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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l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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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책장을 넘기며 맛보는 새로운 감동

4일날 손에 넣은 책을 욕심껏 다 들고 집에 갔어요.
밤을 새워서라도 다 읽겠다는 다부진 생각으로. 열 한권 무게 만큼 기운 어깨를 하고
집으로 갔죠.
그렇지만 내 의지를 시험이라도 하듯 찾아온 몸살 감기 덕분에
띄엄띄엄 겨우 여섯 권을 읽었어요.
조심스레 넘기는데도, 한장 넘길 때마다 뜯겨질 듯 위태한 책장. 어렵게 구한 책은
역시 정말 낡았더군요.
그렇지만 그 안의 내용만은 전혀 빛 바래지 않았더군요.
약간 덜 다음어진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것마저도 아름답고, 순수하게 느껴졌어요.
내게도 이런 때가 있었는데..... 나도 이런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건 과연 젋은 날 한 때의 감상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보고요.
하지만 아니란 생각이 들더군요. 유리핀이 정말 결단을 내렸던 그 나이, 그 나이는
20대 때가 아니라 30대 때더라구요. '난 늙었어.'라고 뒷짐을 지고 있는 386세대,
'낀 나이야 !'하고 무관심 시선과 몸짓만을 하고 있는 저와는 정말 천지 차이.
뭔지는 모르지만 그냥, 마음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뭔가가 있겠지.' 싶기도 하고, '모든 것에 무관심해지는 것만은 하지 말자.'하는 다짐도 해 보았죠. 후후후.
에고, 내가 써 놓고도 내가 닭살 돋는 거 있죠. 이런 식으로 글을 써 본 것은 정말 십수년 되는 것 같아요. 오로지 감정만을 토로하는 글, 영 어색하네요.
암튼, 모처럼 몇 년만에 회사일이 한가한 덕분에 팬클럽이라는 데에도 가입해 보고, 책 구하는 일에도 열을 올려 보고, 이렇게 글도 올려 보고 했는데....
다음 주부턴 다시 바빠질 거라니, 아무래도 요 며칠처럼은 힘들겠죠.
그래도 시간 내서 열심히 들려 보고 싶어요.
한번도 본 적도 없고, 아는 사람들도 아닌데, 왠지 정이 가서요.
조금 우습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오랜 세월 같이한 친구들 중에도 연락 끊겨 지금은 남남인 것 같이 지내는 친구가 있는데, 이렇게 새로운 인연에게 맘 주는 게, 영 머리로는 납득이 가지 않지만.... 뭐, 맘 가는 대로 하는 거지요.
이제 정말 두서없는 글, 그만 둬야겠네요. 정말 수다 많이 떨었네요...
하늘은 뿌옇고, 좀 기분이 가라앉을 수도 있는 날이지만 주말이니, 즐겁게 지내세요.
그럼.....

樓蘭

[2001/04/06]

맞아요! 맘 가는대로 하는게 최고라구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