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다른 카페에 올렸던 글을 올립니다 : 돌베개)
*마흐무드 다르위시 :
팔레스타인 아랍인이자 시인.
서기 1941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났고, 서기 2008년 미국 텍사스 주(州 )에서 세상을 떠났다. 서기 1962년 팔레스타인의 일부분인 ‘가자’ 지구를 다룬 시를 읊었고, 이 시가 “혁명을 자극한다.”는 의심을 사 시온주의자(시오니스트. 세속적인 유태인 민족주의자들을 일컫는 말)들에게 여러 번 구속되었다.
그는 서기 1970년 학업을 목적으로 모스크바로 떠났고, 서기 1972년부터는 레바논의 수도인 베이루트에 정착하였다. 그는 서기 1988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독립선언문인 ‘알제리 선언문(알제리에서 발표했다고 해서 이렇게 부름)’을 만들기도 하였다.
서기 1982년 베이루트에서 쫓겨난 뒤 헬라스(영어 이름 ‘그리스’), 키프로스, 튀니지를 전전하다가 서기 1986년 파리로 가서 서기 1995년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서기 1996년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요르단 강 서안 ‘라말라’로 갔으나, 그는 그곳에서도 수시로 경찰의 급습을 받아야 했고, 그의 원고들은 파괴당하기 일쑤여서 라말라와 요르단의 수도 ‘암만’을 오가면서 살아야 했다. 그는 심장병을 고치려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치료를 받던 도중 병이 도져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여덟 살 때 학교에서 열린 ‘이스라엘 건국 2주년 축하 행사’에서
“너(유태인 소년 - 옮긴이)는 양지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가 있고…
너에겐 장난감이 있지만 나(마흐무드 다르위시 본인 - 옮긴이)에겐 장난감도 없고…
너는 집이 있지만 나에겐 집도 없고…
너에겐 축하할 일이 있지만 나에겐 축하할 일도 없고…
왜 우리는 함께 놀 수가 없는가?”
라는 시를 읊었다. 이튿날, 그 행사에 참석했던 유태인 군정관(軍政官 : 군사 업무를 맡은 공무원)은 그를 불러 “그 따위 시를 계속 쓰면 네 아버지가 채석장에서 쫓겨날 줄 알아!”라고 윽박질렀고, 어린 마흐무드는 울면서 방을 나왔다고 한다. 그는 죽을 때까지 현실에 맞서 싸우는 것을 잊지 않았고, 이것은 그의 시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시온주의자들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해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은 사람은 ‘조 사코’ 화백이 만들고 ‘함규진’ 선생이 우리말로 옮겼으며 ‘글논그림밭’에서 펴낸 만화인『팔레스타인』을 읽어보시라. 서기 1990년대 초반의 팔레스타인 현실을 고발한 책이고 서기 2002년에 나온 책이라 구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도서관이나 대형 서점에는 남아있을 것이다. 읽기 전에 두통약은 꼭 갖추고 읽기 바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머릿속에 증오를 채워 넣은 사람’이라고 부르는 건 잘못이다. 왜냐하면 그는 생전에 “나는 적을 걱정하는 마지막 시인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그의 시가 단순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현실을 고발하는 데에서 벗어나, 인류 공통의 문제 - 예를 들면 침략자나 강자에 대한 저항,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행동 - 를 다루는 시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의 시(詩)가 풍기는 향기를 맡고 싶은 분은『팔레스타인에서 온 연인』(마흐무드 다르위시 지음, 송경숙 옮김, ‘도서출판 아시아’ 펴냄, 서기 2007년)을 구해서 읽어보시라. 후회하지 않으실 것이다.
*다르위시 시인의 시(詩) : 나는 이 길을 가겠소
나는 끝까지 먼 이 길을, 먼 이 길을, 가겠소
나는 심장이 멈출 때까지 먼 먼 먼 이 길을 가겠소 …
먼지와 나로부터 죽는 것 말고는 내가 잃을 것은 없을 거요,
그리고 늘어선 야자나무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 줄 거요. 나는 늘어선 야자나무들을
통과할 거요. 상처는 자신의 시인이 없어도
보이지 않는 걸 위해 석류 하나를 그리지 않겠소? 말 울음소리
그 지붕 위에 그대들을 위해 나는 서른 개의 환유(換喩. 어떤 낱말 대신에 그것을 떠올리는 다른 낱말을 쓰는 비유 - 옮긴이)의 창을 내겠소, 그대들이 또 하나의 여정에 들어가기 위해 하나의 여정으로부터 나올 수 있도록.
땅이 우리를 괴롭히든 말든. 나는 마지막 활까지 이 먼 길을 가겠소.
그러니 우리의 발걸음을 화살처럼 조여야지요. 조금 전부터
우리가 여기 있었고 조금 후면 우리가 처음 화살에 이르게 된단 말이오?
바람이 우리를 돌리고 또 돌립니다. 그러니 바람이 뭔 말을 하겠소?
나는 말하겠소 : 나는 이 먼 길을 나의 끝까지…길의 끝까지 가겠소.
- '마흐무드 다르위쉬' 시인의 시집인『팔레스타인에서 온 연인』(송경숙 옮김, '도서출판 아시아' 펴냄, 서기 2007년)에 실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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