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란과 임원란만 빼고, 다 삭제하고 폐쇄공지 띄웠습니다.
더 미적거렸다간, 마음이 또 바뀌게 될 것 같아서, 쇠뿔도 단김에 빼랬으니 결정한 지금 없애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저 혼자서 그냥 없애버렸습니다.
어차피 회생불가라는 것, 다들 알고 있으니, 더 미적거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제 독단으로 행했습니다.
중간에 저녁먹고 컴으로 와 보니, [괸뒀다는]운영자 하나가 제게 카페온을 걸었다 나갔더군요.
무언가 할 말이 있으니 걸었겠지만, 그게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혹은 날 비난한다 하더라도 이미 실행에 옮긴 것 번복치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조금 더 일찍 쉬고 싶어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요.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건, 어제 받은 메일 때문이었습니다.
이전/폐쇄에 관한 게시물을 올린 후, 어느 한 명이 자기는 다음넷이 좋다고, 그 카페에 계속 남겠다고, 제가 올린 게시물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적었더랬습니다.
이틀 후, 메일을 열어보니 카페가 좀 빡빡한 게 아니냐, 그리고 지금 이전한다고 그것도 제대로 되겠느냐면서 자기는 탈퇴하겠답니다.
카페에 와서 보니, 실망했다 비슷한 게시물을 남겨놓았습니다.
자기는 다른 운영자들 안 들어올 때, 들어와서 카페 챙겼다, 카페에 대해 누구보다 이 생각, 저 생각 많이 했고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다, 이제는 미련 같은 것 남아있지 않으니 돌아올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남겨놓았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제가 그녀에 대해 느낀 것이 실망이었습니다.
2월말, 전임 하나 그만두고 나서, 지금껏 제 이름으로 공지 보내고, 뒤에서 전체메일에 관한 욕을 실컷 얻어먹으면서, 개편 당시에는 메일로 치고받고 싸우면서, 3월 경에 줄줄이 나가겠다는 게시물 올라올 때 빈 자리들의 공허함이 커져 가는 걸 느끼면서도 카페 내에서는 내색 한 번 안했습니다.
어제 그런 메일 받기 전까지, 그녀가 마지막으로 임원란에 남긴 게시물 보기 전까지, 잘 설득해서 같이 옮겨가자고 얘기하자,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고집을 부린다면, 그녀를 위해 그곳을 남겨 주면서 가기 전에 회원 정리를 한 번 해 주고 갈까 생각했었더랬습니다.
공지 때문에 속상해 하지 말라고.
그런데, 그녀의 마지막 흔적들을 보는 순간, 찬물이 끼얹혔습니다.
지난 4월 경에 당한 뒷통수 강타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순간 기분이 상한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 달렸던, 또 다른 이의 댓글들.
어서 없애는 편이 서로에게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오늘 더 늦기 전에, 다시 마음이 바뀌기 전에 다 정리했습니다.
이제 탈퇴하고 나면 그 다음은 알아서 되겠지요.
그 전에 종결지을 문제들이 좀 더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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