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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꽃이 날리는 이곳은 산매.
오늘도 진하는 에루수강이 보이는 양지바른 언덕에 앉아 죽리관을 부른다.
바람이 산들거리는 사이로 꽃내음 가득한 오전 아침 열시.
진하는 피를 부르면서 설리를 생각한다.
'설리는 참 내숭쟁이야. 그렇게 춤을 잘 추고 수다쟁이면서... 후훗, 처음 봤을땐 깜박 속았지.'
아름다운 곡조에 새들도 같이 노래를 한다.
'삐약삐약'
'비비종 비비종'
'까아악 까아악'
'꼬르륵~~'
진하는 피리를 멈추고 배를 만진다. 설리의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요새 삼일간 오지 못했다. 그래서 진하네는 밥이 없다.
'아 정말 배고프다. 벌써 삼일간 암것도 못 먹었잖아...'
진하는 허리를 졸라매고 다시 피리를 분다. 그때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설리가 다가온다.
"어 설리야. 오랜만이구나."
진하는 얼른 설리손에 뭔가 있는지 살핀다. 다행히도 설리는 바구니를 들고 있다.
"어 왠일이야, 이렇게 단장을 다하고..."
진하는 인사치레로 말하고는 바구니를 더욱 유심히 본다.
"진하야 오랜만. 그간 엄마가 편찮으셔서 나오기가 힘들었어."
"많이 아프시니?"
"아니 그저그렇지 뭐.."
설리는 바구니에서 만두를 꺼내 진하에게 준다. 진하는 한참 만두를 먹고나서 그제서야 설리에게 관심을 보인다.
"꺼억. 어, 너 왠일이야. 이렇게 단장을 다하고..."
"칫 빨리도 알아차리네.."
설리는 진하의 이마에 꿀밤을 먹이고는 밝게 웃는다. 설리의 주위로 별빛이 생긴다.
진하는 가슴에 통증을 느낀다.
"왜 그러니?"
"어, 아니 만두가 걸렸나봐."
설리는 혀를 차며 물을 따라서 진하에게 건네준다.
"천천히 먹어. 걸귀들린 것 같네... 삼촌은 또 그림 팔러 가셨니?"
"응"
설리는 진하네 집에 들어간다. 매우 지저분하다.
"방 좀 치우고 살어. 왜 그렇게 게으르니. 백수가..."
"미안해, 하지만 치운다고 치웠는데..."
설리는 열심히 방을 치우고 진하는 거든다.
툭.
"어 고리가 약한지 자꾸 떨어지네.."
"그게 뭐야? 꽤 값나가게 생겼네."
"응 결혼예물. 난 그 아들놈이 싫은데 맨날 뭘 이고온단말이야."
"응..."
"어떠니 이쁘지 않니?"
"아. 정말 이쁘다. 너한데 잘 어울리는데..."
이마에 사선이 그러지는 진하. 설리는 잠깐 진하를 보더니 노리개를 힘껏 내던진다.
'아 아까워라.. 하지만 진하가 싫어하는데... 그래도 이번이 벌써 몇번째니. 앞으론 이런거 하고 오지 말아야지.'
진하는 깜짝 놀란다.
"어. 왜..."
"그냥, 생각이 바꼈어. 진하 우리 춤주자."
설리는 강가로 내려갔다. 진하는 잠시 노리개가 날아간 방향을 그윽히 바라본다.
.
.
.
저녁이 되자 설리는 집으로 돌아갔다. 진하는 매우 기쁜 표정으로 어딘가로 간다.
한시간 후
진하는 풀섶을 뒤진다.
'어 분명 여기 근방인데...'
그때.
"심봤다!!"
진하는 설리의 노리개를 들고 금방으로 향한다.
'설리야 번번히 미안하다. 하지만 널 정말 사랑해. 고맙다 돈많은 설리야. 다음에도 꼭 하고와라...'
진하는 콧노래를 부르며 금방으로 간다.
루루루~~~
미안합니다. 진하를 망가트려서, 짧게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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