 학생이지 않느냐,
휴학중이면 복학한 후에 그만두겠네,
그런 말을 하면서 괜히 심술을 부리고 그러더군요...
그말 들으면서, 그리고 괜히 떡볶이에 심술부리는 그네들을 보면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더랬습니다
이 친구들, 그간 선생님들이 많이 바뀌어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구나,
그래서 학원 선생님들한테 그런 식으로 많이 푸대접하고 그러는구나...
'내 아이만큼은 좀 더 앞서가야 한다'라는 학부모들의 욕심에서 학원으로 끌려가는 아이들,
몇 몇 사람들의 욕심과 로비에 의해 이리 저리 바뀌는 교육 정책들,
시험 성적으로 모든 것이 판가름나는 학교,
말로는 교과서 중심인데 실제 나오는 것을 보면 교과서 외의 것들이 훨씬 더 많은 시험 출제들,
학원 다니지 말라고 강요하면서도, 아직 배우지 않은 것을 들이밀고 '이렇게 쉬운 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다그치거나,
혹은, '늬들, 이런건 학원에서 다 배웠지?'라며 수업 교과목을 대강대강 건너뛰고 넘어가는 몇 몇 일부 교사들,
거기에 학원을 잠시 지나가는, 돈벌이 수월한 알바정도로 생각하는 학원 강사들,
그리고 경력있는 학원 강사를 쓰면 자꾸 월급만 더 줘야한다고 생각해서인지,
경력있는 강사를 이런 저런 트집잡아서 내보낸 후, 경력없는 생짜 신입 강사로 갈아치우기를 밥먹듯이 하는 학원 원장들...
이런 요소들 때문에,
학생들 역시도 많이 상처입고 힘들어했더라구요...
물론 이 글을 읽으실 쿨리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이 아시는 사실이겠지만 말입니다...
첨에 다니던 학원을 1년간 다니다가
제가 모시던 원장님이 그 학원을 다른 원장님에게 인수한 이후,
새로온 원장님이 제가 복학을 앞둔 학생이라는 이유로
당시 받고 있는 급여(60만원)의 50%만 지불하겠다고 해서,
'이건 나보고 나가라는거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그 학원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는데,
그때, 참... 애들 안보이는 곳에서 진짜 많이 울었어요.
수업 들어가면 평상시와는 다를바없이 웃고 가르치고
1주일에 한번씩 팝송 들려주고 따라부르기, 또 영화보면서 간단한 회화익히기 등등도 계속했지만,
제가 그만둔다는 것을 어찌 어찌 전해들었는지,
제가 그만두기 1주일전부터 애들이 수업시간에 계속 울고...그러더라구요...
그리고 그 학원을 그만두고,
복학 즈음에 다른 학원으로 들어갔지만,
제가 처음에 가르쳤던 그 아이들과는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물론 그 담 학원에서 갈친 애들도 함께 말이지요...
(도합...한 20명 되네요...아직까지 연락오는 친구들이요...)
세월이 많이 흐른지라,
대학생도 있고, 고등학생도 있고...
남자애들 중엔 군대에 간 친구들도 있구요 ㅎㅎㅎ
벌써 십년이 다되어가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저를 '선생님 선생님'하고 부르고
편지 쓰고 메일 쓰고 안부 전화에 문자 메시지도 종종 넣는 그 귀여븐 친구들을 보면
정말 정말 예쁘고 대견하답니다^^
사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학원 월급, 무쟈게 짭니다.
요즘 어떨지 잘 모르지만,
전 처음 93년 시작때, 부산 서대신동에 있는 학원에서 월 초임 30만원으로 시작했거든요.
(당시 제가 몰래바이트로 하던 과외 1명의 딱 절반이었죠. 시간은 세배이상인데... --;;;)
나중에 2년 이상의 경력이 붙으면 월급이 좀 쎄지긴 하지만,
그래봤자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 정도밖에 안되구...
그리구, 요즘 5인 이상 사업장에도 4대 보험이 적용되어야 한다고는 하지만,
학원만큼은 예외이고 말입니다
그리고 취업을 못하고 졸업한 대학생 중 여자들이 대부분 학원으로 취업하거나,
아님 알바로 하게되는 경우도 많다는거, 아시죠...
하지만, 그렇다해도...
쿨리님, 일단 아이들을 가르치게되면,
월급이 얼마건, 어느동안만큼 아이들을 가르치게되건
학원이든 학교든 아이들 앞에 있는 교단에 서게되면,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책임감과 강한 자신감은 충분히 갖고 임하여보셔요.
그리구,
님께서 가르치시는 교과목에 별 흥미를 못가지는 아이들을 닥달하고 성적나쁘다고 나무라고 하기보담은,
그 아이들이 다른 어딘가에 더 큰 재능이 있고 관심사가 있다는 믿음과 기대를 갖고,
그 아이들이 관심갖는 다른 과목이 있나, 다른데 어디에 흥미를 갖고있나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지시구, 그 아이들을 이끌어내주시길 바래봅니다...
에궁...말이 길어졌네요...
잔소리로 들리지않았음 좋겠는데...
그냥...
이제 학원을 그만둬서 교단에 설 일은 없지만,
입시정책, 교육 문제가 뉴스에 나올때마다,
비행청소년 운운하는 이야기들이 매체에 보도되고,
시험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자살하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입맛도 뚝 떨어지는,
이제는 방향을 바꿔버린 한 전임 교사의 노파심이라고 생각해주셔요^^
아웅, 좀 있으면 <X파일> 할 시간이네요...홍홍홍
그럼 이만 총총
=3=3=3=3=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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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마로 |
[2001/0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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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파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아이들, 선생님들, 부모님들... 어찌보면 모두가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거 겠죠. 우리모두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할때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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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쿨리여쿨리 |
[2001/0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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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제가 그정도로 애들과 친해질수 있을지 정말 모르겠어요.솔직히 요즘은 저희때완 많이 다르잖아요. 저도 중학교때 학원선생님과 아직도 연락중입니다만.. 글쎄..무사파님도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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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쿨리여쿨리 |
[2001/0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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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셨겠지만 요즘 애들은 저희때완 또 다르잖아요...^^;; 하여튼 황금같은 말씀 감사~~ 글구 급료는.. 아직도 박봉이죠. 전 시간당 3,000원이랍니다. 믿어지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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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apa |
[2001/0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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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삼천원이라...--;;; 으으으... 롯데리아 알바값 비슷하네요...갠적으로 교사들의 월급이 현재의 세배 이상은 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지라...웅...진짜 넘 박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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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 |
[2001/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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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아이들을 보면(특히 공립!) '가축'같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하고 화가 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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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 |
[2001/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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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길들여진 노예들'이라는 생각이 들고요.(너무 비관적으로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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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 |
[2001/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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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을 받아먹는 급우에게 "거지밥" 많이 처먹으라고 낄낄거리는 것들을 보고 제가 웃을 수 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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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 |
[2001/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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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를 한 아이들이 고발당했다고 피해자랑 피해자 부모에게 해꼬지를 하는 현실은 어떻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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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 |
[2001/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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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결국은 '모범'(?)을 보인 어른들을 따라하고 거기에 자기 색깔을 덧붙였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감히'그 애들을 비난하지 못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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