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게시판

게시일시: 2000/10/02 오전 6:41
Email: swan--song@hanmail.net 게시자: swansong
제목: 어디서 와서.. 그 어느곳으로......

혜린님의 생일이시라고 했지요.. 그래서,
하루내, 린님생각 많이 했고 우리 아이들
생각도 많이 했네요.. 지금은 막,
리안.. 케이.. 크리슈나.. 지나 등을 만나고 오는
길이랍니다.. 아주 먼~ 곳으로의 잠시 안녕을..

내 가장, 아프고 사랑스런.. 블라디미르를..
마지막 무대로써.. 보내주고 오는 길이랍니다.
그가 떠난 후..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문명을 걸치지 않은 알몸인채.. 엄마를 찾는 모습은,
고되게 왔다간, 그와 모든 인간들의
절대고독을 가장 상징적으로 잘 표현하지 싶네여..

그래서.. 맑은 햇살 눈부시게 웃다가,
깊은 곳 심연에서 뒤집힌채 무너져내려..
세월 속..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출현 당시 인간들
부터.. 지금의 문명인들까지.. 하나 하나,
토해내며.. 오열을 하곤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뮤지션은 서.태.지 이지만
블라디를 볼때.. 이미지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는.. 비쨔.. 빅토르 최입니다.
서태지와 마찬가지 인물이라고도 할수 있겠죠
러시아의 서태지같은 인물..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다른 색깔이었던 그는..
쫓겨나 살아야했던.. 우리 선조들의 후예..
한국인 3세로서.. 러시아.. 혁명기의
불안.절망..에 찌들은 젊은이들의 가슴에 오열의 희망을
심어놓은.. 그래놓고 쉽게 떠나가버린,
바로 블라디같은 나쁜.. 사람입니다.
고르바쵸프도 그를 직접 찾아가 만났다 하고,
음악을 들으며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특히.. "혁명" 이라는 곡은 두고 두고
애창했다고 하지요.
소원이었던 고국.. 서울에서의 공연을 6개월 앞두고
정치적 사건으로 보이는 의문의 교통사고로 떠나버린
그의 묘지엔.. 아직도 끊이지 않는 러시아의 젊은이들이
텐트를 치고 거하며.. 먼지하나 없도록,
그가.. 외로워하지 않도록.. 노래를 불러주며
지켜내고 있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옳았지요, 이젠 울지말아요.. 가녀린 어께로...
뮤지션이자 철학자이며.. 시인이었던 그..
외모까지.. 블라디와 닮아버린 그가 생각나게 했던..
오늘의 하루는.. 쉽게 꺼내기엔 두려운..
깊은 고독과 슬픔을.. 어루만지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