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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사는 만화가 아저씨(박재동)

요새는 맨날 들락거려 친숙한 분들이 많이 생겼는데 그냥 보기만 하면 함께 친숙해지기가 힘들 것 같아 글 남깁니다.
파라반님 홈피에 자주 들러서 종종 글을 남기는데 파라바님 홈피에 올린 글입니다.
혼자 보기 아까운(?) 모습이라 린월드에도 올려 봅니다.
이 글쓰고 나서 혹시 혜린님도 평상시에 몸빼바지에 슬리퍼끌고 연필로 머리 틀어 올리고 동네를 돌아다니시지 않은지....상상도를 그려봤습니다.

꼭 이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었는데.
카오스가 사는 동네는 노량진입니다.
우리 동네에는 만화가 박재동 아저씨가 삽니다.
물론 말을 거내 본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가끔 보게 되는데, 그 모양새가 신문지상이나 매스컴에서 만났던 이미지와는 무척 달라서 참 흥미롭답니다.
아침에 보는 박재동 아저씨의 모습을 묘사하자면
아마도 우리 동네 조그만 아이리스 백화점에 있는 수영장엘 다녀 오는 것 같습니다.
한 손엔 조그만 가방을 들고 흰머리가 숭숭숭 나있는 단발머리에, 치렁치렁 걸친 옷에 슬리퍼를 끌면서 정처없는 듯한 걸음걸이는
'만화 내 사랑'이라는 책자와 '정치야 맛 좀 볼텨'라는 책을 내고 한겨레 신문에 시사만화만평을 하던 이미지하고는 절대로 매치가 되지 않는 모습이랍니다. 정말 동네 아저씨라니까요.
그런데 별로 실망스럽거나 그렇지는 않구요, 그런 일상의 모습을 훔쳐보는게 참으로 재미있답니다.
내가 너무 이상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박재동 아저씨 아줌마는 연극배우라고 하던데, 아줌마도 길가다가 한번 우연히 봤었지요. 그런 사람들을 내 일상중에 만나는 것은 나를 정말 흥미진진하게 만든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한번 아저씨가 낸 책을 들고 다니다가 싸인을 한번 받아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님 공연중에 보게 되면 아저씨한테 초대권한장 건네 주면서 공연보러 오시라고 초청을 한번 해볼까. 하는 재미난 상상도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신디

[2002/07/14]

린님의 일상도 훔쳐보구 싶다..... 헤헤.. 그나저나, 새집에 아직 린님이 안오시네요.... 언제 오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