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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날나리긴 해도 크리스천으로 살아온지가 거의 26년 쯤 되었다. 하고 많은 기도를 바쳤을 것인데 내가 생각해도 이루어진 것이 별로 없는 듯 하다. 어쩌면 사람이 좋은 것은 금방 잊어먹는 탓일지도 모를 일이다.
본의아닌 백수생활이 장장 물경 10년이 넘으면서 병원에 들락날락 하고 참 많은 일이 있었지.... 가장 두려운 것은? 가슴에 열정이 식어간다는 것.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틀동안 '불의 검'을 정독(?)했다. 선생님의 작품은 반드시 복습이 필요하다.^^ 내 멋대로의 생각일지는 몰라도, 선생님의 작품속 주인공들처럼 그렇게 느려도 황소걸음으로 세상을 걷는 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어쩌면 선생님도 그 마음속 바램을 작품으로 옮겨 표현하신 것은 아닐까?
몇 년 전, 텔레비전 광고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카피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생활에서는 그것이 그닥 녹록한 일이 아님을 금새 깨닫게 된다. 하다 못해(?_) 수녀원에서조차도 나이제한이 있다. 절집에서도 그럴랑가?
효율, 자율성. 능동성... 뭐 이런 말들에 진저리를 친다. 그래서 요즘은 그야말로 아주 단순하게 지내고 있다. 가급적 사람도 안 만나고, 별로 일도 안하고(아파트로 이사온 후 일이 많이 줄었다.) 기도하고, 하루에 한 번씩 동네 피시방에 들르는 것이 전부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타는듯한 소망을 담아 종이학을 접는다. 천 마리를 넘어서고, 이천마리를 넘어 삼천 마리를 접게 될 것 같다. 얼마나한 기쁨과 희망이 오려고 이렇게도 입술 마르는 기다림이 긴 것일까?
김혜린 선생님의 작품은 현악기 중에 첼로를 가장 많이 닮은 것 같다. 묵직하되 가라앉지 않고, 제 음을 내되 균형을 잡을 줄 아는...
곧 봄이 올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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