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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자(돌베개)의 말 : 읽고 웃으시라고, ‘가벼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옛날에 서로 나란히 붙어 있는 두 산에 숨어살고 있는 지혜로운 수도승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그들은 아주 고달픈 은둔자의 생활을 하며 지냈지요. 두 사람은 일 년에 한 번씩 만나 그날 하루 온갖 죄를 저질렀습니다.
사실 그들이 저지른 죄라고 하는 것은 딱히 나쁘다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누구를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배가 터지도록 음식을 먹고 과음(過飮. ‘너무 마심’이라는 뜻. 흔히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는 뜻으로 쓰인다 - 인용자)하고 저질스러운 노래를 부르고 심한 욕을 하는 게 다였거든요. 그들은 일 년에 한 번, 그 동안 자신들이 금기시해온 게 무엇인지 되새겨보고 싶었던 겁니다.
어쩌면 그 날을 제외한 364일 동안 얼마나 철저히 신을 섬겨왔는지를 보여주려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난 어느 날 그들은 인간의 영혼이 선한지 악한지 격렬한 논쟁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들이 싸운 게 그 날이 처음은 아니었지요. 전년도(前年度. 지난해 쯤 - 인용자)에는 행복이나 이성이 인간을 이롭게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놓고 싸웠었죠.
어쨌든 그날의 주제는 인간 영혼의 선악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 문제는 행복과 이성의 문제와는 달리 현인(賢人. 슬기로운 사람 - 인용자)들이나 예언자, 학자들의 책들도 도움이 되지 않아 (말)싸움이 오래갔습니다. 깊은 산 속이라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어 그들은 속세로 내려가 인간이 선한지 악한지 시험해 보기로 했죠. 그들은 이듬해(다음해 - 인용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수도승들은 서로 헤어졌습니다.
… (중략) …
인간을 선한 존재로 본 수도승은 동쪽으로 가서 이웃 사랑에 대해 설파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괴롭히다 결국 감옥에까지 집어넣었죠. 그곳에서 잔혹한 고문에 시달렸지만 그는 신념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마음속 깊이 인간을 사랑하고 있었으니까요. 감옥에서 풀려나자마자 그는 사랑과 정직함을 설파하고 다녔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비웃음과 구타뿐이었습니다. 세 번의 옥고를 치른 후 정신병원에 보내진 그는 거의 반년 동안 비인간적인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다행히 약속한 날짜 일 주일 전에 풀려나 허겁지겁 산으로 달려갔지요.
두 사람이 서로 다시 만나 얼마나 기뻐했는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악하다고, 인간은 두 발 달린 짐승일 뿐이라고 했던 수도승은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커다란 자루 속에서 포도주, 햄, 치즈 덩어리를 탁자 위에 꺼내놓았습니다. 다른 자루에서는 커다란 빵 두 개와 토마토, 오이가 나왔습니다. 허기에 시달린 다른 수도승이 허겁지겁 치즈를 물어뜯는 것을 보며 그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자네 말이 맞더군.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네. 헤어진 다음 난 서쪽으로 갔지. 난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사람들에게 악담을 퍼부었지. 인간이 그 악한 본성을 드러내도록 말야. 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더욱 따뜻하게 맞이해주더군. 어느 날 난 성문(城門)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범죄자, 바보, 얼간이라고 소리쳤지. 사람들은 내 따귀를 때리기는커녕 너무나 반가워하며 나를 왕 앞으로 데리고 가더군. 마침내 속시원하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면서 말야.
왕은 ‘대 예언가여, 과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었어.
나는 ‘한 마리 노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지.
그 나라의 사람들이 노새를 섬기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
왕이 감격에 겨워 ‘정말인가?’라고 묻지 뭔가.
그래서 인간 본연의 악한 모습을 보기 위해 난 다시 한 번 ‘영락없는 노새올시다!’라고 소리쳤어.
그러자 왕은 ‘세상에 그럴 수가! 그럼 내 행복은 어디에 있는고?’라고 물었는데, 그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어.
‘그거야 시궁창에 있지요.’
그 나라 어느 지방 이름이 ‘시궁창’이라는 건 정말 몰랐어. 세상에 참 별난 이름이 다 있더군.
결국 왕은 그곳으로 신하를 보냈어. 그런데 신하들이 왕의 행복을 찾기 위해 그곳의 땅을 파다가 금은보화가 들어 있는 상자를 발견한 거야. 사람들은 날 극진히 대접했지만 난 여기 산 속에서 지내야 할 사람이고, 자네 말이 옳다는 것을 말해주기 위해 이렇게 돌아왔네.”
“옳다고?”
다른 수도승이 포도주를 한 모금 들이키며 되물었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아주 추악하고 더럽고 배은망덕한 거야!”
그렇게 해서 수도승들은 다시 말다툼을 했고, 1년 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졌습니다.
* 출처 : '라픽 샤미‘ 선생의 소설인『1001개의 거짓말』(유혜자 옮김, 문학동네 펴냄, 서기 2002년)
- ‘몇 달 전에는 에볼라가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를 “지옥”으로 만들었는데, 이제는 “메르스”라는 듣도 보도 못한 병균이 한국과 서西아시아를 위협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메르스에 걸린 한국인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한국 정부‘가 무능하다고 생각하며, 절망스러운 마음을 억누르는 돌베개
(여러분, 메르스 바이러스를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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