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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두 시에 집 밖을 나섰습니다. 공원에 가서 운동하기 위해서였죠. 집 앞에서 무심코 개천을 내려다보니 어린아이 두 명이 개천에 돌을 던지고 있었어요. 문제는 청둥오리 두 마리가 그 돌을 피해 이리저리 달아났다는 거고 아이들은 그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는 사실이죠. 오리들이 아이들이 던지는 돌을 피해 저쪽으로 달아나면, 아이들은 뒤쫓아가서 또 돌을 던지고, 오리들은 다시 아이들을 피해 다른 방향으로 가고, 아이들은 그 방향에서 돌을 던지는 일이 되풀이되었어요.
순간, ‘이걸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른 척하고 그냥 갈 것인지, 아니면 개천에 내려가서 아이들을 말려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했죠. 내려가자니 며칠 전에 들었던 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안 좋은 말을 하면 오히려 그 부모에게 욕을 얻어먹는다.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말이요. 그리고 그 애들이 제 말을 들을지도 의문이었어요. 그렇다고 그냥 간다면, 그 불쌍한 오리들은 아이들이 던지는 돌팔매에 맞겠죠. 그건 제가 바라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계단을 따라 개천으로 걸어내려갔죠.
고개를 똑바로 들고, 그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너희들 지금 뭐 하고 있니? (오리를) 사냥하는 거야?”라고 말했어요. 높지도 낮지도 않은, 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물어봤죠.
아이들은 잠시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돌을 내려놓았어요. 그 중 한 아이가 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이건 괴롭히는 게 아니예요. 그냥 노는 건데 ….”라고 말했습니다. 목소리로 보아서는 남자아이인데, 표정을 보아도 그렇고 목소리를 들어도 전혀 죄책감을 안 느끼는 게 분명했죠.
제가 어떻게 했겠어요?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그냥 제 갈 길을 갔어요. 따지거나, “그러지 말거라.”라고 설교해 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해서요. 공원으로 가면서 ‘우리의 아이들이 동물을 괴롭히면서 스트레스를 풀 만큼 정신적으로 병들었구나.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라고 생각했답니다.
물론 나중에 ‘이 문제를 좀 더 확실하게 매듭지을 걸. “그러지 말고 가거라.”라는 말 정도는 할 수 있었잖아?’라고 후회하긴 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괜한 생각을 한 것에 지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어제는 영 기분이 안 좋았답니다.
이런 아이들이 있는 한, 들고양이에게 못을 박아서 죽이는 잔인한 짓이 일어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예요. 그 아이들은 아이들이 속한 문화가 가르치는 것을 그대로 했을 뿐이죠. 이들이 앓는 ‘마음의 병’ -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병 - 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추운 겨울을 더 춥게 만드는 찬바람 같은 일을 겪고, 씁쓸한 마음으로 몇 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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