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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남은 둘째 여동생의 결혼으로 집안이 조금 어수선하다. 예단이 오고 가고, 살림살이를 사고 부치고, 신혼여행지를 고르고... 나는 10년도 더 지난 첫째 여동생의 결혼때처럼, 드레스 입은 동생의 결혼식을 볼 수 없고, 금전형편도 그 때와 다르지 않아 달랑(?)10만원주면서 믹서기나 하나 사라고, 너무도 미안해 어색한 웃음섞인 소리로 전화를 했다.
가을빛이 화창한것마저 때아닌 비피해를 입는 중부지방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이래저래 이 가을 오늘까지 '베르사이유의 장미'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속담에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어제는 교보문고에 베르사이유의 장미 뒷얘기(?)를 담은 도서를 주문하고 오늘은 영풍문고에 가서 2001년 대원판을 4권 샀다. 그나마 마일리지 쓰고 해서 저렴한 가격인 것이 다행이다.
나는 '번역'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라, 90년대 초판 애장본(그것도 2권만 있다. 앞부분은 재미없어서리...ㅋㅋㅋ.)과 이것을 비교해 볼 작정인데, 후자는 문고판 크기에 권당 3000원으로 저렴하긴 하지만 종이질은 역시 별로다.
영풍문고가는 길에 까무잡잡하게 생긴 예쁜아가씨 두 사람이 서툰 우리말로" 네팔에는 학교가 없어요. 싸인하고 마음대로 주세요.'라고 한다. 내 친구가 오랜 세월 난치병으로 투병하고 있는데, 기이한 인연으로 네팔청년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지금 그는 몇 년 동안의 우리나라 근로자 생활을 마치고 네팔로 돌아갔는데, 재출국하기가 너무도 어려워 발만 구르고 있단다. 문득 '네팔'이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사인을 하고 만원 짜리 한 장을 건넸다.(갑자기 뒤통수 뒤로 '이노무 가시나야! 니가 지금 자선사업하는기가, 어이?!!백수주제에...하는 우리 엄마의 큰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대체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것일까? 가을이 되어서 내 마음이 허허로운 것일까? 어쩌다가 내 사춘기 시절을 휘감았던 만화작품에 더 뜨거운 집착을 하고 있는건가? 세월을 역류시키고 싶은것인가? 모르겠다.
"꿈을 안고 왔단다. 내가 왔단다.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모두 비켜라...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송대관씨의 '해뜰날'을 소리쳐 부르고 있다. 나는 이렇게 산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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