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게시판

게시일시: 1999/10/03 오전 2:51
게시자: 김문희
제목: 아라는 언제 어디서 살았을까?

광야동의 캐릭터 분석을 깔깔대며 잼있게 읽었다.
(캐릭터 분석은 뺐습니다. 올리라고 하면 회원방에다 올릴께요. -paraban 2001.3.7)
그런데 아라의 생몰연대에 이르러서는...

도데체 그녀는 언제 어디서 살았단 말인가? 이런 의문이 나의 뇌리를 띵~
하고 스치는 것이 아닌가! 별 수 없이 있는 역사책을 다 뒤지는 수고를...!

1) 아라는 어느 종족일까?

아라가 속해 있었던 종족은 아무르라고 하였다. 고시베리아계의 예맥족
의 일파. 아마도 우리민족을 염두에 둔것이겠지...
요즘 유행하고 이는 <환단고기>에 의한다면 우리민족은 전아시아 대륙
을 차지하고 잇었던 위대한 민족이라고 하였다. 동으로 캄차카 반도에서 서
로는 수메르 영역까지..(오늘 역사스페셜을 본 실력이다)

이것을 모두 인정하기는 어렵고, 아마도 고시베리아족들을 염두에 둔것이
라면 어느정도 수긍이 된다. Paleosiberian이라고 불리는 고시베리아족은
소련의 예니세이강유역, 시베리아의 최북동부, 캄차카 반도와 사하린섬북부
지방 등에 산재하고 있는 민족들 이다. 현존하는 종족으로는 길략, 축치,
코략, 켈, 캄차달등이 남았다고 한다.(넘 유식한 척을 해서 죄송!)
먼 옛날 그들이 시베리아의 타이가와 스텝초원의 길을 헤메고 다니다가
우리쪽으로 흘러 흘러 온것이리라.

언젠가 "우리민족의 피를 찾아서"란 프로그램을 TV에서 본 기억이 있는
데, 우리민족의 혈통은 고시베리아 족의 혈맥을 잇는 시베리아의 소수 민족
에서 부터 아메리카 원주민에 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현재의 우리 민족의
원류를 모두 구분해 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고시베리아족의 일파가 만주
와 한반도에 정착해서 오늘에 이른것 같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철과 황금으로 유명한 스키타이 문화의 흔적이 우
리나라 신라지역에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또 수로왕의 부인 허왕후가 인도
의 아유타국인이라는 점, 가야지역에 동남아시아에서 잘 보이는 고상가옥
의 흔적이 발견된다는 점을 보면, 고시베리아족 이외에도 여러 종족이 섞였
으리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런데 현존하는 고시베리아족의 언어들은 상호관계가 밝혀지지 않고있다
고 한다. 우리의 아라는 어떤 말을 썼단 말인가?

일반적으로 스텝지역에 살았던 거주인들은 언어에 따라
투르크어족, (카르마키 족이 쓰던 말)
몽고어족,
퉁구스어족 (우리의 누이가 쓰던 말)
으로 나뉜다.
(스텝 이남의 거주인은 우리가 잘 아는 한족으로 중국어를 쓴다)

그렇다면 아라와 가라한 아사가 누구였는가는 밝혀진 셈이다.

먼 옛날 말달리고 사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목축도 하고 농사도 짓지
만 그들은 방랑을 더 좋아한다. 그 종족은 고시베리아 종족중 퉁구스어를
쓰는 사람들.더 자세하게 보자면 예맥, 또는 배달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그들중 일파는 한반도 안으로 들어갔지만 아라의 일족은 아직도 동북부 만
주를 헤메고 있다.

2) 우리의 누이 아라가 살았던 시기를 BC 850-700라고 설정했던 것

참 골치아픈 문제다. 중국역사에서 철기로 변하던 시기는 BC 6세기경이
었고, 우리역사에서는 BC 4 ~ 3세기였다고 하니!

생각! 생각!(곰돌이 푸의 머리짜내는 방식)
철을 다루었던 히타이트 인들이 BC 16세기경에 메소포타미아를 점령했다
고 하니, 또 스키타이 인들이 스텝초원을 헤메고 다녔으니, 그들의 철기가
만주까지 오는것을 한 천년 잡고 BC 7~6세기경이라면 누군가는 철기제조의
비법을 알 수 잇었으리라...

하지만 한반도일대에 있었던 우리민족은 왜그리 늦게 철기를 받아들였을
까? 그렇담, 만주일대의 우리종족도 철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좀 늦었을지
도... 만일 그렇다면, 영토국가로 변한 중국의 야심과 막 부족 연맹체 국가
로 형성되려는 우리 종족간의 갈등을 쉽기 이해 할 수도 있을텐데...

가라한 아사는 철기를 받아들여 고대왕국으로 변하기 직전, 연맹체국가
의 거대 연맹 부족을 이끌던 수장이라고 하자. 시대적인 문제점은 있지만,
아라는 부족간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고통받던 민초였으리라..

3) 아라는 어디서 먹고 자고 했을까?

혜린님은 그곳을 포타 하라무렌지역이었다고 한다. 흑룡강의 퉁구스어식
지명이라고 하는데, 지금 사회과 부도를 열고 쳐다 보시라.
눈씻고 봐도 흑룡강이란 지명은 나오지 않는다.내가 알기엔 송화강의 옛
지명인것 같은데(아니면 아무르강인가?), 그렇다면 만주의 동북부지역으
로 이후의 북부여지역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중국과의 접경문제가 생긴다.
BC 800~700년경이라고 하면 성읍국가였던 주나라(아무리 춘추시대 초기
라 해도 성읍국가의 색채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였다)와 국경문제때문에 사신
이 파견될 리가 없다. 하지만 BC 400년경 이후라 한다면 영토국가로 발전
한 전국시기의 연나라와의 국경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
당시라면 중국은 이미 철기를 받아들였는데, 철기를 위해 사신이 파견된다
는 것은 말이 안된다.(아! 여기서 막히는 구나)

다시 설정하자.
만주지역에 살고 있는 아라의 종족은 철기를 입수하게되었고, 영토국가
는 아니였지만, 외국에 지대한 호기심을 가졌던 연 제후국의 한 사신이 정
탐겸 파견되어 왔다.
만주의 특성상 그 지역은 넓은 평원으로 말달리기 좋았고, 우리의 산마
로는 거기서 말키우는 꿈을 어린 시절에 간직했으리라.
아버지가 대야장이었던 아라가 단순한 민초였다는 것은 의문이 가지만(그
정도 기술이 있는 부족민은 특수신분으로 대우해 줬을 것임) 평원에서 약
간 떨어진 광산지역에 거주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 아라와 아사가 살았던 지역과 시기 그들이 어떤 종족이었을까하
는 궁금증을 풀어봤다. 재미로 봐주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