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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232호] 기획 / 영화로 가는 <비천무>
 paraban  | 2001·03·07 22:57 | HIT : 472 | VOTE : 46 |
게시일시: 1999/12/23 오후 1:21
게시자: 운영자
제목: <씨네21-232호> 기획 / 영화로 가는 <비천무>


기획 / 영화로 가는 <비천무> ㅆㅣㄴㅔ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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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하늘을 날다
중국 100% 현지촬영 <비천무>, 저장성 청명상하도 촬영현장 스케치
--> http://www.hani.co.kr/c21/data/L991213/1qb0cd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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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조종국 기자

촬영장은 유난히 소란스럽다. 120여명의 스탭 중 절반가량 되는 중국과 홍
콩 사람들의 말소리 때문이다. 중국말 특유의 독특한 발성은 일상적인 대화
도 ‘수다’로 들린다. “안찡!” 조선족 통역들이 소리를 지른다. 동시녹
음 장면이니까 조용히 하라는 중국말이다. 한국인 제작부장도 입에 익은
듯 연신 ‘안찡’을 외쳐댔다.

취재진이 촬영현장을 찾은 9일, 설리(김희선)가 아들 성이에게 무술을 가르
치는 낮장면과 무사들의 습격을 받고 성이를 탈출시킨 뒤 대항하다 쓰러진
설리를 진하(신현준)가 구출하는 밤장면을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찍었다. 설
리도 수준 높은 액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똑같이 분장한 대역 배우까지 대
기하고 있지만 김희선은 직접 해보겠다고 의욕을 내보였고, 신현준은 ‘타
고난 무사 기질’을 자랑하듯 능숙해 보였다. 진하의 연적이자 비운의 무사
인 준광을 연기하는 정진영은 이날 촬영이 없었지만 실제 분장까지 하고 나
타나 ‘바람’을 잡기도 했다. 지난 10월28일 촬영을 시작해 연일 밤샘을
하지만 스탭들은 이력이 붙은 듯 기민하게 움직였고, 촬영장 한켠에서는 무
사로 등장하는 중국인 무술 전문 배우 서너명이 ‘칼싸움’ 연습을 하고 있
었다. 실제 무협영화의 한 장면처럼 박진감 있는 이들의 연습은 구경꾼들에
게 막간의 무료함을 잊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홍콩의 독보적 기술 ‘와이어 액션’

영화 <비천무>를 찍고 있는 곳은 상하이에서 남쪽으로 600km 떨어진 저장
(浙江)성 휑디안(橫店)시에 있는 ‘청명상하도 촬영기지’. 이곳은 경복궁
의 세배 가량 되는 면적에 120여채의 건물, 6개의 작은 다리와 배까지 떠
있는 인공호수도 있는 초대형 오픈 세트다. 지금도 관광객들이 심심찮게 찾
아오는 곳이지만 한창 진행중인 테마파크 공사가 끝나면 유명 관광지로 각
광받을 것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청명상하도 촬영기지는 북송시대 화가 장
택단이 당시 수도인 변경의 문화와 풍속을 그린 <청명상하도>라는 그림을
그대로 옮겨 놓은 곳이다. 몇편의 드라마를 찍긴 했지만 본격적인 영화 촬
영은 <비천무>가 사실상 처음이다. 바로 옆에는 장이모 감독이 <진용>을 찍
을 때 지었던 세트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인상적인 <진용>의 오프닝신이 바
로 이곳에서 찍은 장면이다. <비천무>의 촬영장으로 이곳을 정한 것은 영화
의 시대적 배경인 “원나라가 송나라의 건축 양식을 답습한 사실에 착안해
송나라가 배경인 청명상하도가 제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
작진의 설명.


(역동적이고 화려한 무협 액션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사랑을 그리는 드라
마가 영화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듯.)


