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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심통 부리기
작년일이었다.
회사로, 친구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회사에서 밤샘하며 기획서를 써댄지 일주일쯤 지난 것으로 가물가물 기억이 되는 정월 초하루였다.
허걱! 하며, 낮은 포복자세로 엎드려 전화를 받았다.
딴 때 같으면 새해 인사 전화를 할 놈이 안해서 핸폰으로 했더니 전화도 꺼놔서 회사번호 적어놓은걸로 했다시며,
정월 초하루에 대체 뭐하는거냐며 난리난리를 쳐대셨다. --;;;;
한참 질풍노도의 시기에 나를 거둬주신, 친어머니 못지 않으신 어머니이신데다,
나를 염려하시는 기색이 역력하여 뭐라 말은 못하고,
그야말로 납작 엎드린 자세로 벌벌 기어가며 새해인사를 드리고,
1년에 세 번(정월 초하루, 설, 추석) 전화하면 다하는거냐며 또 한 번 욕을 얻어먹었다.
끝에 하시는 말씀은... 아니나 다를까...
대체 그 나이 먹도록 시집 안가고 뭐하고 있느냐, 남자 없냐는 것이었다. -ㅜ
에이 어무니 별 말씀을 다 하신다, 남자가 없는데 나 혼자 우찌 가느냐,
남는 남자 있음 좀 소개시켜달라 등등등의 설레발을 치고있자니,
어머니의 말씀...
"니가 눈이 너무 높아서 그런다! 눈 낮춰!"
물론, 그 말씀엔 항의했다.
"어무니, 저, 눈 안높아요. 저, 눈, 발가락에 있어요 발가락에."
그러나 어머니는 단호하셨다.
"시끄럽다!"
뭐...그렇게 통화는 끝났다.
물론... 그날 내 귀는 사랑의 잔소리에 하루 종일 따갑고 얼얼했다.
20대 시절, 나의 이상형의 남자는 아주 아주 간단했다.
고교시절, 수업을 땡땡이치고 학교 뒷산에 친구와 함께 올라,
친구들 다 외치는 '야호'대신 '유리핀!!!!'을 외쳤던 나 아니던가?!!!
외모와 성격과 인품과 개성이 유리핀을 기본형으로 하여,
진하와 아사를 합해놓으면,
그게 나의 이상형이었다.
얼마나 간단한가?!
더 이상 말이 필요없지 않은가?!
그.러.나...
세상은 그리 녹녹하지 않아...
그런 나의 이상형에 대해, 친구의 탈을 쓴 나의 웬수떼기들은 마구 비웃어댔다.
그러는 너는, 외모와 성격과 인품과 개성이 에델과 설리와 아라를 합쳐놓았느냐고.
ㅠ.ㅠ
(다시금 강조하건데...그놈들은...친구 아니다... 웬수다.... -ㅜ)
그리하야 조금 더 내려간 나의 이상형은...
아주 많이 눈높이가 낮춰진...그리고 조금 구성이 복잡하지만 그만큼 구체적으로 변해갔다.
하리와 슈그를 꼭 빼닮은 카리스마를 갖추고,
야훌라이와 창룡의 우직함과 마음씀씀이를 지니고 있으며,
삭검같은 기백과 정정함과 독야청청하는 전사의 의지를 갖고 있으며,
더불어, 비요른 누벨의 섹시한 매력이 철철 넘치는 그런 남자!!!!
이게, 내가 어머니께 말씀드린, 내 발가락에 달린 눈높이에 찰만한 남자다.
그런데.... 나의 웬수떼기들은...
나의 그 낮춰진 눈높이에도 불구하고...
그냥 나를 외면하고 무시하고 쌩깠다. ㅠ.ㅠ
이게 그리도 높단 말인가...흑...ㅠ.ㅠ
어쩌자고 김혜린 샘은,
나의 남자 보는 눈을 이리도 높여놨단 말이가...ㅠ.ㅠ
흑흑흑..... ㅠ.ㅠ
암튼...애니웨이... ㅠ.ㅠ
그렇게, 난,
김혜린 선생님덕분에 첫번째 마음의 상처를 얻고 말았다.
