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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오래 소식 남기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동안 제 사정이라는게... 좀 그래서요.
결혼하고 시댁근처에서 계속 살다가 드디어 지난 8월 15일날 친정 근처로 이사를 왔어요. (정말 해방이 따로 없는 날이었습니다.)
지금 둘째를 가졌는데... (정확히는 세째지만) 오늘이 출산 예정일이었어요.
그런데 첫째를 너무 수월하게(?) 낳아서 별 고민도 없이 둘째도 잘 낳으려니 하고 있었는데, 생각외로 잘 안되네요.
첫째는 토요일날 아침에 이슬이 비치고,
그날 저녁7시부터 한시간 간격으로 진통이 시작되어
새벽 4시 30분에 병원으로 출발, 5시에 입원, 아침 10시 35분에 출산.
초산인데도 참 남들에 비하면 쉽게 낳았죠.
(남편 친구부인은 20시간을 진통만 하다가 보다 못해 수술했는데.)
그래서 다들 첫째보다 둘째가 더 낳기 쉽다길래 룰루랄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상황이 틀리네요.
이사하고부터 가영이가 변비가 점점 심해져서 약을 먹어도 소용없고 5~7일마다 관장을 하지 않으면 볼일 못볼 정도여서 계속 병원을 다니는데도 소용이 없었어요.
밥도 잘 안먹으려고 하고.
게다가 이사하고 어린이 집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거기서 감기를 옮아서 약간 콧물이 있었어요. 집에 오면 괜찮은데 어린이집에만 가면 콧물을 줄줄 흘린대요.
그래서 뜨거운 물에 좌욕을 매일 시켰죠.
전에는 집에 욕조가 있어서 사흘에 한번은 꼭 같이 목욕을 했었는데 지금집은 욕조가 없어요. 그래서 그랬는지 이젠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바로 나옵니다.
그래서 겨우 한 시름 놓았더니, 갑자기 밤에 끙끙대고 앓으면서 열이 확~! 올라서 이불에 싸서 응급실로 달려갔어요.
그리고 어린이집을 그 후로 거의 2주간 못 나갔습니다. 목욕도 머리도 못감고.
아픈애를 하루종일 집에서 보자니 너무 힘들었어요.
가영이가 시어머니보다 더 까탈스러워서 제가 누워있는 꼴을 못보거든요.
게다가 몸이 안 좋아서 밥도 거의 굶다시피 하고, 이유없이 짜증은 3시간이고 4시간이고 짜증대로 부리고... 의사는 애가 몸무게가 13kg이 넘어야 정상인데 겨우 11kg라고 저를 의심하고... 살이 빠지니 옷이 헐렁해져서 바지가 흘러내리고, 친정부모님이 가끔 봐주시긴 하는데 엄마도 몸이 안좋으셔서 맡겨 놓아도 미안하고... 남편은 바빠서 매일 늦게 오고, 제대로 도와주는 것도 없으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나 하고...
몸은 몸대로 힘들고 너무 힘들어서 어느날 저녁에는 대성통곡을 하며 울었어요.
그랬더니 4시간째 짜증부리던 가영이가 오히려 절 달래주었답니다. -.-;;;;;;;;;;;
그렇게 한달 넘게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서 일까, 갑자기 예정일이 1주일 남았는데 진통이 왔어요. 이슬도 없었는데...
그것도 불규칙적으로 저녁에 있었다가 새벽에 왔다가 아침에 왔다가... 다음날 밤에 또 왔다가...
그러다가 지난 일요일 밤 12시부터 진통이 자꾸 심해져서 남편 깨워서 친정에 애를 맡기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가자마자 피뽑고, 소변검사, 초음파검사, 기타등등... 곧 낳을 준비 하는것 같더니 가진통이었다면서 점심때 퇴원... -.-;;;;;;;;;;;;;;;;;;;;;;;;;;;;;
그 후로 일주일간 시도때도 없이 계속되는 가진통과 관절통에...
이젠 이슬이 3번이나 비쳤는데도 애가 아예 나올 생각도 않네요.
뭐, 의사선생님은 예정일을 10일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지만...
근데... 그렇게 되면 난 가진통을 보름이나 계속 겪어야 한다는 얘긴가...!!
가영이가 이젠 감기가 다 낳아서 다음주 월요일부터 다시 어린이 집을 보내게 되어 다행이지만... 또 다시 감기 걸릴까봐 걱정도 되고...
친정엄마가 갑자기 다리가 안 좋아지셔서 가게일도 하셔야 하는데 걷는 것도 불편하신데 가영이까지 돌보게 해드려서 정말 면목도 안서고...
파출부를 부르려고 했는데 지난번에 유산한 뒤로 왕년에 계단에서 굴러도 금하나 가지 않았던 용가리 통뼈에서 맹구뼈다귀로 변하는 바람에 이번엔 몸조리 잘해서 다시 용가리 통뼈로 컴백하려고 조리원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어서... 바늘방석이 따로 없습니다.
둘째는 첫애랑 다르게 첨에 가지고부터 여러가지로 계속 되는 우울증과 스트레스... 기타등등 때문에 무척 걱정을 많이 했어요.
태교도 첫째에 비하면 완전 꽝! 이었고...
그랬는데 낳으려는 순간까지 또 이렇게 신경쓰이고... 걱정이예요.
사촌 시누가 그러는데 남자애는 여자애랑 골격이 틀려서 낳기가 더 힘들다네요.
둘째는 더 쉽다고 그래서 맘 놓고 있었더니만... 웬 복병... -.-;;;;;;;;;;;;;;;;;;;
그리고 진통시간만 단축될 뿐, 아픈건 똑같다고... 오, 마이 갓!
첫애 낳으면서 마지막 30분이 너무너무 죽어라고 아파서
'이 고생을 또하다니, 둘째는 절대로 수술해버릴거얏!' 했었는데...
이젠 지쳐서 자신이 없어져요...
만약 유도 분만하게되면 어쩌나... 유도 분만하면 안좋다는데... 아프기도 많이 아프고.
전 안좋은 일이 생기면 연속으로 터지면서 그게 트리플 악셀(+가산점 추가) 로 발전하는 스타일의 운이 있어서...
이번엔 또 뭐가 잘못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낳고 나서도 큰애 때문에 친정엄마때문에 걱정거리는 끊이질 않네요...
그나마 펀드는 안해서 다행이라고 위안이라도 할까... ㅠ_ㅠ ㅠ_ㅠ ㅠ_ㅠ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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