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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 계신 모든 분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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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러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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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류 : 잡 담 | 2009·06·15 02:14 | HIT : 529 | VOTE : 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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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거창하게 적기는 했지만, 그냥 안부인사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저의 흔적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이곳은 거의 매일 들어 오고 있습니다.
그간 모두들 평안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물론 이렇게 저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엔 교생실습을 갔다 왔습니다. 과목은 국사였고, 나름 열심히 수업 준비해서 최소한 완벽한 낙제점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부분이야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큰 문제이겠지만.
각설하고, 남자고등학교에 갔습니다. 대구 정동고등학교라고 하면 아실려나;;
이곳은 군용비행장이 바로 옆에 있어서 날아가는 저 비행기를 잠자리채로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가까이 날아갑니다. 물론 소리도 엄청나게 크지요. 수업을 하고 있는데 비행기가 지나가면 제일 앞 자리 학생에게 저의 목소리가 전달이 안됩니다.
불가항력으로 수업을 잠시 멈추게 될 만큼요.
이제와서 소회를 적는다면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역시 남을 가르친다는, 남의 앞에서 50분동안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나름 준비를 해갔다고 생각했음에도 막상 수업을 들어가면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게 눈에 보이는..그래서, 어느 차시이던간에 첫 수업을 마치고 나면 엄청나게 미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목소리가 상당히 큽니다. 제가 수업을 하고 있으면 다른 교생선생님들이나 선생님들이 다 한번씩 창으로 보고 지나갔습니다. 창 밖으로도 다 들린다고;;
같은 교과 교생분들은 저 포함 3명이었습니다. 담당 선생님은 같은 분이셨고.
3명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제 동기인 한명은 가장 안정적으로 수업을 했지만 약간 지루했고, 저는 약간 불안정했지만 지루하게 수업을 하지는 않았다라고 생각합니다. 중세의 정치 파트였기 때문에 고전 정치이론이라든지, 아니면 굳이 학교가 아니더라도 알아두면 유용한 개념이라든지, 유사한 사건이라든지, 여튼 섞어서 이야기를 할려고 노력했습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제 스스로도 지루한 수업. 괴롭잖아요.
아.. 아이들 귀엽습니다. 제 사촌 동생보다 4살이나 더 어리니깐 얘네들 보면 마냥 귀엽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금단의 사랑에 눈을 뜨면 안되겠지만. 남학교여서 수업을 굉장히 편하게 진행했습니다. 참관하시는 선생님도 젊은 남선생님이라 더욱 부담이 되질 않았고요.
이러저러해서 이렇게 저렇게 저의 근황중 가장 커다란 소식을 간략하게나마 전해드렸습니다.
P.S : 유장옥이라는 분이 쓴 글을 보면 왜곡왕 이라는 사람이 떠오릅니다. 사용하고 있는 기호, 문장구조, 자주 사용하는 단어, 나이.. 상당히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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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樓蘭 |
저도 대학다닐때 교생실습을 갔는데 끝나고 나서야 좀더 열심히 할걸 하는 후회가 물밀듯 밀려오더군요. 한달동안 일어나기도 힘들어하면서 다녀놓고선.;
블랙러시안님, 국사는 어떤 식으로 가르치느냐에 따라 무척 달라질 수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해요. 전 국사 싫어했거든요. ^^; 학생들의 흥미유발에 성공하셨기를 바랍니다.
p.s.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_- 09·06·15 12:35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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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 |
저도 한 때는 교사나 교수가 되고 싶었죠. 물론 지금은 그 꿈을 접었지만, 그래도 미련은 남아있답니다. 아무튼 제 안녕을 빌어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09·06·15 18:07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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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제니 |
저는 모교로 교생을 가다보니 선생님들 잡무만 엄청 하다 온 기억이... ^^;
p.s. 동감... 09·06·15 19:43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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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가르 |
죄송해요오~~~ '금단의 사랑' 부분에서 풋~하고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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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전 국사 좋아했어요.
고2 때 국사 선생님 수업이 참 재밌어서, 고3때는 다른 분으로 바뀌었는데도...고2때 국사 선생님이 들어가시는 반 아이한테 국사 교과서 빌려서 어떻게 수업하시고 어떤 필기 해주셨는지 매번 체크할 정도로요. 樓蘭 님과 대조되는 좋은 예죠? 후훗~
전 대신 정치경제를 무지 싫어했죠.ㅡ_ㅡ
흠...그러고보니 그 수업은 참 지루했네요.
뭐...반 이상은 공부 제대로 안 한 제 탓이기도 하지만, 역시 어떤 선생님이 어떻게 가르치시냐에 많이 좌우된다는 건 정말 맞는 말 같아요.
가르치는 사람도 즐겁고, 배우는 사람도 지루하지 않은...win-win 수업만 있다면 좋을텐데요...^^ 09·06·15 20:54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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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핀 |
ㅋㅋ.. 저도 국사 참 좋아했어요.