아... 지금 생각해도 쓰라리다... ㅠ.ㅠ
******
두번째 심통 부리기
20대 시절, 난 만화가가 되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의대가려면 이과가야한다고 세뇌교육시켜놨더니 앞에선 네네 하다가 덜컥 문과에 지원하고,
기왕 문과간거 법대에 가라며 세뇌교육 시켜놨더니 앞에선 또 네네 대답만 잘하다가 덜컥 경영학과로 가겠다고 땡깡부렸던 청개구리 딸내미가,
이번에는, 갑자기, 잘해봐야 그림쟁이, 환쟁이, 못하면 덜떨어진 3류 예술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을 알아버린, 어머니를 포함한 우리 가족들은, 그야말로 모두 충격의 도가니 속에 빠져들고 말았다.
설마 설마 하는 마음으로, 아닐거다 아닐거다 그냥 얘가 취미 삼아 하는걸거다 라고 기대하며 물어봤건만, '네'라는...청개구리 딸내미의 한마디 대답을 듣는 순간,
우리 집안 가족 모두의 억장은 그만... 완전히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온 집안이 난리가 났다.
이미 들통이 나버린...몰래 몰래 사모은 만화책이며,
온갖 화방을 돌아다니며 사모은 붓과 펜과 잉크와 종이와 스크린톤은,
꺾여지고 부숴지고 찢겨지고 구겨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들통에 실려 싸그리 불질러졌다. 기름까지 넣어진채로 말이다. -ㅜ
성질이 그야말로 뭣 같은 내가 그 광경을 목전에서 가만 두고보고있을리 없었다.
그야말로 포악하고 불같은 성미가 발동했다.
결국, 그날 밤,
여전히 분을 못참고 씩씩거리는 나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고,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들은 모두 머리를 싸짊어진채 자리펴고 눕고 말았다.
언니들이야 하루만에 나앗지만, 드러누우신 어머니의 홧병은, 약 일주일간 지속되셨으니...
결국... 그 난리 법구통은, 나와 언니들과의 암묵에 의해,
집안에서는 절대로 그림그리는 척도 하지 않는 것으로 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고,
친구의 자취집, 하숙집을 메뚜기 뛰듯 이동하며 나의 만화가가 되기 위한 노력은 시작되었다.
물론, 내게는 목표가 있고 야망이 있었다.
바로, 김혜린 선생님같은 작가가 되겠다는 것!
그 분과 같은 만화를 그리겠다는 것!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야무진 꿈이고, 그때에는 참으로 터무니없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되고 싶은 것을... 닮고 싶은 것을... 똑같지는 않더라도 그 귀기를 조금이라도 같이 따라가고싶은 마음을 어쩌랴...
'목표는 높고 꿈은 원대할 수록 좋은 법!'이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알바하는 짬짬이, 최대한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어 우짜든둥 시간을 내어 친구 집을 메뚜기 뛰어가며, 그렇게 만화를 그렸다.
그렇게 험난한 만화그리기를 거듭한지 4년...
아주 잘 그린다는 얘기는 그닥 못들었어도, 나름대로의 세계관이 보인다, 성과가 보인다, 발전이 보인다는 말에 의기양양, 신이 나서 더 그려대던 그 때에,
갑자기 전공을 살리는 방향으로 급선회하여,
말이 좋아 기획에 마케팅이요, 속되게 얘기하면 장삿꾼쪽으로 돌아선 계기는,
딱 두가지다.
하나는, 바로, 청보법이었다.
도대체가 뭘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그 법의 최대 수혜자는, 청소년이 아닌, 청소년을 내세우면 뭐든지 다 OK일거라 외치는 극성보수파들이었고,
최대 피해자는, 마찬가지로 보고 또 보아도, 만화와 만화가들이었다.
열이 받았다.
시위에 참석하고, 전단을 나눠주고 다니는 것은 기본,
학생회를 설득하여 수업마다 들어가 청보법 폐지를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에 보낼 서명을 받아냈다.
