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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코믹에서 퍼온 글인데... 여기 싣는거 맞나요?
 musapa    | 2001·06·19 15:17 | HIT : 1,029 | VOTE : 51 |
http://www.ecomic.co.kr/data24/hyerin.htm
e코믹에서 퍼왔습니다.
원 기사는, 아래의 링크로 가보시면 됩니다.
http://www.ecomic.co.kr/data24/hyerin.htm


[작가 김혜린 작품분석]

김혜린, 최근 영화로도 제작되어 주목받고 있는 작품 '비천무'의 원작자이기도 한
그녀의 대표적 몇 가지 작품들을 살펴보며 그녀의 작품세계를 분석해 보자.





<프로필>

김혜린
1962년 9월 4일 (음력) 경남 창녕 태생
1983년 장편극화 <북해의 별>로 데뷔
대표작 <우리들의 성모님>,<겨울새 깃털 하나>,<비천무>, <11월의 초상>,<테르미도르>, <아라크노아>, <불의 검> 등

<대표작>

(클릭하시면 줄거리와 등장인물 소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작가 김혜린님의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비천무                 불의 검               테르미도르         겨울새 깃털하나
  (1987∼1991)          (1992∼    )           (1988∼1991)            (1986)    

<작품 속 배경>

그녀의 작품 속에서 다루어지는 시대는 대부분 격동기 또는 격변기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중 하나인 <비천무>는 원나라 말기를, <테르미도르>는 프랑스 혁명의 대 혼란기를, <불의 검>은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시대적 과도기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들은 이러한 대 혼란기를 살아온 인간 군상을 철저히 고증된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하나의 장대한 서사시처럼,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다.

왜 대 혼란기의 인간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작품을 그려내는 것일까?

평화로운 시대와 달리 격변기라는 시대적 배경은 여러 가지 이데올로기와 사상 그리고 여러 계층의 다양한 인
간들이 출현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혼란기일수록 인간 서로간의 잔혹함과 더러움의 본성은 극에 달한다.

그리고 바로 이때, 가장 어렵고 힘든 이러한 시기일수록 희생이나 사랑은 더욱 그 빛을 발하기 때문은 아닐까, 이러한 시기야말로 이데올로기, 또는 걸어가야 할 운명에 구속된 인간의 근본적 자유에 대한  소구가 더욱 절실하기 때문은....

그녀 작품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이러한 시대 혼란의 중심으로 어떠한 거역할 수 없는 인력에 의해 끌려 들어가는, 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냘픈, 약한 인간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들>

그녀의 작품 속, 모든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피 냄새가 진동하는 혼란스러운 현실 속을 살아가면서도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남자 주인공인 경우, (작품이 장편일 경우 특히) 살인도 서슴치 않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순수한 눈과 인간적인 마음을 잃지 않는 인물들이다. 또한 청춘의 설익은 열정과 고뇌를 지닌 채 살아가는 그네들의 모습에서 어린 소년의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여자 주인공들에 대해 말하자면 그녀의 작품 속 여주인공들은 이제까지의 젊음과 아름다움, 또는 말괄량이의 밝은 성격을 무기로 해왔던 기존의 순정만화 여주인공들과는 전혀 다른 패턴을 보여준다.






그녀들(특히 대표적으로 <불의 검>의 '아라')의 속성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모성이라 할 수 있다.
시대의 가장 큰 희생양이면서도 모성이란 이름으로 상처 입은 남성들과 시대 그 자체를 껴안는 그들의 모습은(비록 인물별로 조금씩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제까지의 순정만화 여주인공들과는 전혀 다르게, 어머니와 같이 따뜻하고 푸근하면서도 모성의 힘('여자는 약하고 어머니는 강하다' 라는 말처럼)을 가지고 인생과 거칠게 싸우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그녀의 작품에서 진정한 악인이란 없다.

왜 우리는 <북해의 별>의 '비요른'이나  <불의 검>의 '수하이'와 '카라'를 미워할 수 없는 것일까?

그 이유는 그들이 삶의 방식을 잘못 택했을 지는 몰라도 그들의 악함에도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냉정하고 잔인한 악당이라 할 지라도 그들의 내면 속에 흐르고 있는 슬픔과 고독으로 인해 독자들은 그들을 인간적이게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다.

이러한 악인에 대한 설정에는 인간에 관한 작가의 인생관이 투영되어 있다.

강경옥씨가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갈등하는 인간의 내면심리를 그리는데 탁월하다면 김혜린의 작품은 혼란하고 어지러운 대 변혁의 시기를 살아가는 평범한(아니 결코 평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소박한 평화를 다른 방식으로 꿈꾸는 인간들의 묘사에 탁월하다 할 수 있겠다.

