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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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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한도 - 박현수
세한도

박현수


1

어제는
나보다 더 보폭이 넓은 영혼을
따라다니다 꿈을 깼다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그 거리를
눈물로 따라 갔지만
어느새 홀로 빈 들에 서고 말았다
어혈(瘀血)의 생각이 저리도
맑게 틔어오던 새벽에
헝클어진 삶을 쓸어올리며
첫닭처럼 잠을 깼다


누군 핏속에서
푸르른 혈죽(血竹)을 피웠다는데
나는
내 핏속에서 무엇을 피워낼 수 있을까


2

바람이 분다
가난할수록 더 흔들리는 집들
어디로 흐르는 江이길래
뼛속을 타며
삼백예순의 마디마디를 이렇듯 저미는가
내게 어디
학적(鶴笛)으로 쓸 반듯한
뼈 하나라도 있던가
끝도 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래더미 같은 나는
스무 해 얕은 물가에서
빛 좋은 웃음 한 줌 건져내지 못 하고
그 어디
빈 하늘만 서성대고 다니다
어느새
고적한 세한도의 구도 위에 서다


이제
내게 남은 일이란
시누대처럼
야위어 가는 것
樓蘭  [2004/02/02]  ::
  데니님 컴백!! (^^)
마르키  [2004/02/02]  ::
  데니님, 정말 반가워요. 데니님이 시를 올리지 않으시니 항상 허전한듯 했는데 모습을 보이시니 너무 좋아요^^
무스탕  [2004/02/02]  ::
  와~ 데니님이 돌아오셨네요 ^^ 정말 반가워요~ 좋은시 늘 감사합니당~♥
에드와르  [2004/02/02]  ::
  데니님 컴백 환영합니다. ^0^
곰바우  [2004/02/02]  ::
  우와 데니님 돌아오셨네요 반갑습니다 ^_^
유제니  [2004/02/02]  ::
  데니님의 복귀를 환영합니다. 올해도 좋은 글들 많이 소개해 주세요.^^
메디나  [2004/02/03]  ::
  거봐거봐 데니군... 자네가 등장하니 모두 버선발로 뛰쳐나와 반기질 않는가. ^^
리안  [2004/02/03]  ::
  우와, 데니님 반가워요~~ 좋은 글도 감사드리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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