고등학교때 진로를 고민할때 그때 그 고민을 하지 않았다면 저도 진로를 역사쪽으로 정할만큼 좋아했지요..
덕분에 중고등학교 내내 역사 선생님들과 참 친했던듯...
가르가르님.. 저는 정치는 좋아했는데.. 경제는 영~
오늘 연수를 듣고 왔는데...... 교수님께서 좋은 교사란 무엇이냐고 묻더군요.. 여러가지 대답이 나왔어요.. 열정을 가지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등등
그런데 그것은 기본이다. 수업을 잘 하는 교사가 좋은 교사다!
강의를 들으면서 내내 공감했던 이야기였답니다.
오랫만에 강의도 재밌게 들었던거 같아요.
중앙대 부속 유치원 원감이면서 대학에서 교육과정을 강의하시고 또 그러다 보니 원감자리에 있지만 본인이 수업도 많이 하시고..
(유치원은 교육기관이나.. 원이라고 하기 때문에 교감이라 하지 않고 원감.. 허나 지위는 교감과 같기 때문에 수업을 안함)
그러다 보니 강의 내용이 이론중심만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업사례발표만도 아닌 둘이 적절히 잘 섞여 있어 참 즐거웠답니다.
늦은 시간에 강의가 끝나 질문은 자연스레 받지 않아 유리핀 길거리서 질문하는 만행(?)을 저질렀답니다.
가르치는 대상은 달라도 질 좋은 수업을 재밌게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그분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지요.
P.S는 저도 동감! 09·06·16 00:33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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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메가 |
학과 동기들 가운데(전 국문과예요)세 명이 이번에 교생을 다녀왔습니다. 88년생이 둘, 87년생이 하나..둘은 중학교로 갔는데 88년생 친구 하나가 고등학교로 교생을 갔다왔다더라구요. 애가 애 앞에 서려니 얼마나 긴장했을까..한편으로 우습고 한편으로 짠한 마음도 들더라구요. 예전 내 교생선생님들도 참 어렸겠구나..그런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부러워요~좋은 경험 하신 것 같아서요.
p.s.:Me too! 입니다 09·06·18 20:23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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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론 |
간만에 들렸는데 교생 이야기 보니 반갑네요.
전 작년에 다녀왔어요. 저도 역사랍니다. ^^
시험 준비한다고 뜸했다가, 이렇게 안부 챙겨주시는 글 보니 기쁘네요. 더운데 건강 조심 하셔요. ^^ 09·06·19 16:02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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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돌 |
저도 국사 싫어했는데...;; 되돌아보면 선생님의 교수법 탓이 컷었던듯...^^; 블랙러시안님은 학생들이 국사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잘 가르쳐주세요~오.^^ 09·06·21 15:52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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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몬 |
곰돌님, 전직 역사과목 강사로서, 매우매우 찔리네요^^;;; 09·06·22 10:53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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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연 |
저두 국사과목 좋아했어요~물론 시험점수와는 별개였지만요...ㅋ
p.s. 저두 왠지 의심이 가는것이...-_-;; 09·06·23 12:40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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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스탕 |
역사는 좋아합니다만 도대체 이게 들을때만 흥미진진이지 머리속에 남지 않고 그냥 흘러가버려서 슬퍼요.. ㅠ.ㅠ
p.s. 저 역시랍니다..;; 09·06·26 15:10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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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압 |
교생실습나간지가 언제였나...싶은게..
그때 참 긴장도 많이 했지만 또 무척 재밌기도 했었던것 같아요..ㅋ
전 국사보다는 세계사를 더 좋아했었다는..^^;;
글구 저도 죄송해요..가르님처럼 ,금단의 사랑,부분에서 저도 풋~ 웃음이 살포시 나오더라구요..^^;;
p.s. 으음..저도요..;;; 09·06·27 03:09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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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토 |
지루한 수업, 정말 힘들지요. 아이들만 힘든 게 아니라 교사도 함께 비참한 자괴감의 나락에 떨어지는 지름길인 듯.
제 경우엔 대상이 고등학생들이다 보니 '압도하는 수업'도 꽤나 유용합니다. 일단 강의식 수업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제가 그런 방식을 좋아하구요. ^^; 수업내용에 아이들이 평소 관심을 가질 만하고 익숙한 주제를 엮어서 아이들을 압도적인 정보의 질과 양으로 숨도 쉬지 못하게 몰아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이들이 입을 헤벌리고 "우왕... 그랬었구나.. 그게 그래서 그렇게 되는 거였구나..."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무척이나 뿌듯하고 기쁘더라구요. ^0^ (하지만 그러다가도 일단 원문 해석 들어가면 다들 동공의 색깔이 밋밋해집니다... 흑... 그리고 또다시 끝없는 나락으로... ;ㅁ;) 09·07·03 22:23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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