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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사 개론>을 강의하다보니, 동아시아인들의 생활에 대해 공부를 꽤 하게 되네요. "불의 검"속의 아사와 아라의 생활을 한번 유추해 보렵니다*
1. 그들은 뭘 먹고 살았을까?
고대인들의 먹거리는 굉장히 간단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구이, 찜, 탕, 가루음식, 말리거나 절인 음식.
일반적으로 구이- 가루음식 말린음식- 찜 탕의 순으로 계급성이 나타난다고...
그것은 아마도 용기의 문제이지 않았을까 싶다. 자기가 나오기 이전엔 도기를 주로 식기로 썼는데, 이것을 물을 넣어 끌이면 흙냄새가 난다. 따라서 탕은 주로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고, 구이나 미수가루와 같은 가루음식은 상대적으로 상류층 사람이 먹었다고 한다.
(싸울아비들이 먹었던 음식이 엿, 미수가루, 육포등이라고 "불의 검"에 나와 있다. 정확한 고증이다. 근데 싸울아비 즉, 전사층은 결코 민중층이 아니다. 일정정도 이상의 신분층이라고 봐야 한다)
2. 그들은 뭘 입고 살았을까?
동아시아의 종족에 관해서는 앞의 글에서 언급했기에 간단히 넘어가도록 하자.
각 종족별 복식은 다음과 같다.
남쪽의 한족은 심의를,
우리 갈래로 여겨졌던 예맥 배달 동의는 흰옷을,
그리고 투르크계로 보이는 선비(사살상 선비는 퉁그스족으로 여겨짐) 흉노 강족등은 갓옷(가죽옷), 남쪽과 교역한 베옷 비단옷을 입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사와 아라가 입었던 옷은 동이족이 입었던 입성을 그대로 하였을 것이다.
백의민족이란 말대로, 흰옷을 주로 입었다는 것은 다른민족의 그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일이다. 매일 어떻게 빨고 다리고 했을까? 우리네 언니들은 대단했다!
작품속에 보이다시피,
여성은 스트라이프 치마를 즐겨입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상류층의 경우이다. 일반 민초 여성들은 흰치마를 입었다. 낮은 신분의 아라가 스트라이프 무늬의 치마라... 뭔가 격이 안맞는 듯 싶다.(그래도 무조건 예뻤으면 좋겠음!^^;;)
과연 치마를 입었을지 의문이란 견해도 있다. 평상시엔 남자와 마찬가지로 바지를 입었을 거라는 거다. 따라서 치마 저고리라는 복식에서 치마는 예장용이라는 것이겠지? 때때옷입고 나들이 가듯, 명절이 되면 치마를 꺼내 입었을 것이다.
남성의 경우, 한족의 심의와 확연히 구분된다. 넓은 소매, 넓은 바지통, 그리고 허리에 둘둘 감는 저고리 단과는 달리,
좁은 소매와 짧은 바지통, 저고리를 간단히 끈으로 여매는 그런 모습이다.
하나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당시인들은 모자없이 밖에 나다니는 것을 벌거벗고 다니는 것과 같이 여겼다는 것이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서 언급했드시, 절풍이라 불리는 모자가 바로 그것이다. 즉 두건같이 생긴 모자로 깃털로 된 장식물을 모자에 꼿는 그런 형태이다. 수장이나 왕은 장식물 꼿는 테를 금동으로 장식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혼한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투였다. 그것은 "위만조선"의 위만의 예에도 나타난다. 따라서 아사가 결혼 이후에도 머리를 풀고 다니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래도 멋있다!)
3. 어떤 곳에서 살았고, 어디서 잤을까?
고려시대 이전을 다룬 사극의 가장 큰 오류는 주거문화에 관한 것이다.
다시말해, "중국의 송대 이전의 세계(AD1000년 이전)는 좌식 생활을 하였다는 점" 이다!!!
따라서 모든 사극에서 그와 비슷한 모든 만화나 소설에서 의자에 앉는다든지, 테이블 위에서 술을 마셨다든지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불의 검"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암만해도 그림이 안 그려진다면, 무협TV의 <손자병법>을 보시라.
아니면 <징기스칸>중 몽골에서 제작한 작품을 보시라. 쿠릴타이(수장회의) 장면이 있다. 그들은 테이블 앞에서 의자에 앉아서 회의를 한 것이 아니더라. 대초원의 땅바닥 위에 앉아서 회의를 하는 것이었다!!!