그러나... 한달여간 뛰어다니며, 많은 이들의 동의와 지지와 서명을 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난 뼈저리게 체험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 만화라는 존재는, 너무나도 작고 미약하고 천대받는 존재라는 것을.
만화 서클의 한 선배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아 C바.
도대체, 이놈의 나라, 만화 그리기에 왜 이리 척박하냐.
안되겠다. 비자 받아라. 미국 가자.
가서, 슈퍼맨, 배트맨, 엑스맨...'맨'자 들어가는 만화나 그려야겠다..."
후유.... -ㅜ
두번째 이유는....
흑...ㅠ.ㅠ
바로 김혜린 선생님 때문이었다.
김혜린 선생님때문에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놈이...
김혜린 선생님때문에 만화를 포기하다니...
아이러니였고 모순이었다.
그렇지만, 정말이지...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북해의 별]을 따라잡으려면, 최소한 10년 걸리리라 생각했다.
[비천무]와 [테르미도르]도 10년... [불의 검]도 10년...
겹쳐진 10년이 아닌...각각 10년씩이다... -ㅜ
다시 말하자면...
내가... 내 스스로 '나 만화가다'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려면,
최소 40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때 내 나이 어언 20대 후반...
단순 계산으로 치면... 내가 60대 후반이 되면...
그때에서야 비로소... 나 만화가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았다. ㅠ.ㅠ
...도저히 감이 안나오고 답이 안나왔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새파란 산 하나가, 도저히 그 길이를 가늠할 수 없는 만리장성같은 벽이 눈앞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느낌...
갑자기 숨이 턱 턱 막혀왔다.
노력하면 되겠지...라던 단순 무식 과격한 자세는, 갑자기 꼬리를 감추고 사라졌다.
결국...
나는, 그렇게, 만화가의 길을 접었다.
서랍에 펜도 챙겨넣었고, 종이도 챙겨넣었다.
풀기가 사라질 스크린톤은 주위에 죄다 나눠줬다.
만화가에 대한 꿈은,
나중에, 돈 많이 벌게 되면, 그때에, 정식 출판이 아닌, 그냥 자비를 들여 동인지 형식으로 만들어 이웃과 친구에게 돌리자...라는... 소박함으로 바로 대치가 되었다.
그리고, 만화 재료를 사들이기 위해 뭉쳐놨던 쌈짓돈을 풀어,
마케팅 관련 사례집과 벤치마킹을 위한 영화 및 연예 관련 매니지먼트쪽 자료들을 사들였고, osmu의 사례들을 수집했다.
영화를 만드는 이가 감독만이 아니듯,
만화, 그 자체를 만드는 것은 만화가의 몫으로 남겨놓되,
만화 이외의 많은 것들, 그리고 그 가능성과 만화 자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넓고 풍요로운 토양을 만들어내자고, 그렇게 다짐하며 노력했다.
그렇게 다짐하고 노력하며 사업을 시작했다가...
몇 년 전, 한번, 실패를 하긴 했다.
여러가지 재앙도 많이 겹쳤다.
그 중, 가장 심각하게 닥쳤던 재앙은, 금전적인 것보다도 더더욱 심각한... 아주 아주 심각한 우울증이었다. --;;;
그래도...
그 당시에, 공무원들을 쫓아다니며 설명에 설명을 거듭하고, 그렇게 설명해도 개념자체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을 거의 가르치다시피했던,
그러나 그 모든 이가 '그게 가능하냐, 그렇게 해서 과연 돈 벌겠냐, 성공하겠냐, 난 없다고 본다'이라며 의문점을 제기하고 부정했던 BM들이 이제는 그 개념이 제대로 통용 되고 있고,
그 BM을 회사의 비전으로 삼는 회사들도 이미 나오는 것을 보면서...
사실... 왠지 모를 뿌듯한 감에 가슴설레기까지 했다. 흐 ^^;;;;
얘기가 잠시 샛길로 빠졌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그토록 그리던 만화가의 꿈을 버렸다는 것이다.