(마위청 무술감독은 "힘든 것, 무서운 것을 두려워 않는 한국 스탭과 배우
들에게 감동 과 따뜻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천무>는 정통 무협신을 재현하기 위해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홍콩
무술감독 정소동의 조감독 출신으로 <동방불패> <신유성호접검> <모험왕>
등에서 무술지도를 했던 마옥성(마위청)에게 무술감독을 맡겼다. 마옥성 무
술팀은 난이도 높은 활극 장면을 들고찍기로 직접 촬영할 스탭까지 홍콩에
서 데리고 왔다. 화제가 된 지난 10월 첫 촬영에서 이들의 진가가 확인됐
다. 준광이 사는 남궁세가에 10명의 무사를 일컫는 ‘철기십조’가 잠입하
는 장면 촬영을 25m 높이의 크레인 2대에 피아노줄로 10명의 무사를 매달
아 ‘지붕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을 3대의 카메라 크레인까지 동원해 찍었
다. 크레인에 사람을 매달아 찍는 이 ‘와이어액션’은 홍콩 무술팀이 세계
적으로 자랑하는 독보적인 기술이다. 찍어 놓고 보면 그럴듯하지만 사실 와
이어액션을 찍는 방법은 ‘원시적’이다. 배우를 매단 크레인의 줄을 손으
로 상황에 맞게 조절해 연출하는 식이다. 와이어액션이 어려운 것은 여러
사람의 줄이 엉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 자칫 잘못해 줄을 당기는 타이밍과
배우의 점프 타이밍이 맞지 않아 다른 사람의 목이나 팔·다리 등을 줄이
휘감게 되면 순식간에 잘려 나가는 상당히 위험한 기술이라고 한다. 더욱
이 한두명도 아니고 무려 10명씩 매달려 액션을 했기 때문에 고난도의 테크
닉이 필요했다. <비천무>도 이날 와이어액션에서 줄이 끊어지는 사고로 중
국 무술연기자 한 사람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영화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 들여

<비천무>는 스테디셀러인 김혜린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정통 무협멜로라는
점은 물론 우리 영화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 40억원, 100% 중국 현지촬영,
미국 ILM의 CG와 <매트릭스> 등에서 선보였던 ‘Flow Motion’ 등 첨단
SFX 기법 사용, ‘상하이제편창’으로부터 5억원 가량 현물 투자를 받고 중
국 배급권을 주는 방식의 사전판매 등으로 제작 전부터 화제가 됐다. 내년
2월5일까지 중국에서 촬영을 계속하는 <비천무>는 2000년 6월 개봉할 예정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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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액션을 고민한다"
김영준 감독 인터뷰
--> http://www.hani.co.kr/c21/data/L991213/rrrrcd0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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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10명이 매달리는 와이어액션은 흔치 않은 시도다. 줄이 끊어져
2명이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김영준 감독은 대학 시절 ‘별난 학생’이었다. ‘그 시절’, 80년 후반 한
양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간 김영준 감독은 단편영화로 액션영화를 만들었
다. <달을 위한 풍경> <그날의 약속> 등 4편이나 된다. 역시 장편 데뷔작으
로 액션, 그것도 역동적이고 비장한 무협까지 들어 있는 영화 <비천무>를
고른 것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인 셈이다. 그는 태권도와 합기도를 합쳐 6단
에다 액션·무협영화광이다. 김영준 감독은 97년 <패자부활전> 연출부로 현
장 수업을 받았다.


원작과 비교하면 어떤가,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원작의 느낌과 틀을 유지하면서 그대로 옮기기 힘든 부분은 영화적으로 각
색했다. 이야기의 첫 번째는 나이와 계급이 다른 남녀 주인공의 죽음을 초
월하는 숙명적인 사랑이다. 의리, 의협심, 충성 등으로 무장한 무사들의 세
계와 무사도 그리고 격동기를 살았던 조선족, 한족, 몽고인들의 화해를 담
아 보려 한다.


단편도 액션영화를 만들었고 데뷔작도 무협이긴 하지만 액션영화인데, 특별
한 이유라도 있나.

=굳이 장르를 구분해서 액션을 하겠다,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액션이고, 액션이 체질에 잘 맞다.


(액션시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가진 김영준 감독은 독특하고 강한 느낌의
무협신을 만들어냈다.)

신인 데뷔작으로는 스케일이 크고 더구나 100% 중국 현지 촬영인데 어려운
점은 없나.

=스탭이 3개국 사람이 섞여 있고, 액션에 대한 정서가 달라 초반에는 좀 어
려웠다. 원래 중국의 액션은 좀 과장되게 표현하는데 우리식 액션으로 새로
운 시도를 했다. 무엇보다 언어 장벽 때문에 통역을 거쳐서 일하다 보면 시
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는 것도 어려웠다. 어느 정도 지나니까 액션의 느낌
은 말이 아닌 동작으로 대화가 되고 느낌으로 통할 정도로 해소됐다. 위험
한 액션을 하다 보니까 연기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다는 것도 어려
운 점이다. 첫날 와이어가 끊어지는 사고가 났을 때 이렇게까지 해서 영화
를 찍어야 하나 싶은 생각에 그만두고 싶었다.


