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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라하시를 떠나면서 글을 남긴 게 엊그제 같은데요..
그립네요.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 좋은 자연환경, 학생이라는 신분, 그리고 필드 트립하면서 봤던 그 많은 박물관들이..
탈라하시..플로리다는, 참으로 축복받은 곳이다 싶었어요. 공기도 맑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곳곳에 보이고, 넓은 풀밭도 많고도 많았고요.
그리고 미술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나라와, 미국이 자꾸 비교되더랍니다..
미국은 개인이 세운 박물관이 참 많더군요. 그만큼 부자도 많으니, 또 갖고 있는 부도 제법 되니 그만한 대작들을 그만큼 모을 수도 있는 거겠지만, 그걸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제가 갔던 미술관 중 한두 군데를 제외하면 모두 다 개인이 세웠던 것들이면서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미술관들보다 질적, 양적으로 우수하더군요.
물론, 미국이 맘에 들지 않는 면도 없진 않았습니다만.
제가 한국인이라서 자랑스러웠던 점은.. 역시 역사와 문화더군요.
고작 한 달 있었다고 뭘 그리 주제넘게 남의 나라를 평가하냐..하실 수도 있겠지만,
미국이란 나라의 역사가 너무도 짧아서인지,
국가정체성...이라고 할 만한 것이 아직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로리다 역사 박물관에 갔을 때, 예전에 자신들이 내쫓았던 인디언들의 문화까지 전시해 놓은 것에, 한편으로는 그 이중성에, 한편으로는 문화를 보존하려는 노력에 놀랐었고요.
그리고 전시된 물건들이 미국 대륙의 물건들만이 아니라, 미국으로 건너왔던 수많은,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가져왔던 문화가 다양하게 녹아있는 것들이더군요.
링링 미술관이라는 곳에서, 루벤스의 대작 앞에서, 제 키의 몇 배는 될 높이를 가진 그 그림들 앞에서 압도되기도 했었고요.
또 부끄럽기도 했었어요.
한 뮤지엄이라는 곳에 갔을 때, 의외로, 장승업의 그림 한 점이 전시되고 있더군요.
그런데 우리 나라 사람이라며, 반가워하며 말하는데,
천재적인 화가, 그리고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 술에 취한 채 그림을 그리곤 하던 사람...이외에는,
왜 이 사람의 그림이 가치롭다고 평가받고 있는지, 나는 또 왜 이 사람의 그림을 가치롭다고 평가하는지...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어요.
다만, 초등미술교육에 한해서만큼은, 우리 나라가 더 낫다..싶었더랩니다.
물론 지금도 문제점들을 많이 말하고 있지만요, 저보고 말하란다고 해도 많이 말할 수 있지만요..
실기 수업에 있어서만큼은 미국보다 낫더군요.
의외로, 플로리다 주립대학 부설 학교에서조차,
미술 수업은 따라 그리기밖에 안 되더군요. 완성작품을 게시하고, 심지어 그걸로도 안 된다 싶은 아동에겐 스케치한 것도 주고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대학원 수업을 들을 때에도, 단순한 캐리커쳐를 그릴 때에도 우리가 더 잘 그린다 싶었어요. 한국에서라면, 이 정도 그림은 그냥 보통 수준에 불과했을 텐데요.
탈라하시를 떠나고 3일간은 LA에 머물렀더랩니다.
길치, 그리고 거리감각 없는 하리의 소치로...
제 일행들은 모조리 비싼 비행기값 내 가며 탈라하시에서 아틀란타로, 다시 LA로 날아갔더랬지요.
LA는 생각 외로...
대도시이긴 했지만, 깔끔하다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다운타운은 특히나 그렇더군요. 고풍스럽지도 않고, 우리 나라의 80년대 도심지 같은 분위기..
LA에서는 디즈니랜드와 게티 센터라는 곳엘 갔다왔어요.
게티 센터도 장 폴 게티라는 사람이 세운 박물관인데,
거기 있는 미술품도..
인상파 거장들...모네, 마네, 그리고 신고전주의의 다비드,
이 사람들의 진품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워낙에 큰 규모라서 차근차근 다 보지 못해서, 또 시간을 놓쳐 보지 못한 것들도 많아 참 아쉽습니다만은..
미술품 이외에도, 해질녘의 풍경이 참 멋지더군요. 게티 센터 자체가 산타모니카 산 정상에 있어서 도심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것도, 그리고 조명을 받아 빛나던 게티 센터 건물들도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설이더군요.
집에 다녀오고.. 부모님께 거기서 있었던 일들을 말씀드리고 하다 보니..
다시 가고 싶어요. 흐으..
린월드 분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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