김혜린 선생님때문에. ㅠ.ㅠ
흑... 마음이 아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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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심통 부리기
김혜린 선생님 작품을 보게 되면 얻게되는 일종의 후유증이 있다.
주인공들은 물론... 그 주변에 나오는 마음 곧고 따뜻하고 착한 그 사람들을 판박이처럼 닮고 싶다는 마음과,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사실은 다 이 사람들 같으리라고 믿는 마음...
그 두가지다.
그러나...
세상 사람 모두 사실은 다 이러려니... 다 내 맘 같으려니... 하다가,
안 그런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시시때때로 확인하게 된다는 것은...
사실, 심한 마음의 상처가 되기도 한다.
[불의 검]에서 형압과 삭검과 청산녀만 봐도 그렇다.
현역인 산마로와 그의 자그맣고 착한 아내 아라는 일단 주역이니...이런 천사같은 사람,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사람 없을끼다... 하면서 침만 좀 흘리다 일단 열외로 빼놓는다쳐도...
예비역이 되도 한참은 되었을 형압과
민방위 졸업한지도 꽤 되었을 거 같은 삭검을 보면서,
밉다 밉다 하면서도 결국 아이 업어주고 돌봐주고 나중엔 온 몸으로 아라를 이해하는 청산녀를 보면서...
난 정말이지... 세상 사람 다 이럴꺼라 믿고 싶었다.
그러나...
어디가 아픈지 얼굴이 노래진 채 쭈그리듯 노약자석에 앉아서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끙끙거리는 어린 학생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소리소리 지르다, 그 학생을 기어코 일으켜세우고는 그 자리에 앉아서는 끝도없이 가는 내내 어린것들 요즘 젊은 것들 운운하며 궁시렁거리는 어느 노친네를 보면...
나 혼자 가난하게 살다 지쳐 죽기 아쉽다며 지하철에 불질러대는 어떤 미친놈을 보면...
철철이 카드 긁어가며 브랜드 명품 옷 사입고 신발 사신고, 그 브랜드 이름을 줄줄 외우는 것이 자기의 특별한 지식이라도 되는 양 으스대면서도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700서비스 한 번 눌러주는 것에 인색한 냥반들을 보면...
말 안듣는 아이를 벌준답시고 매를 때리다 때리다 못해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다 위협하는 어떤 맛탱이 간 인간들을 보면...
지가 할 땐 로맨스요 남이 할 땐 불륜이라, 나는 해도 되지만 남은 절대 용서못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 사람 가치관도 다르고 사는게 다 다르니까, 참 딱하다 저 걍팍한 마음 참 불쌍하다... 그리 여겨지기보다는...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울화가 치밀어오른다.
국가에서 변호사, 회계사, 공인중개사... 뭐 이런 것들만 공인시험을 주관하고 치르게 할 것이 아니라,
지하철 탈 수 있는 자격증...까진 아니더라도,
필기와 실습과 심리조사는 물론,
사회봉사 1000시간 쯤 통해서 얻게 되는 어른 자격증이라던가, 부모 자격증... 뭐 그런 거라도 만들어서 시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끈 불끈 치밀어오른다.
물론...
나도 알고 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어쩌면, 되먹지 못한... 상종하고 싶지 않은 인간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말이다.
그렇지만...그래도 말이다...
사람마다에게... 조금씩 달라질 지 모른다 할지라도 말이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사람 다운 마음...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것은 나이며, 죽을 때까지 나를 위해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만큼,
다른 사람 역시도 스스로를 그렇게 귀이 여긴다는 것...
그런 것들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은...알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
어이없는 소식들... 어이없는 사람들을 접하다보면...
당연하리라, 상식이리라 믿었던 마음이 배신당한 것만 같은...
그런 아픔도... 많이...아니, 사실은 아주 많이 느껴진다.
그래서 또한 아주 많이 아프다...
그 아픔을 나는 주로 이렇게 투덜거린다.
김혜린 샘때문에 인간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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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말이다...
나는, 김혜린 선생님때문에, 그 작품들 때문에,
심통부릴 것보다 반성하고 감사해야 할 것들이 더 많고,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더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마음 아픈 것보다, 마음 속에 누군가가 따뜻한 진기를 쭈우욱 넣어주는 것 같은...
