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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만에... 준석이의 머리를 잘라줬습니다. 앙~ 아까버~
좀만 더 있다가 여름오면 잘라주려고 했는데 가영이가 껌씹다가 아무데나 버려서 준석이 머리에까지 붙어버리는 바람에 이참에 그냥 잘라주자, 얘기가 나와서 그냥...
가영이도 태어나자마자 머리가 길고 반곱슬이라 (남편이 반곱슬) 모두 놀랐었는데 준석이도 가영이 만큼은 아니지만 머리가 길었구 반곱슬이었죠.
베냇머리 자르기가 아까워서 계속 미뤘더니 15cm도 넘는 것 같네요. 쬐금 호일에 싸서 간직해 두었어요.
빡빡이는 아니구 아주짧게 잘랐는데, 그전에는 머리가 길어서 남잔지 여잔지 헷갈렸는데 머리를 시원하게 깎아놓은니 제법 남자같아보이기두 하구... 여전한것 같기두 하구...
요즘 날씨가 좋아져서 가끔 준석이 데리고 외출을 하는데 겨우내 집안에서 저랑 둘이서만 티격태격하다가 밖에 나가니까 너무 좋아합니다.
옷만 꺼내면 나가려는 줄 알고 입으려고 아무렇게나 뒤집어 쓰고 꺅꺅거리고... 혼자서 바지 입겠다구 양말신겠다고 자기 발을 붙들고 집어넣으려구 애쓰는데... ㅋㅋ... 무슨 미스터 빈 코미디 보는 것 같음... 그제는 저보구 빨리 입으라구 제 양말을 갖다주더군요.
글구 요즘 잘쓰는 필살기는 제게 안겨서 자기 뺨을 제 입에 갖다대고 어부지리 뽀뽀받기입니다. ^^
가영이는 요즘 유치원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전 한글부터 가르칠 줄 알았는데 (아님 한글이랑 영어랑 같이 배우던지) 어떻게 된게 아직 한글도 깨치기 전에 벌써부터 영어라니...
이걸 극성이라고 봐야하는 건지... 흐름을 타지 않으면 안된다고 납득해야 하는건지... 조기교육이 중요하긴 하지만... 흐음~~~~~~~~
가영이 생일이기도 하고 해서 봄옷을 사왔는데 사이즈가 헷갈려서 집에와서 보니 사이즈가 들쭉 날쭉(메이커마다 사이즈 기준이 다른가?) 합니다. 아이들 옷은 좀 큰 사이즈를 사잖아요.
근데 가영이가 새 옷을 보구 좋아라 하고 입고보니 한개는 너무 큰 걸 샀어요. 소매랑 바지가 거의 20센티나 접혀요.
근데, 옷이 너무 크다는 것을 눈치챈 가영이, 벗으라고 할까봐 얼른 저한테 선수를 치더군요.
"와~ 이거 딱맞다~! 야~"
그리구 왜 준석이 옷은 없냐며 다음엔 준석이 옷두 사오라구 하더군요.
근데... 요즘 가영이가 집에 오면 말을 참 안 듣습니다.
몇일 전에 유치원 선생님이랑 상담을 했는데, 유치원에서는 젤 씩씩하고 목소리도 크다고, 밥도 잘먹고...
근데 왜 집에만 오면 완전 딴판... 벌써부터 반항인가... ?
실실 웃으가면서 일부러 말을 안 듣는데 아주 혈압이 뻗칠때가 많습니다.
얼마전에 잘못을 했길래 혼냈는데, 평소처럼 울먹울먹하면서 야단을 맞더군요.
"어쩌구저쩌구... 또 그러면 혼난다, 다신 그러지 마. 알았지?"
"네~" ㅠ_ㅠ
그리구 "이제 저리 가서 빵먹자." 하고 돌아서는 순간, 뒤에서 가영이의 작은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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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
헉...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
드래곤 볼에 나오는 사이언인 처럼 분노가 확~~~ 솓구쳐서 아주 눈물을 쏙빼게 혼쭐을 내주었습니다.
그 후로는 조심하는 것 같은데... 이 여우가 또 무슨 꾀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
참 걱정됩니다.
가영이가 아주 어릴때부터 여우짓을 한다는 건 전에도 한번 쓰긴 했죠.
제가 좀 집에서 버릇을 엄하게 잡는 편인데, 역효과가 나는 건지...
동생때문에 어리광이 늘었는데 그것때문에 말을 일부러 안듣는건지...
에휴~~~~~~
부모가 된다는 게 참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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