무협 액션은 어떻게 그릴 것인가.

=고난도 액션이 많다. 기존에 봐왔던 무협액션을 따라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액션을 연출하는 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칼이 많이 등장하는데 칼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했다. 도(刀)를 사용하
는 일본의 무협은 정적이고 단칼베기로 승부하는 데 비해 검(劍)을 쓰는 중
국 무협은 동작이 매우 화려하고 찌르기를 강조한다. 그런데 한국 검법은
문헌에도 잘 나와 있지 않아 하는 수 없이 만들어내야 했다. 베기를 중심으
로 하되 일본과 다르게 회전을 많이 하면서 동적인 느낌을 살리는 검법으
로 정리했다.


중국·홍콩 스탭들과 호흡은 잘 맞나.

=액션에 관한 한 중국과 홍콩은 노하우가 있고, 영화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
더라. 보기와는 다른 그들만의 촬영법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무술감독하
고는 생각이 비슷했고, 그들이 나에게 많이 맞춰주었다.


중국, 홍콩 감독들 중 좋아하는 스타일은 어떤 것인가. 호금전, 서극, 왕가
위에 대한 촌평을 한다면.

=중국, 홍콩 감독들 다 나름대로 장점이 있고,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부분
이 있다. 이를테면 호금전은 무협영화의 향수를 불러오고, 서극은 역동적이
고 빠르고 순간적인 재치가 있고, 왕가위는 <동사서독> 한편에서 나름의 스
타일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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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꽃 날리던 날 만난 연인
만화 <비천무> 어떤 작품인가
--> http://www.hani.co.kr/c21/data/L991213/1qazcd6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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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중후반 한국순정만화 중흥기를 가져왔던 일군의 작가들이 있다. 강
경옥, 신일숙, 황미나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주자들은 저마다 확고한 영
역을 만들어갔으며 그중 김혜린은 선굵은 역사물로 자기만의 영토를 일구
고 있었다. 역사의 대변혁 시기를 선택해 강한 필치로 정사를 서술하면서
그 안에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인간들’의 삶과 사랑을 즐겨 그
린 김혜린은 83년의 데뷔작 <북해의 별>에서 가상제국 보드니아를 통해 전
제왕정 붕괴 과정을 그렸으며 <테르미도르>에서는 프랑스혁명을 이야기했
다. 88년경에 그리기 시작한 <비천무>(飛天舞)는 중국 원나라의 폭정과 한
족 및 여타 소수민족의 저항, 그리고 마침내 원의 몰락을 배경으로 한 여인
의 곡절많은 삶과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이 만화는 주로 서구의 왕정을 배
경으로 전개되던 순정 역사물의 무대를 동양으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의의
가 있다. 또 ‘사랑밖에 난 몰라’ 식이 아닌 강인하고 능동적인 여인을 주
인공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도 이채롭다. 이 작품은 뒤에 고대 동북아시아
를 배경으로 <불의 검>이라는 좀더 세련되고 정교한 만화를 내놓는 데 징검
다리 구실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설리와 진하의 애절한 사랑, 그
리고 공감가는 조연들의 사연은 김혜린의 어느 작품에서보다 강렬한 캐릭
터 이미지를 독자들 가슴속에 심어놓았다.

시대배경은 몽고족이 중국을 지배해 원나라를 세운 13세기에서 14세기 정
도. 한족 등 몰락한 유민들의 소수민족은 몽고족의 압제에 허덕이고 있으
며 그 가운데 원족 타도를 외치는 저항세력도 만만찮게 세를 넓히고 있었
다.

용맹한 무가(武家) 호북유가는 권력투쟁의 과정에서 멸족당하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핏덩이 아기 장자 진하는 신하의 손에 키워진다. 집안의 신기 비
천신검을 연마하며 전국을 떠돌던 진하는 말리꽃 향기를 지닌 아름다운 소
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소녀의 이름은 설리, 원족인 타루가 집안의 서녀
로 어머니는 한족이다. 어머니가 죽고 타루가 집안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살
게 된 설리는 진하와 애달픈 이별을 하면서 다시 만날 것을 굳게 약속한
다. 한편 설리의 이복오빠인 라이와 한족 명문집안의 장자 준광은 모두 설
리를 연모하게 된다.