<음악과 시>

그녀의 작품에서 음악(또는 시)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녀의 작품에서는 공통적으로 시인이나 가수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들은 언제나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고 노래하는 인물,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추구하는 자유주의자들이다.

<아라크노아>의 '블라디미르'는 자유를 노래하였으며 <테르미도르>의 '세자르 시락'도 절망할 수밖에 없는 시대상황에서의 길 잃은 희망을 시로써 노래하였다.

시대 속에 상처받아 혼란스럽고도 비참한 현실의 밑바닥을 맨발로 걸어가며 노래할 수밖에 없는 비운의 인물들...(대체적으로 그녀의 작품 속의 이런 인물들은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블라디미르'(아라크노아), '세자르 시락'(테르미도르), '바리'(불의 검), '월강의 리 아신'(비천무) 등이 바로 그러한 인물들이며 주인공들은 그러한 이들에게서 정신적인 위안과 힘을 얻는다.

그녀의 작품 속 모든 인물이 그녀의 분신이겠지만 특히, 노래하는 인물들은 그녀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변해 주는 인물들이며 가장 작품주제 가까이 있는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작품에서, 노래와 시를 통하여 자유를, 서민들의 괴로움과 고통, 또 이를 이겨내는 강한 의지를, 평화로운 일상에의 회귀와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이다.

또한 그녀의 만화에는 아름다운 시들이 많이 삽입된다.
<비천무>에는 왕유의 '죽리관'을 비롯하여 이백의 '새하곡' 이욱의 '우미인' 백거이의 '경비', <로프누르-잃어버린 호수>에서는 김춘수의 '누란'이, 그 외에도 많은 작품에 수많은 시가 삽입되었다.
  홀로 대나무 숲에 앉아
獨坐幽篁裏

거문고를 뜯고 휘파람을 분다.
彈琴後長嘯

깊은 숲속이라 다른 사람은 모르거니
深林人不知

밝은 달이 와 비추어 준다.
明月來相照

-  왕유(王維)의 죽리관(竹里館)

명사산(鳴沙山) 저쪽에는 십년에 한번 비가 오고, 돌밭 여기저기 양파의 하얀 꽃이 핀다.
언제 시들지도 모르는 양파의 하얀꽃과 같은 나라 누란(樓蘭)….

- 김춘수 作 「누란」中에서…




적절한 싯구의 삽입은 읽는 이로 하여금 눈을 만족시켜주는 멋진 그림에서 오는 감동과 문학적인 희열을 함께 느끼게 해 준다. 그녀의 작품은 만화이기 전에 하나의 시화집이기도 하다.

<작품 속 공통주제>

그녀는 작품에서 각박한 상황 속에서도 결코 지지 않는 사랑을,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 생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이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다. (엄연히 말하면 비극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리고 그렇기에 독자들은 그녀의 작품을 더욱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행복과 웃음에서보다 슬픔 속에서 무엇보다도 더 깊은 카타르시스를 독자는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의 작품은 완전한 의미에서의 비극이라곤 할 수 없다.
그녀는 결코 비관론자가 아니다.

그녀는 삶을 사랑한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라는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그녀는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비천무>의 '진하'와 '설리'는 죽음을 맞이하였지만 그들의 사랑은 아들 '성 '과 '아리수'로 이어지고 <테르미도르>의 '유제니'의 죽음은 또 하나의 유제니로 하여금 계속 살아남는 것이다.

김혜린,
그녀는 이 시대 최고의 만화작가중 한 사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이제까지의 웃고 즐기는 만화, 아이들의 전유물로서의 만화라는 개념을 완전히 뒤집어 어떠한 소설이나 영화보다도 감동을 주는 예술작품으로써 '만화'의 의미를 새로이 하였다.

또한 그녀는 기존 순정만화의 판도를 크게 바꿔놓은 작가로써도 평가받을 수 있다.

이제까지의 동화같은 느낌의 해피엔딩이 보장된 여느 순정 만화와는 달리 철저하게 고증된, 현실 비판의식이 강한 그녀의 작품은 김진씨의 작품과 함께 순정만화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우리 자신의 역사에 대한 고찰과 비판의식이 담겨있다.

각 작품마다 인물의 캐릭터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과 요즈음의 작품이 예전 작품에 비하여 그 흡인력과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불의 검 같은 경우 그 엔딩을 기다린 게 어언 몇 년이던가! )

지금 <불의 검>과 <광야>의 연재를 앞두고 있는 그녀.

그녀가 또 어떠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갈지 사뭇 기대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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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고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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