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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무엇부터 먼저 들으실래요? 전 그냥 좋은 소식부터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1. 지난 해에, '한얼기획'이라는 출판사가 제게 어린이와 초등학생이 읽을 수 있는『한국사』와『세계사』책을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물론 제가 알고 있는 어느 신문사의 기자(그 사람은 제가 회원이자, 운영자로 있는 역사 동호회인 <역사스페셜>의 운영자이기도 합니다)가 결정한 일이었고, 저는 그 의뢰를 받아들여 두 책의 원고를 썼죠. 제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는지라, 제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기꺼이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입니다. 물론 공짜로 한 일은 아니죠. 저는 백만원(!)이라는 원고료를 받고 그 일을 했습니다.
2. 보름 전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치르는 외국어 시험에 붙었습니다. 그 시험은 100점 만점에 70점까지는 합격으로 처리하는 시험이고, 문제는 100% 주관식으로 나오며, 모두 독해문제예요. 저는 일본어를 골라서 응시했고, 결과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합격 통지서가 오더군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사실, 제 일본어 실력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데 말이죠!) 물론 시험 결과와는 상관없이 외국어(스와힐리어건, 아랍어건, 에스파냐어건, 영어건, 일본어건 상관없이 외국어는 무조건 제 '탐구 대상'에 속합니다)는 계속 배울 겁니다.
3. 1주일 전에는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치르는 졸업시험에 붙었습니다. 졸업시험이 뭐냐 하면, 그동안 대학원에서 교수님에게 배운 과목들 가운데 세 과목을 골라서 그 과목의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시험이예요. 이것도 문제는 100% 주관식입니다. 저는 이 시험을 치른 뒤 초조하고 조마조마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는데, 학교 누리집(홈페이지)에 '합격자 명단'이 떴고, 그걸 읽어봤더니 명단에 제 이름이 있지 뭡니까? 순간, 너무 기뻐서 말이 안 나왔죠.
(제가 이 두 시험에 왜 집착했냐고요? 두 시험을 통과해야 논문을 쓸 자격이 주어지고, 논문이 통과되어야 대학원을 졸업할 수 있거든요. 대학원을 일찍 졸업하면 448만원(!) - 학교에서 날아온 등록금 통지서에 적혀 있던 한 학기 등록금의 액수임. 이걸 읽고 기절하는 줄 알았음. 그나마 지난해에는 '조교'로 등록되어 한 학기에 200만원만 내고도 학교를 다닐 수 있었지만, 올해에는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 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저로서는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죠)
이제 나쁜 소식을 말씀드릴 차례군요. 나쁜 소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얼마 전 의사에게 가서 건강검진을 받아 보았더니, 제 건강상태가 아주 좋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 키는 1센티미터나 줄어들었고(예전에는 183 센티미터였는데, 지금은 182 센티미터가 되었음), 원래 같으면 몸무게가 75킬로그램이어야 하는데 지금 몸무게는 그것보다 9킬로그램이나 더(!) 많은 84킬로그램이며(더 절망스러운 것은, 오늘 아침에 목욕탕에 가서 잰 몸무게는 85킬로그램이었다는 사실임), 근육은 하나도 없고, 간에는 콜레스테롤(지방)이 많이 끼었다는 것이죠.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뼈까지 약해졌다고 하더군요. 제가 뚱뚱하고 근육이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뼈가 약하고 간에 기름이 끼었다니! 그래서 마음을 독하게 먹고 운동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안으로 5킬로그램을 빼고, 다음 해에는 5킬로그램을 빼기로 했어요. 그리고 술은 적포도주를 하루에 한 잔 마시던 것을 이제부터는 한 달에 한 잔이나 반(半) 잔만 마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몸에 안 좋은 것들은 다 끊기로 했고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 봐야죠.
2. 제가 다음해 2월에야 졸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올해 8월(1학기 말)에 졸업해야 하는데, 제가 졸업시험과 외국어 시험을 늦게 치른 나머지(그리고 학교 규정상 논문을 지도해주시는 교수님에게 석 달 이상 지도를 받아야 하는데, 제가 논문 신청서를 늦게 낸 바람에) 그럴 수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한 학기를 더 다녀야 합니다. '다행히' 제가 학점은 다 채운지라 더 이상 다른 과목을 들을 필요는 없고, 학교에서도 다음 학기(2학기)의 등록금은 안 내도 되며, 대신 지도교수에게 지도비(12만원)만 내면 된다고 했지만, 이 일 때문에 집안 어른들에게 안 좋은 말을 듣고 '눈치도 없고, 능력도 없고, 대처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으로 낙인찍혔습니다. 덕분에 기분이 좋지 않아요. 어차피 졸업논문을 쓰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그리고 대학교 논문과는 달리 대학원 석사 논문은 '피와 땀'을 바쳐야 하는 '작품'이므로) '논문 쓸 시간을 벌었으니, 차라리 잘 됐네.'라고 생각하렵니다.
3. 제 전재산이 가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새로운 의뢰(글을 써 달라는 의뢰)가 안 들어오는데다가, 돈 쓸 일이 많다 보니(예전에는 하루에 만원만 가지고도 어떻게든 버텼는데, 지금은 하루에 2~3만원씩 써야 합니다. 정말이지 물가가 너무 높아요! "네 월급을 빼고는 다 오른다."는 비아냥이 괜한 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이제는 73만원밖에 안 남았거든요(그래도 '전 재산'이 '겨우' '29만원' '뿐'인 전X환 할배보다는 '많네요.' 흐유!).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버텼지만, 앞으로가 큰 문제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원고 청탁을 받을 수가 있는 건지....막막하기만 하네요.
그 밖의 다른 소식은 시간이 나는 대로 정리해서 올릴게요. 그럼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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