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게시판

게시일시: 2000/07/12 오후 4:49
게시자: 정순지
제목: 비참 무...

솔직히 저는 비천무의 영화 홍보를 보고 영화를 보기전에 원작을 읽어야 겠
다는 생각에 비천무를 읽어본 케이스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만화광이었
던 전 일본순정에 비해 그다지 잔인하지도 않고 다양한 내용(일본만화는 대
부분내용이 중고생 교내 연애 얘기나 자극적이고 괴기한 내용?)에 스토리구
성이 정적이라고나 할까 온화하다고 할까 그래서 국내 작가님들의 작품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비천무는 학창시절부터 몇번 손에 들었지만 순
정으로서는 낯선 무협이라서 읽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읽고난 감상은 정
말 뭐라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6권을 연이틀 동안 새벽 5시 까지 읽었으
니까요.왜냐구요 원나라에서 명나라 건국까지의 방대한 시대배경에 사랑과
원한에 복잡하게 얽힌 사람들이야기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그림 하나하
나 놓치기 싫었구요. 인물의 대사 하나하나가 고전적이면서도 때론 너무 아
름답게 때론 너무 가슴 아프게 드러나서 옅게 그늘진 호수를 들여다 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끝권으로 향하는게 아쉬웠거
든요. 그리고는 내 나름대로 영화를 상상하다 잠도 못이루었습니다.
진하는 조용하고 촉촉한 눈빛에 외모는 약간 야위고 얼굴에는 고독하고 슬
픈 느낌의 강한 카리스마가, 그리고 설리는 아름답고 연약한듯 하지만 조용
한듯 고집스러운 섬득할 정도의 외유내강의 이미지, 그런 배우로 어떤 사람
이 좋을까, 총 6권이라지만 표현되는 내용과 감동은 20권도 족히넘을 이 이
야기를 90여분에 다 담을 수 있을까, 남궁준광 남궁성 타루가 등은 어떤 배
우가 좋을까 등등.
그래서 내린 결론은 뭐 만화의 주인공과 꼭 같은 사람은 없을 테니 진하역
의 신현준은 그래도 이미지가 약간은 비슷한것 같았습니다.(머리만 좀더 길
었으면 ^^) 그런데 설리역의 김희선은 왠지 처연한 눈빛을 머금기엔 역부족
이 아닐까요. 평상시에 늘 예쁘고 상큼해서 좋아하지만 깊은 내면 연기에
는 좀... 오히려 탤미썸씽에 나왔던 '심은하'가 적격이 아니었을까 생각합
니다. 그래도 혹시 해서 비천무 예고편을 보았는데 신현준의 왠지 이상한
적색의상과(디자이너는 비천무를 읽어 보았나? 의문..) 맘에 안드는 주변인
물들 그리고 무엇보다 김희선의 대사와 눈물연기를 보고 영화를 보지 않으
리라 결심했습니다. 만화로 읽었을 때의 감동이 영화를 보고 실망으로 다가
올 까봐...
그리고 이곳에 방문해서 다른 분들의 의견을 보니 영화를 보지않길 잘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주인공이 저처럼 '심은하'였으면 하는 분들이 많아
솔직히 놀랐구요. 아뭏든 비천무에 이어 불의검 팬이 되었습니다. 10권은
언제 나올지 기다려집니다.
ps. 김혜린 선생님 앞으로 작품이 영화화 할 땐 직접 시나리오를 쓰시는게
어떨까요. 그리고 배우는 설문조사로 결정해 영화사에 압력을 넣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너무 허황된 꿈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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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감상게시판에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
  작품감상도 아닌 것이, 영화감상도 아닌것이, 잡담에 가깝지만..
  다음부터는 이런 종류의 글은 과감히 다른 게시판으로 옮길테니 감상문답게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