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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그렇게 ‘중요한 글’은 아닌데, 그냥 써 보고 싶어서 씁니다(제가 느낀 것을 쓰니까, ‘감상문’이기도 해서 이 게시판에 올려요).
제가『광야』단행본을 읽을 때, 김재우(이하 재우)가 자기 동생 재순이를 강간한 놈(제 기억이 맞다면, ‘철구’라는 조선 사람입니다)을 감싸고 재우를 도와주는 집안(재우 동무의 집안이자, 재우가 머슴으로 일하는 집안)을 ‘“불령선인(‘不逞鮮人. 말[逞] 안[不] 듣는 조선 놈[鮮人]’이라는 뜻.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윗사람[일본정부와 조선총독부와 일본인들]을 순순히 따르지 않고, 말을 잘 안 들으며, 걸핏하면 불평하고, 불만을 터뜨리고, 거칠고, 폭력적이고, 불량한 못된 조선 놈’이라는 뜻입니다)”들의 집안’이라고 부르며 폭력을 휘두르던 ‘니시무라’(한자로는 ‘서촌[西村]’. “서쪽[니시] 마을[무라]”이라는 뜻입니다)라는 자와 싸우다가 그를 죽입니다. 그래서 재우는 중국으로 달아나죠.
저는 단행본을 사서 읽을 때에는 니시무라가 그냥 어디서나 튀어나올 수 있는 악역, 그러니까 ‘지나가는 악당 1’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보고』를 사서 읽기 시작하니까 그 자의 남동생과 부하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들이 엽두령과 마담에게 “야쿠자”로 불린다는 것도 알았죠. 그 때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그럼 이 악역은 야쿠자랑 관계가 있었어? 그건 미처 몰랐는데!’라고 생각했어요. 만약『보고』를 읽지 못했다면 저는 그 사실을 영영 몰랐을 겁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설정이고 전개라서 흥미로웠어요. 앞으로「광야」가 어디까지 제 예상을 깰지 기대하겠습니다. 김혜린 선생님,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광야」를 그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얼마 전『보고』6호(최신호)를 서점에서 사서 읽은 돌베개
* 덧붙이는 글(추신) :
『보고』6호를 보니, 황이강(꽃네)의 외조카인 ‘규현’ 군이 자신의 외삼촌인 황이강(이하 ‘이강’)을 ‘남들과 어울리는 걸 힘들어했지만, 적어도 자신(규현)을 많이 좋아한 사람’/‘자신과 잘 놀아준 사람’으로 기억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저는 이강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조카(우리 형의 딸이에요)가 생긴 뒤부터는 조카와 놀아주고, 조카를 위해 일하는 것이 기쁘거든요. 조카도 저를 좋아하고요. 아마 6년 전 - 아니 7년 전 - (우리 조카가 태어나기 전)이었다면 이 장면을 ‘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으로는 이해하지 못했겠죠(웃음). 만화가 나이를 먹는 만큼, 저도 나이를 먹고 삶과 사람에 대해서 더 많이 이해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혜린 선생님의 만화를 놓을 수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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