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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에 친정에 갔었는데... 드디어 찾고자 하던 책을 찾았답니다.
제가 어릴때 엄청나게 좋아해서 몇번씩이나 읽고 또 읽었던 동화책이 있었거든요...
어릴때 달동네 살았었는데, 외판원이 와서 어린이 동화책전집을 팔러 왔지요.
언니가 초등학생이었고 전 아마 7살이나 8살때쯤이라고 생각합니다...
<계몽사의 '세계명작동화선집' 15권 (올컬러)> (안데르센과 그림형제 모음집)
당시로는 엄청 비싼 25만원!
집에 동화책 하나 변변히 없었던 지라, 언니가 막 졸라서 엄마가 정말 큰 맘 먹고 할부로 사셨더랬어요.
근데... 막상 전집으로 떡하니 사놓고 보니, 언니도 저두 손이 안 가더라구요. -.-;;;;;;;;;;;;;;;;;;;;;;;;;;;;;;;
그래서 몇년쯤 그냥 책꽂이 꽂힌 채 묵혔습니다.
그런데 제가 4학년쯤 되어서... 책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집에 있던 그 동화책을 무심코 보게 되었는데...
아아~~ 내가 왜 이렇게 좋은 책을 몰랐던가!!
하고 땅을 치며 후회하면서 정말 열심히 읽고 읽고 또 읽고 했습니다.
표지디자인도 멋지고, 각 권마다 그림체도 다른데 지금봐도 아주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 동화책이 좀 나이가 있는 애들이 보는 책이었어요. 글자도 작고 요즘 동화책은 그림위주지만 이 책은 글씨반, 그림반이라 어린아이들이 친숙해지기엔 좀 느리다는거...)
하여간 그 동화책은 그때부터 제 보물1호가 되었지요. (중딩때 언니가 빌려온 만화책에서 오스칼님을 보기 전까지)
그래서 정말 애지중지하며 아꼈지요.
고딩이 되었을때 이사가면서 엄마랑 언니가 이제 필요없는 책은 버리라고 그 동화책을 버리라고 할때도 전 절대로 안된다고, 이렇게 좋은 동화책은 없다고, 나중에 내가 아기낳으면 걔한테 보여줄거라고 난리를 치며 막았습니다.
어린시절의 추억의 보물이었기 때문에 이사온 집의 제 방에 그 동화책을 꽂아놓고 싶었지만... 도대체 니 나이가 몇이냐고 하는 언니와 엄마의 반대로 감귤상자에 넣은 채, 옥상 물탱크실에 다른 집의 잡동사니와 함께 잠들고 말았습니다.
결혼하고 임신하고나서 그 책을 갖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그 넓은 창고안에 그 많은 잡동사니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속에서 찾을 엄두가 안나더군요.
하지만 ... 드디어 지난주 일요일!
아빠의 도움으로 마지막 상자에서 드디어 그 책을 발견했습니다.
상태는 매우 양호. (줄기차게 읽어댔던 14권의 겉집만 좀 파손)
집에 가져와서 물걸레로 겉집과 책을 깨끗이 닦아서 지금 작은방의 책장에 꽂아놓고 흐뭇해 하고 있습니다. 찢어진 14권의 겉집은 테이프로 다시 보강했구요.
26년 이나 지났는데도 세상에 상태가 너무 좋은거 있죠~ ^^
원래 책이 튼튼하게 나왔고, 제가 어릴때 애지중지하며 조심조심 다뤘기도 했지만, 옥상 물탱크실 창고에 있어서 그랬는지 겉표지 윗면이 약간 울었을 뿐, B++ 입니다.
다시 한권 한권 펼쳐보니, 요즘 책에 비해 별루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특히 그림이 너무 예쁩니다. 각 권마다, 어쩔때는 이야기마다 그림이 조금씩 틀린데, 특히 수채화 그림은 참 아름다워요. 지금봐도 정말 좋아요.
(우리나라제품치고 꽤 잘만든 책이라 외국에서 직수입번역했을지도...)
지금 1권 인어공주를 보고 있는데... 역시 좋아요 ♡♡♡
이책을 읽으며 어릴적에 상상의 나래를 막 펼쳤던 생각이 나네요.
(그래서 제가 이나이가 되어서도 패러디같은 걸 쓰고 있는지도... ^^;;;;;;)
그래서...
우리 가영이가 크면 제가 무릎에 앉혀놓고 이걸 읽어줄겁니다.
그러려면 몇년 더 기다려야 겠지만 26년도 기다렸는데 조금더를 더 못기다릴까.
(책 뒷면을 보니 1980년에 출간되었네요.)
드이어... 제 꿈이 이루어질 수있을 것 같아요~~~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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