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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들 지내고 계시죠? 그러리라 믿고!! ^^
울 엄마께선 수술 잘 마치시고 퇴원하셔서 집에서 잘 회복되고 계세요.
괜히 하는일 없이 제가 조금 더 바빠졌구요, 이것저것 신경쓰고 일도 있고..
하여간 그래서 자주 글 남기지 못하고 있어요 (변명 마쇼!)
그런데요.. 제가 얼마전에 어디에서 열린 이벤트에 혜린님을 적어서 뭔가를 탔습니다.
그래서 여기에도 올려봐요.
졸필이지만 그래도 혜린님을 적어서 꽝 먹지는 않고 턱걸이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돌베개님께 뒤늦게 자수할일이 있어요.
비천무를 소개하면서 돌베개님께서 올려주신 명대사를 드륵 긁어다 붙였어요.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화 안내실거죠?)
사실 이곳에 이 글을 올리기가 꺼려졌었어요. 제가 뭔가 잘못 적은게 있으면 어쩌나..
다른곳보다 여기선 더 적나라하게 들어날텐데... 싶어서요.
뭔가 꼬투리가 보이더라도 그냥 '무스탕이 그렇지 뭐..' 하고 넘겨주세요... ^^;
님들~ 황사에 굴하지 마시고 모두 상큼한 봄날 즐기세요~☆
제목 ; 이 작가의 책을 읽고도 만화가 유치하다 할 것인가?
어려서 읽는 만화는 용서가 되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만화를 계속 읽고 있다고 하면 '아직도 읽니?' 라거나 혹은 ' 그거 야한거지?' 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만화라는것이 도대체 왜 일단 무시하고 시작할수 있는 얕잡아 보이는 대상이 된걸까? 왜 만화를 사서 모은다면 어이없어들 하고 유명 베스트셀러보다 만화가 좋다고 하면 별종 보듯 보는걸까?
내게 있어서 만화란 생활의 여유고 지식의 창고이고 세상을 한 번 비틀어 보는 창이다.
얼마나 많은 만화가가 있는지 나는 모른다. 하루에 얼마나 많은 만화가 쏟아져 나오는지 나는 모른다. 넘처나는 만화책들속에서 쏙쏙 알짜만 뽑아 읽을 재주가 없는 나는 먼저 읽고 올려주는 리뷰들에 의존하고 나와 마찬가지로 혹은 나보다 더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의 소개로 인해서 크게 실수없이 훌륭한 만화책들을 골라볼수 있는 은혜를 받고 산다. 늘 감사한다.
이렇게 만화 하나 보는데도 타인에게 의존해서 조심스럽게 손을 뻗치는 내게 무조건적인 작가가 한 분 계시다.
누군가의 소개도 필요없고, 이 책을 읽을 것인가 말것인가, 구입을 할것인가 대여로 끝낼것인가 수없이 반복되는 고민을 벼룩이 간만큼도 안 들게, 무조건적인 믿음과 사랑을(적어도 내겐..) 받고 계신 작가분은 김혜린님이시다.
1983년 중학교 끝무렵에 난 김혜린을 처음 만났고 그때부터 내 해바라기 사랑은 시작되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의 절반 이상을 그녀와 함께 꿈꾸고 울고 즐거움을 나눈것이다.
그녀의 처녀작이자 데뷔작인 북해의 별이 1980년대를 가슴 답답해하며 살아가던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먹혀 들어갔는지 주변 분들에게 물어보라. 그녀 역시 동시대를 살아가던 젊은이였기에 똑같은 가슴아픔, 답답함을 이렇게 풀어놓을수 있었을것이라 생각된다.
보드니아라는 가상의 국가에서 최고의 지위에 있는 귀족 청년의 민중에 대한 사랑, 조국에 대한 열정, 시대의 흐름과 자기 자신속에서의 갈등, 그리고 사랑할수 밖에 없는 사랑.. 이 모든것을 도저히 처녀작이라 생각할수 없을 치밀함으로 이야기를 엮어나가고 있다.
때론 초년 작가의 어설픔으로, 때론 만화만이 가질수 있는 구도로, 때론 나를 대변해 주는 작가에 대한 가슴 탁 트임으로 김혜린은 그렇게 서서히 이름을 알려져가기 시작했다.
