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게시판

비천무를 읽게 된게 국어숙제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 진하와 설리가 만나 진하가 피리를 불고 설리가 춤을 추고 그 주위로 말리꽃이 휘날리며 둘이 사랑을 키워나가는 장면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계속 읽다보니 진하와 설리는 헤어지고 다시 재회하고 또다시 헤이지고 다시만나는 것을 반복하면서 끝내는 죽게되는데 그 과정이 저한테는 너무도 가슴아픈 것이었습니다. 제가 나이가 적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서로 사랑하는데 왜 그런 시련과 고통을 주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냥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면 안되는지......
진하와 설리가 우화정에서 도망쳐 동굴에서 꿈같은 하루밤을 보내고 준광에 의해 떨어지게 되고 진하는 낭떠러지에 떨어지고 설리는 준광과 결혼하고 설리는 행복하면 어떠냐고 생각하고 이 부분에서는 설리에 대해 화가 났습니다. 진하를 두고 어떻게 그럴수 있나고 말입니다. 마지막에 설리가 진하를 찾고 같이 죽는데 저는 거기서 죽지말고 살아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함께 죽는것도 좋지만 생을 함께하는게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면에서 준광은 진하보다 행복게 살았다고 봅니다. 자기가 원하는 결혼을 했고 10년을 같이 살았으며 (진하는 그때 고통속에서 살았을 것이다)또 설리한테 사랑도 얻었으니 말입니다. 이런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설리는 진하를 사랑하지 않고 남궁준광이 죽자 혼자되기 싫어 진하를 찾아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그건 아닌 것 같더군요.
비천무에서 설리는 진하한테 고통만 주더군요 딴 남자와 결혼하고 거기서 행복을 느끼고 살인마라 하고 (누구땜시 그렇게 된지도 모르구...)설리란 케릭터가 무지무지 미웠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다시 자기자리로 돌아가니 밉던마음에 조금은 가셨습니다. 설리는 행복한 여자일 것입니다. 한 남자에게서 그토록 영원한 사랑을 받으니 말입니다. 진하의 사랑은 준광의 사랑을 훨씬 뛰어넘는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고귀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설리는 진하의 사랑에 비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왠지 훨씬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설리는 진하한테 받을 사랑을 갚을려면 영원토록 다음 생에서도 그 다음생에서도 영원히 같이 함께하면서 사랑한다 해도 부족할지도 모릅니다.그 만큼 진하의 사랑은 제게 무한한 감동을 줬습니다.진하라는 케릭은 제 마음에 팍 꽂쳤습니다. 한 여자만을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의 모든것을 잃어가면서 까지 사랑할 수 있다는게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설리의 가족과 설리 때문에 자신의 가족과 인생 자신의 목숨까지 잃어가면서 딴 남자에게 간 여자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설리는 모르겠지만)사랑을 끊임없이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명받았습니다. 하지만 진하가 좀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여자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야 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근데 의문점이 하나 듭니다. 창룡이 설리한테 와서 어칙과 통행증 같은 것을 전해줄때 설리가 진하는 어디있냐고 묻고 창룡은 떠났다고 말하고 설리는 그대 그를 알고 나를 알면서 무엇을 감추냐고 하는 장면이 나오고 설리는 진하를 찾아 떠나는데 이때 준광이 살아있엇다면 과연 설리는 그래도 진하를 찾아 떠날을 것인지에 대해 궁금합니다. 그리고 설리한테 진하가 죽어간다는 사실을 밝혔더라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랑은 무엇을까요... 사랑은 무엇이길래 그토록 아프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은 저에게 있어서 여러가지 면을 가집니다. 하나는 미워하고 싶어두 미워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에 관한 애정이고 또 하나는 사랑은 이런것이다 라는 것을 봤으며 (진하의 사랑을 보고)또 사랑을 왜 고통으로 표현했는지 고통을 주더라도 나중에 주인공과 만나 행복하게 사는 앤딩을 줄 수는 없는지에도 의미를 가집니다. 그 만큼 제가 본 수천권의 만화들 중에서 비천무처럼 가슴속에 이렇게 자리잡을 수 있는 만화책은 없었습니다. 비천무를 통해서 많은 걸 알았고 또한 김혜린님의 작품세계에 푹 빠졌습니다. 김혜린님의 작품을 비천무 밖에 못 보았지만 다른 것도 이참에 다 읽어야 겠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비천무 내용을 조금 바꿔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을 한번 보았으면 하는것도 제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물론 설리는 준광과 결혼하지 말고 진하하구 결혼해야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