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뎌 내일 가네요~
과장님도 안 계신데... 오늘 그동안 안 좋던 말기 암환자들마저 다 가셔서 제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게 됐습니다.
언제나, 살고 죽는 것을 바로 옆에서 보게 되면서 느끼는 건데요....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겪으면서, 참 사는 것도 별게 아니고, 죽는 것도 별게 아니구나~ 죽는 다는게 생각보다는 참 쉽구나~ 하고 생각하게 돼요~
삶과 죽음에 참 많이 둔감해진 저를 깨닫게 되는 거죠.
그런 제가 가끔 삶을 뒤돌아 보게 될 때가 있는데, 말기 환자들을 보내드려야 할 때입니다.
저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말썽쟁이 의사라 안락사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편인데, 죽음을 눈 앞에 둔 환자가 통증과 호흡곤란 등의 괴로움을 호소하며, 힘들어하는 것을 볼 때면 정말 그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안타깝고 힘들어져서 그분의 힘겨움을 들어드려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그분의 인격을 존중해 드려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서 마음 복잡하게 안락사에 대해 찬성하게 되고 맙니다.
의사가 제일 덜어 드릴 수가 없는 괴로움이 호흡곤란인데...
통증은 진통제로 어떻게든 조절을 할 수 있다지만...
사실... 호흡곤란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절대 덜어 드리지 못 해서 환자가 그 힘든 시간을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오늘 가신 두 분은 모두 보름을 꼬박 호흡곤란으로 힘들어 하다 가셔서 정말 맘이 많이 아팠습니다.
어제 숨이 거칠어 진 것을 보고, 기력이 없어 완전히 침대에 널부러진 모습이 마음 아파서....
결국은 왕우울증에 빠져버리곤... 방돌이와 함께 술을 콸콸 들이켰습니다.
방돌이 보다 두배는 많은 술을 먹고 쓰려저 잠이 들었는데...
오늘 새벽이랑 낮에 두분 다 가시더군요....
제 여행길은 가벼워졌는데....
제 맘은 술로 달랠 수 밖에 없어서.... 허......
맨날 그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많은 환자를 보아왔는데....
가끔 그런 날도 있답니다.
한잔 술이 아니... 만취하여 쓰러져 자야하는 날이... 쩝
낼 6시 30분 커피숍~~ 에서 뵐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