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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시: 2000/06/30 오후 11:42
게시자: 블라디
제목: 사랑과 전쟁에서는 어떤 행위도 공정하다!
All's fair in love and war--사랑과 전쟁에선 무슨 짓을 해도 공정하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등 뒤에서 기습하든, 속임수 작전을 쓰든, 남의 아내나
애인과 야반도주를 하든 말이죠 . 예전에는 그런 말이 잘 이해가 안 갔습니
다. 뭐, 전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좀 그랬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린님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 속담이 이해
가 가더군요. 이렇게 말하면 린님이 무슨 가정파괴 옹호론자처럼 들리겠군
요.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김혜린 작품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테마 중 하나는 '사람의 일은 겉보기와
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모든 속사정을 생각해 보면 누구라도 그
들을 비난하기는 어려워져 버리지요. 예를 들어 보면, '북해의 별', '비천
무', '불의 검', '샤만의 바위'..여기서 주인공 남녀의 관계가 남들 보기에
는 뭡니까? 바로 간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은 다른 등장인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하죠. 힘든 일도 많고요. 그러면 그렇기 때문에 린님의
작품이 불건전하다거나 유해한 작품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 있습니까? 오히
려 혜린님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가장 깊이있고 건전한 작품에 속하는 것으
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까의 속담으로 돌아가서, 사랑에서 모든 행위가 공정할 수 있
는 것은 어째서일까요? 겉보기에는 '저 여자는 반역자하고 바람났다(북해의
별)', '저 여자는 남편 아닌 남자의 애를 낳았고, 남자는 그녀의 가정을 완
전히 도륙냈다(비천무)', '결혼까지 한 일족의 수장이 오랑캐의 아이를 낳
은 여자를 들이려고 한다(불의 검)', '저 여자는 정부의 애를 배더니, 정부
와 짜고 남편을 죽였다(샤만의 바위)'라고 하게 되지만, 사실 속사정은 그
런 게 아니기 때문이죠. 즉, 사랑처럼 복잡하고, 절실하고, 존재 자체에 관
련된 문제에서는 정말 여러가지, 남이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 있고, 따라서
그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 속담의 의미
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랑은 어차피 두 사람의 문젠데, 자기가 사랑하지
도 않는 상대와 함께 하는 건 오히려 더 부도덕한 게 아닐까요? 자기를 속
이고, 상대를 속이는 게 되니까요. 뭐 언제나, 사랑(연애감정)은 넘쳐나지
만 그 방향은 80% 이상 어긋나게 마련인 인간에게는 '삼각관계에서의 도덕
성'은 정말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뭐 물론 간통이나 살인이 무조건 정당화될 수 있는 건 아니죠. 굳이 부연
하자면 '북해의 별'에서는 합의가 없는 결혼이었고(법적으로 이런 결혼은
무효가 됩니다), '비천무'에서 성은 결혼 전에 수태한 아이였고, '불의
검'에서는 아라와 산마로가 먼저 부부였고 '샤만의 바위'에서는 합의가 없
는 결혼인데다 남편이 폭력 남편인데다 의처증, 그리고 살인은 정당방위로
죽인 거였죠. 또한, 간통이나 살인 못지 않게 사랑을 빙자한 폭력은 (에드
와르, 수하이, 새겨들으라고!)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하지
만 다른 사람이 일방적으로 그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심판을 내리기에는 인
간의 삶은 너무 복잡하고, 사랑은 더더욱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사랑과
전쟁에서는 어떤 행위도 공정하다!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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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시: 2000/07/01 오후 2:33
게시자: 김태환
제목: 사랑과 전쟁에는 어떤?
사랑과 전쟁에는 어떤행위도 공정하다는 말.참 무서운 말입니다.
샤만의 바위에서 남편의 폭력,의처증 그것도 사랑의 이름으로 행사한다고
볼수는 없나요.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까?
그것만 아닌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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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견 첨부라고 생각해서 게시자의 이름에 김태환님은 뺐습니다. (복잡미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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