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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할 일이 많고 피곤하군요....
모친께서 1주일 전에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셔서 입원.
그리하여 미혼으로 집에 남아 있는 유일한 자식으로서 집안일을 도맡게 되었읍니다.
시간이 나는 게 저녁부터 새벽까지인 관계로 그 안에 청소, 빨래, 밥 등을 하자니 뭐 잘 시간도 부족... ;ㅁ;
남자지만 요리가 취미이긴 합니다, 허나 취미가 괜히 취미입니까? 주업이 아니니 취미지...
기껏해야 안주나 간식 거리나 만들던 인간이 뭔 반찬 만드는 스킬이 별 게 있을 리 없고, 무엇보다 여름이라 가스불 켜기가 싫으니 냉국이랑 반찬 한 가지 정도만 만드는데도 주방에 서서 2시간은 훌떡... 다리 아퍼요.... lllOTL
어머니.... 수십 년을 매일 같이 이런 수련(?)을 하신 것이옵니까....... 진심 존경! ;ㅁ;
(역시 주부들 다리가 괜히 굵은 게 아닌...쿨럭..;)
그리고 요리를 취미로 하면서 느낀 거지만 정말 요리는 먹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보람이 있는 건데, 매일같이 밥을 해 바쳐야 하는 주부는 오죽할까요... 그래 밖에서 밥을 먹고 왔어도 모친께서 뭔가 해놓으신 걸 보면 억지로라도 하나 더 집어먹어보고 하는데, 우리 부친이란 양반이 참으로 주부에게 있어선 주적과도 같은 분이라 할만한 편식왕이십니다...
오로지 한식, 그것도 '고기! 고기! 고기!! 채소 따위 김치면 충분하다!! 상추가 웬말이냐!!' 가 모토인 듯한 분에다가 입도 정말 짧으셔서... 뭔가 요리를 해다 바쳐도 고기류 외엔 일절 손도 잘 안대시려 하는데, 그렇다고 좋아하는 고기 및 어패류를 대령한다 해서 맛있게 드시느냐 하면? 드시는둥 마는둥.... 정말 요리한 보람을 못 느낄 정도가 아니라 밥 해다 바치기 짜증이 날 정도 깨작대십니다........(제가 요리가 취미라하는 만큼 맛을 못 내는 건 아닙니다. 주위 사람이나 모친께서도 인정...)
괜히 여인네(특히 장모)들이 밥 잘 먹는 남자가 이뻐보인다는 게 아님을 부친을 보면서 와방 느꼈지요...
아 정말 불효자식 대사가 되겠지만 너무 짜증이 나서 밥 해드리가 싫어요... lllOTL
어머니... 이런 양반을 평생 밥을 해드리고 계셨군요... 거듭 존경스럽습니다...;ㅁ;
저도 몇 가지 안 먹는 거야 있지만, 정말 우리 부친에 비하면 못 먹는 게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다들 모친(or 아내)가 해주는 건 혹여 맛이 없더라도 열심히 먹어줍시다.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효도!!
하여간에 평소에도 가사일은 돕는 편이었지만, 되어 있는 밥과 반찬 식탁에 차리기만 하거나, 가끔씩 청소기 돌리고 세탁기 좀 돌려봤던 거랑, 가사를 전담해서 하는 건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네요.
요즘은 다리가 아퍼서 강아지(라 쓰고 송아지라 읽는 40kg짜리 세인트버나드...) 산책 시키기도 버거움 ㅜㅜ
(아내에게 "집에서 하는 일이 뭐 있다고!" 드립치는 인간들... 네가 해봐. 밖에서 돈 버는 게 낫다는 걸 알게다 ㅡ_ㅡ+)
아... 여기서 애까지 있다면 어떨지 상상하니 완전 레알 돋네요 ㅡ_-;
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애 낳으라고 해대는 공익광고 보면 막 제가 화가 납니다!!!!
"아이보단 생활의 안정이 먼저라고 생각했읍니다. 이젠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생활은 안정됐음?? 엉??)
"사교육비가 힘들어 동생 없는 외로움을 더해주었읍니다. 동생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헐... 그래서 사교육비는 줄었음? 선물하고 나서 감당은? 로또라도 당첨됐음?)
아놔 진짜 어이가 없어서... 뭐 하나 정책적으로 출산 및 육아지원도 해주는 거 없으면서 저딴 광고하면 참 애 낳고 싶겠다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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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얘기가 여기까지 흘러온 거지... 쿨럭...;
뭐 건 그렇고 새벽에 집 옆에 있는 텃밭에 가서, 각종 채소와 과일들을 따와 반찬 하고 간식 거리 삼고 있는데, 이런 생활 제 성격엔 참 맞는 거 같습니다^^ 제 삶의 이상향은 전원에서 한옥집 짓고 텃밭 일구며 조용히 사는 거거든요...
요즘은 오이랑 고추 따와서 냉국 만들고, 가지로 전 부쳐 먹는 게 아주 짱이네요. 특히 가지는 나물로 할 경우 식감이 흐물 거려서 매우 안좋아 하는데, 가지전은 쫄~깃한 게 너무 맛나요 >_<b
하아... 밤에 게임할 시간도 거의 없고... 잠시 후면 또 쌀 담궈놓은 거 건져서 밥 지어야겠군요... 보리차도 끓여야하고.... 아 국은 또 뭐 하지.... ㅡ_-;
흑흑 잠이 부족해요..... 피부가 점점 막장이야...;ㅁ;
뭐 어쨌거나 주부는 힘드네요.... 어머니 쾌차하세요... 전보다 더 열심히 도와드릴게요... ;ㅁ;
(면전에선 못하는 돋는 대사 작렬...아놔 술도 안 먹었는데...)
결론은? 주부 여러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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