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게시판

게시일시: 2000/07/28 오후 4:46
게시자: raillak
제목: <<불의 검>>에 대해 한마디!!

우선은 가슴이 너무 벅차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
가라한이나 아라에 대한 사랑 뿐은 아닌 것 같고 그것은 불의 검 속에 살
아 숨쉬는 숱한 민중(?)들의 사랑과 삶 때문입니다. 모든 인물들이 꼭 주인
공 같다는 공감을 가지게 되니까요. 어느 이야기(소설, 만화 등등)든지 주
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지만 <<불의 검>>은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읽는 재미
와 느끼는 감동이 곳곳에 숨어 숨쉬고 있습니다. 주변 인물(이라 하기엔 가
슴에 남는 비중이 크다)들은 산마로와 아라를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들 자체로도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삶의 모습, 방식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그것이 이 작품을 자꾸만 다시 보게하고 되새기게 하
는 힘입니다.

해조와 무타, 형압과 우이, 비파녀와 마리한, 끔찍하지만 가엾은 수하이
바토르, 그의 어머니, 마리한과 소서노, 카라 등등 많은 인물들이 그 나름
의 독특한 캐릭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건 어쩌면 만화라는 장르(?)가
가진 독특함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이들을 보이지 않게 연결시킨 힘은 일
부러 힘주어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바로 사랑!!! 다소 추상적이면서도
한편으로 한없이 구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사랑"말입니다. 이 사랑이 바
로 각 인물들의 삶에 대한 집념과 애증을 불러일으게 되지요. <<불의 검>>
속에 들어있는 의미란 것을 사랑으로 집약하여 말할 수 없는 것도 바로 이
런 여러 인물들의 삶의 모습 때문인 것입니다. 사랑 하나라면 이미 끝난 얘
기죠.그러나 시류에 휩쓸려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힘없는 인간들이 붙들 수
밖에 없는 것, 희망으로서의 사랑이라면 조금은 의미가 다를 겁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 불의 검을 보면서 더 큰 상상의 나래를 펴곤 합니
다. 어른들은(솔직히 저도 나이로 보면 어른 축에 들지만) 상상력을 제어한
다하여 만화를 못보게도 하지만, 이 경우는 아~~주 다릅니다. 전 더 커다
란 환상과 공상 속에서 산마로와 아라, 단목다루, 소서노, 카라, 무타와 해
조, 삭검 등등의 삶과 인생을 만들어내곤 하니까요. 어떤 때는 우리가 지
금 살고 있는 현실과 너무 비슷한 건 아닌가고 되짚어보기도 합니다. 어쨌
든 제가 두고두고 불의 검을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때문이
아닐까요? 그것 때문에 힘든 현실을 잊을 수도 있지만, 결국은 우리네의 현
실과 맞닿아 있다는 것 말입니다.

--------------------------------------------------------------------
게시일시: 2000/08/22 오전 10:11
게시자: teria
제목: 동감입니다...

만화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이 만화도 가지고 있지만은 어차피 우
리는 만화를 본 것인데... 왜 이리 슬플까요?

감정이입이란 말 있지요? 제가 이 단어를 많이 떠 올리는 경우는 친한 친
구의 보모님의 상을 당하셨을때 그의 친구들중 부모님이 먼저 세상을 떠나
신 경우 그 친구들이 상가집에 와서 넋놓고 울때 그때가 제일 많이 생각나
는데, 그것은 겪어본 사람만이 이 세상에 다시는 이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때문일수도 있고, 다시 생각나는 그 사람의 한 생애(대부분 고생
의 뒤안길에서 쓸쓸히 가셨을...)때문일수도 있겠지요!

만화를 보면서 이렇듯 사람에 대해, 지금 나 자신에 대해, 자꾸 연결지어
생각해 보게 하는 만화... 정말 현실적이지요.

어쨌든 약하디 약한 우리는 그들처럼 강해져야 합니다.

-----------------------------------------------------------------------
* teria님 글이 묶여 들어갔습니다. 첨부글이었기 때문에.;; - parab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