설리를 찾아 타루가 집안이 사는 마을로 떠난 진하는 도중에 준광을 알게
되고 그의 인품에 매료되지만 그가 설리의 약혼자임을 알게 되고 둘의 결투
에서 준광이 사용한 사술로 인해 죽음의 순간에까지 내몰린 경험을 한 뒤
비정한 협객으로 다시 태어난다. 떠돌이 낭인으로 지내다가 부역장에 잡혀
온 진하는 설리의 결혼얘기를 듣자 탈출을 결심한다.

진하는 신비의 무술로 명성을 날리며 영토와 명성을 넓혀가던 차에 설리의
아버지 타루가와 대결을 벌여 결국 목숨을 뺏게 되는데, 설리의 아들 성은
이에 대해 원한을 품는다. 진하는 죽음의 고비를 맞은 설리와 성을 구해주
고 성에게 비천신검을 전수하는데, 성은 탐탁지 않지만 원한을 숨기고 무술
을 연마한다. 곡절 끝에 성은 자신이 진하의 아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
만 진하에 대한 추격을 늦추지 않고, 설리와 진하는 결국 전장에서 최후를
맞는다.

오은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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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비교 만화 vs 영화
--> http://www.hani.co.kr/c21/data/L991213/rrrrcd0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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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리

물론 대단히 아름답고, 활달하며 강인한 여인이다. 자연을 벗삼아 춤추며
들판을 뛰어다니고 싶은 소녀였지만 진하와의 사랑, 그리고 삶의 갖은 곡절
은 그를 평탄치 않은 운명으로 끌어들인다. 말리꽃 향기가 나는 여자, 참
고 기다릴 줄 알지만 수동적이지 않은 여자, 조용한 가운데 가슴 깊이 폭
탄 같은 열정을 가진 여자다.

김희선은 일단 그 미모에 있어선 적격. 중국미인스러운 분위기도 닮았다.
하긴, 분위기라면 심은하도 설리 분위기가 좀 난다. 어딘지 비장해 보이고
깊은 사연과 비밀을 간직한 듯한 분위기가.


** 진하

사랑하는 여자와 평탄히 맺어질 수 없는 운명의 이 사내는 자기 의도와
는 전혀 무관한 가문의 임무를 타고 태어났다. 설리를 알고 준광을 알고
또 협객으로 세상을 누비면서 사람과 삶은 절대 단순하지 않음을 깨달아가
는 그는 가장 사랑하는 여자의 집안을 멸문시키고 연적의 자식(결국 나중
엔 자기자식이라고 밝혀지지만)을 구해주고 모든 것을 뺏아간 사내를 가장
신뢰하는 친구로 삼게 된다.
비정한 무사 진하를 연기하기에 신현준은 부족함 없어보이지만, 진하의 숨
은 우수와 그리움, 피로를 표현하는 데에는 정우성의 분위기도 만만찮을 듯
싶다.


** 준광

역사의 격변기 속에 한량같은 삶을 살다가 한 여자를 만난 뒤 벼락맞은
듯 갑자기 제정신을 차린 명문가의 장자. 넓은 학문, 깊은 통찰, 호탕한 배
포를 갖추었으나 가장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속에 자신의 자리는 별로 크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는 비운의 남자다. 설리를 만난 뒤 정말 열심히 살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좋은 장수이며 좋은 아버지지만 평생을 어떤 슬픈 패
배감에 젖어 살며 그것을 그대로 조용히 인정해버리는 그런 서글픈 인간이
다.
선이 굵고 인간적인 인상의 정진영과 어울릴 듯.


** 라이

설리의 이복오빠인 야훌라이는 좀 무식하고 단순하고 심지어는 야비해 보이
지만 알고보면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힘이면 최고고 이기
는 게 장땡이라는 식의 세계관을 신봉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의 맑은 직관
은 설리와 진하의 사랑을 사심없이 인정하도록 만들며 그 자신 역시 설리
를 연모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넘볼 자리가 아니라는 자각은 평생을 잊지
못할 그리움의 뿌리가 된다. 베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치고받고 그런 짐승
같은 수준이지만 이 야수의 가슴에도 사랑은 있고 수치심과 자존심도 있고
체념도 있다. 내가 취향이 좀 이상한 편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비천무>에
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다. 장동직의 적합여부는 아직 미지수. 양면적인
라이를 잘 그려내주기만을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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