"불의 검"의 주거생활을 정확히 고증을 해 본다면,
그들은 움막에서 생활했고, 상류층은 기와집을 지어 살았을 것이다. 물론 좌식 생활을 하였으며, 아마도 온돌문화가 일찍부터 발전하여 동이족의 특성을 이루었으리라...
절대로 절대로 의자에 앉아서 회의를 하지 않았을 것이며, 회의를 했다면 땅바닥에 앉아서 원형을 이룬 채 회의를 했으리라...
4. 그들의 일상사는 어떠하였을까?
그들의 일상사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아마도 신앙이었으리라...
즉 신녀가 존재하는 이중적 정치체제 속에 살고 있었으며 많은 민초들은 신녀에게 의존하고 사후세계를 믿었을 것이다.
그러한 신앙체계는 Sharmanism이라고 불리는 무속신앙이다. 무녀 또는 신녀는 지금의 무당이다. 그리고 그러한 무속신앙 또는 집단 환각상태 또는 광기는 현대사회에도 엄연히 살아있다.
또한 민속학자에 따르면, 샤마니즘은 고시베리아족에서만 보이는 특이한 신앙으로서, 만주 한국 일본 그리고 아메리카 원주민 또는 시베리아 소수민족에게서 나타난다고 한다.
"불의 검"의 소서노는 바로 샤만 즉, 무당이었다. 고대 세계, 그것도 자연의 힘이 너무도 크고 무서운 시절, 인간에게 신과 인간을 연결해 주었던 중개자였던 무당은 정치적 수장에 버금가는 대단한 존재였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샤만이 꼭 여자였을 것인가?" 하는 거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샤만은 거의 남자이다. 지금도 박수 무당이 있다. 삼한의 천군이 과연 여자였을지 궁금하다...
따라서 소서노가 남자였을 확률도 있다는 점이다(말도 안된다. 소서노는 꼭 여자여만 한다!!! 이쁘고 멋있으니까...)
그러나 나름대로 변명을 하자면, 동이족 즉 우리 민족은 고래로 여성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강한 종족이었다.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남성은 결혼해서 첫아이 낳을때 까지 처가살이를 해야했다는 것을 봐도 알 수있다. 그것이 여성이 샤만이었던 고래의 풍습에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 하는 허접한 가설을 내려볼 수도 있겠다.- -;;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도 있지만 그것은 하늘님(天神)이란 인격적인 존재라기 보다는 어슴푸레하지만 무서운 막연한 무서운 존재, 천지신명에 대한 복종의 표현이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불의 검" 속의 천신제와 신녀 소서노의 모습은 이런 식으로 평가내려야 하는 게 아닐지?
5. 그들의 정치체제는?
푸른용부의 수장 가라한의 예와 같이,
당시의 정치체제는 Chiefdom 즉, 수장제 국가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것을 동양사에서는 도시국가니 성읍국가니 하며 부른다.
또는 연맹체 왕국이라 부르는 학자도 있다.
쉽게 생각하여, 해자가 쳐져 있고, 울타리(또는 성벽)가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왕과 귀족 또는 민중이 생활하였을 거다. 그중 강력한 도시의 수장이 연맹을 맺은 다른 도시들의 장이 되어, 왕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토를 빼앗겼다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 청동기 시대는 아직까지 영토국가가 되지 못했단 말이다! 청동기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라 할지라도 성읍국가 단계에 있었던 것은 확실하며, 영토국가로의 발전은 앞으로 몇백년 정도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예를 들어 위만조선 말기나, 삼국시대 중기정도)
"불의 검"에서의 마리한과 가라한 아벌한 등의 수장의 모습은 상당히 고증을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마리한을 둘러싼 모사(관료)의 모습은 상당 부분 영토국가의 그것을 닮았다고 보인다.
(예를 들어 전국시대이후 영토국가로 발전하던 시기, 제자 백가중 법가의 관료화가 그것이다)
또한 가라한의 충성심 역시 상당수 전제국가에서 보이는 관료의 무조건적인 충성심이 약간 보이더니, 마지막 권에 가서 해소가 되더라. (혜린님은 암만해도 북해의 별의 유리핀적 충성심을 좋아하는 듯...)
이상으로 그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뭘 먹고 뭘 입고 어쩌고 살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불의 검" 속의 면면 속에서 살펴봤다.
고증이 의심스런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쩌랴...
이미 그려진 그림인 걸~ 이쁘면 되는 것 아닐까? 감동을 주면 되는 것 아닐까?
허접한 분석하고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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