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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시: 2000/01/28 오전 11:59
게시자: 이현제
제목: 너무나 차가운 그녀
나는 불의검 완결보다 더 보고싶은것이 있다.
김혜림님의 머리속을 한번 들려다 보고싶다.
내가 너무나 어렸을때, 엄마몰래 컴컴하고, 곰팡내 나는 만화방에서 숨죽이
며, 북해의 별을 보았을때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을
까? 얼마나 많은 말을 생각하고, 지우고, 그렸을까?
그런 엄청난 열정과 불타는 애정은 어디에 갈무리하고, 그녀는 너무나 차갑
기만하다. 그녀의 작품을 대하면 너무나 차가워서 슬프고 가슴이 아린다.
그녀의 마음은 저멀리 내가 한번도 가지못한 만주벌판 어디에서 부는 얼음
같은 차가운 바람같다.
불의검을 처음보았을때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나의 완벽한 이상형은 가라
한이다. 그보다더 완벽한 사람을 그녀가 만들어낸다하더라도, 혹은 다른이
가 찾아낸다하더라도, 절대나는 변심치 않을 것이다.
나는 그가 정말 좋다. 그의 넓은 가슴, 그가 지닌 완벽함, 사랑하는 이에
대한 깊은 사랑, 나의 모든것을 맡기고 기대도 버거워하지않을 것같은 힘,
그모든 것이 나를 반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가 김혜린님을 만나서 얼마나 마음아파하고, 괴로워하는지, 그를
너무나 사랑하는 나는 야속하기만하다.
그리고, 또 야속한마음은, 불의검 스토리전개에 있다.
물론 1권에 평균 3년이 걸리기 때문에 스토리 전개에서 흐름이 끊기는건 이
해할 수 있지만, 카라가 등장하면서 스토리가 전혀 다른 SF로 흐르면서, 가
라한은 더이상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다.
나의 이상형이 가뜩이나 주눅드는 상대인데 게다가 인간이 아닌 신에 가까
운 존재라니... 처음부터 판타지 만화였다면, 마족같은 그이를 사랑했을텐
데 나는 인간 가라한에 반해서 마족같은 가라한은 솔찍히 가라한 같지가 않다.
또한 기억을 찾는 매게가 너무 허술해서 마직막 3권은 솔찍히 새로 그렸으
면, 하는 바램이 절실하다.
김혜린님에게
김혜린님의 외롭고 괴로운 수많은 밤을 옆에서 지키지도 못하고, 일상의 자
잘한 수고로움을 덜어주지도 않았으면서, 빨리 다음작품이 나오길 기다리다
가 지쳐 투덜대며, 일본만화에 빠지기도 했지만, 내가 정말 애정있고, 사랑
하고, 애절하게 기다리는 작품은 김혜린님의 작품입니다.
외롭고 힘든 자신만의 투쟁이지만, 언제나 지켜보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우리가 있음을 잊지말고, 바로옆에서 챙겨주고, 지켜주진 못하지만, 정말
힘이되어 드리고 싶은 심정만을 받아서 자신을 좀더 사랑하고, 언젠가 삭막
한 북풍같은 바람에 따뜻한 햇살이 비치길, 반드시 그날이 오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기다립니다. 언제나 건강하세요...
추신 : 가라한을 그만괴롭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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