행복한 느낌을, 따뜻한 기억을 더 많이 갖고 있다.
몇 해전, 크게 신세를 진 스님 한 분이, 나중에 다시 찾아뵙고 민폐끼친거 신세끼친거, 꼭 갚겠노라 다짐하는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난 네 신세, 안받아도 산다.
굳이 갚고 싶거든, 너보다 못한 사람들, 더 힘든 사람들 도와주고 힘되줘라
세상에 빚진듯이 살아가라"
무슨 화두같은 그 말씀을...
난 당시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고 지나면서...
아주 최근에 와서야, 그 말씀을 조금씩 조금씩 이해하는 거 같다.
김혜린 선생님과 그 작품들이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이 아플 때 함께 손 잡아주고 울어줄 수 있는 방법을,
내 형편이, 내 상황이 조금 힘들어도 더 힘든 사람 앞에서 한 번 씨익 웃고 농담따먹기하며 위로하고 분위기 띄워줄 수 있는 여유를,
싫다고, 모두 다 싫다고 울며불며 떨쳐버리고 도망가버리고 싶은 심정 꾹꾹 삼키고, 더 크게 웃고 더 노력해야만하는 도리를,
그 스님의 화두같은 말씀에 담긴 뜻을...
내가, 과연, 어느 누구에게서 배울 수 있었을까?
가끔, 되먹지 못한, 보기만 해도 짜증나고 역겨운 인간들-가장 최근에 만난... 빠르면 1개월, 늦어도 2개월 안에 처리해야 할 일을 4개월 넘게 유기시켜놨다가, 아무런 진행도 없이 다른 곳에 홀라당 넘겨버린!!! 그 확실하고 명백한 자기 잘못을 우리 직원들이 그렇게 했다며 덮어씌우는!!!! 그래놓고 나서도 자기는 잘못한게 하나없다,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뻑뻑 우기던!!! 결국...기어코... 나를 노동사무소내에서 작두타게 만들고, 좋다 끝까지 가보자 니가 죽나 내가 죽나 함 보자 하며 덤비게끔 만들고, 노동부에 손해배상청구소송내려고 준비하게끔 만든!!!... 모 노동사무소에 있는 모 감독관!!!!-을 보면,
죄다 운동장에 불러모아 이단옆차기를 날려버리고 싶은 생각이 치솟는다.
사실은... 아주 컨디션이 안좋을 때면... 피도 때때로 거꾸로 솟는다. --;;;;
그래도...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얼마가 모였다고 방송 나올 때마다, 그 뒤에서 전화기 버튼을 눌러댔을, 혹은, 빨간 모금함에 서슴지않고 돈을 냈을 얼굴 모를 착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사탕을 입에 물고 있는 자기를, 그냥, 달리 시선 둘 곳이 없어 그냥 보고있는 나에게 서슴없이 주머니의 사탕을 내미는 어떤 꼬맹이를 보면...
그래도... 그래도 말이다...
세상은 정말이지... 살만한 곳이라고... 그런 생각이 든다...
나의 이 터무니없는 낙관주의에 사소한 일에 행복찾기주의도...
아마...
작가 김혜린 표 전염병이 맞는거같다...
흐흐흐흐흐 ^^
p.s.
뭐...이상형 나온김에...
최근 저의 이상형을 좀 더 적어볼까 합니다. 우훗 (__*)
일본 드라마 <롱 베케이션>에 나온 기무라 다쿠야의 성격과 외모를 쏙 빼닮고,
임재범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에드 헤리스와 슈그 백작과 잉카릿타를 합쳐놓은 카리스마와,
무스타 하리와 숀 코너리를 찜쪄먹을 거 같은 여유와 웃음,
그리고, 유리핀 & 진하 & 산마로의 성품이나 성격이나 외모 등등 각각 뭐든지 하나라도 닮아서...
이 모든 조건을 완비 & 구비한 사람!!!!!!
오오오오옷!!!!!!!!!
어디 없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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