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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러분, 저 취직했습니다. 만화가가 됐다고요. 지금 제가 그리고 있는 만화는 아주 반응이 좋고, 저는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너무 기쁩니다. 이제 만화로 이 세상에 제 ‘흔적’을 남길 수 있게 되었고, 독자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그들에게 ‘마음의 양식’을 줄 수 있게 되었고, 제가 돈 벌어서 제 힘으로 먹고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부모님의 집에서 나와서 독립했습니다. 비록 월세를 내야 하는 좁고 작은 방이지만, 그래도 저 혼자서 제 뜻대로 살 수 있는 곳이라 만족하고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정말 잘 살아볼 생각입니다. 공중파 뉴스와 한국 연속극(드라마)에 매달리는 부모님과 갈라서서 따로 사니까 정말 좋습니다.
3. 새 책도 냈습니다. 만화책 말고 다른 책요. 제 전공(역사학)을 살려서 한국/조선 공화국(수도 평양)의 고대사를 다룬 책을 썼는데 제목은『십제와 백제와 남부여의 역사』입니다. 앞으로 발해사나 가야사나 신라사를 다룬 책도 쓸 테고, 고조선(단군조선)을 다룬 책도 낼 겁니다. 11년 동안 쓰던 글을 한데 묶어서 단행본을 내니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은 인기가 없고 찾는 사람이 없더라도, 1세기 후에 - 아니면 2세기 후라도 - 재평가를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일단은 책을 냈다는 일 자체만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4.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습니다. 지금 제 몸무게는 83kg입니다. 살이 빠져서 너무 기쁩니다. 제 몸매가 점점 정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75kg이 될 때까지 계속 살을 뺄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5. 얼마 전부터 새 여자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소개팅이나 맞선이 아니라 제 의지로, 그리고 그 사람의 의지로, 이른바 “조건”을 따지지 않고 순수하게 만나서 사귀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도 저처럼 예전에 애인과 헤어졌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채 살았던 사람이라서 아직은 조심스럽게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하고, 저도 그 사람을 좋아합니다. 앞으로 우리 사이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연애를 해 보고 싶습니다. 물론 결혼할 수 있다면 더욱 좋고요!
6. 며칠 전에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이상 없음’이자 ‘아주 건강함’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주 기쁩니다. 술과 담배를 안 하고 식이요법을 실천하고 운동을 꾸준히 한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7. 한국이 언론자유를 보장하는 나라로 탈바꿈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언론자유도는 44위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68위였으니까, 더 올라간 거죠. 내친 김에 자유도가 33위까지 올라가기를 바랍니다.
8. 한국의 만화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의 학교에서는 한국 만화를 교재로 삼아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한국 만화를 분석한 책이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지금 해외에서는 한국 만화를 사랑하는 팬들이 차고 넘칩니다.
9. 한국의 만화영화(애니메이션)가 미국과 일본의 만화영화 다음으로 인기 있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지금 해외에서는 한국 만화영화를 ‘안 틀어줘서 못 보는 상품’으로 여길 정도입니다.
10.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들이 “이 나라 안에 있는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겠다. 고용율도 9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11. 한국 정부가 보편급식을 비롯한 보편적인 복지를 늘리고, 그것들을 법과 제도로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제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다운 삶이 가능해졌습니다.
12. 이상은 만우절을 맞아 일부러 글로 정리한, 제 거짓말들이었습니다.
- 4월은 ‘거짓말’이 ‘참말’로 바뀌는 달이기를 바라며, 평소의 바람을 담은 ‘거짓말 아닌 거짓말들’을 한 돌베개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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