유진하(자하랑) : “나는 … 수많은 살인을 했으나 누구라도 피는 붉더이다. 사람은 그냥 다 사람이지요. 그러다 누군가가 세상의 인정을 받아 명가가 되고 때로는 자자손손 … 아마도 왕야(주원장)의 가문이 이제부터 그러하듯.
명가란, 뒤집어 말하면 일반 백성의 위에 군림하는 자. 오랜 역사에서 보듯이 - 제 몫을 해내면 진실로 명가인 것이고 … 반대가 되면 그저 백성을 짓누르는 세도가일 뿐 … 어깨가 아파오면 백성은 그 돌덩이를 치우고 싶어할 것입니다.”
주원장 : “… 황제는?”
유진하 : “명가와 - 마찬가지외다.”
만화의 제 1의 의무(?)는 재미일것이다. 그리고 감동, 여운.. 더 욕심을 부린다면 끝도 없겠지만..
북해의 별에서 느낀 뭔가 조금 아쉬웠던 부분을 딱이 말로할수 없었는데 비천무를 읽으면서 역시 말로는 표현할수 없지만 그 부족한 2%를 나는 채울수가 있었다.
성장해 가는 작가를 본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그것도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나는 물론이고 내 옆의 누군가도 나와 같이 느껴준다면 정말 금상첨화겠지..
이미 영화로도,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어 만화가 김혜린을 대중에게 널리 알릴수 있게 만든 작품 비천무는 그녀의 작품들중 나한테는 부동의 넘버 원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워낙 말빨 글빨이 딸리는 내게 '왜 좋니?'라고 물으면 사실 난 제대로 설명을 못한다. 그저 '읽어보세요...' 라고 진정으로 권할뿐 방법이 없다. 그게 슬프다.
그녀의 작품은 어째서 점점 시대적 배경이 뒤로 뒤로 가는것인가..?
청동기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이 책은 앞의 두 작품과는 조금 맛이 다른, 부드러운 케익과 와인이 아닌 쑥개떡과 막걸리를 마시는 느낌을 갖게 하는 작품이다. 뭔가 투박해 보이면서도 짝짝 달라붙는 오래되고 친숙한 느낌.
정말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이 된 이 책은 작가와 독자가 함께 만들어 낸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만화계의 불안정으로 만화전문 잡지는 계속 폐간이 되고 단행본으로만 연재해 나가기란 어려운 상황에서 불의검은 12년이라는 긴 시간에 완결이 된 김혜린의 최고의 장편만화다.
김혜린만의 섬세함으로, 김혜린만의 그림체로, 김혜린만의 필력으로 그려진 불의검은 만화라는것이 독자들에게 재미를 넘어 무엇을 더 줄수 있는지를 부족함 없이 그려낸 작품이라 하겠다.
이제 다시 배경을 서양으로 돌린 작품을 만나보자. 데뷔작 북해의 별이 가상의 국가, 만들어낸 역사였다면 테르미도르는 실제로 이루어진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18세기의 프랑스 대 혁명을 배경으로 가상의 인물을 역사와 역사속의 인물들과 절묘하게 엮어놔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가설인가를 헷갈리게 하는 작품이다.
전혀 만화같지 않은(더군다나 순정만화가!!) 주제와 진행, 대사...
작가 김혜린의 주장이 무엇인지, 왜 그녀의 작품이 만화임에도 가볍지만은 못한건지, 한 번 잡으면 끝장날때까지 봐야 속이 시원하고 맘놓고 울 수 있는건지를 짧고도 강렬하게 전해주고있다.
데뷔 20주년이 되는 2003년에 김혜린의 단편들을 모아 발간한 김혜린 단편집 노래하는 돌에는 장편에 강한 면을 보여주는 김혜린의 단편들이 주는 짭짤한 맛이 듬뿍 담겨있다.
단편이든 장편이든 그녀의 작품의 모토는 '인간' ' 사랑' '우리(we)'....
절대악인이 없는 김혜린의 작품은 읽으면서 다시한번 나를, 내 주위를 둘러보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 내가 비춰지는 듯한 느낌, 내 주변을 그린듯한 친숙함, 멀리 동떨어진 환상의 이야기가 아닌 끌어안을수 밖에 없는 푹신함으로 마른 땅에 빗물 스미듯이 그렇게 읽은 독자의 마음에 스며들고 있다.
나는 감히 단언한다. 만화가 김혜린의 만화를 읽지 않은 자는 만화를 논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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