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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몸 속 어디에 있다가 터져나오는지, 제가 자각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정말 느닷없이 폭발하면서 터져나오는 '화'를
종종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현상에 대해 제가 글로 남길만큼 이상하게(?) -,더 정확히는 제가 몹시 낯설어 하고 있다 쪽- 여기는 것은
'화'를 그닥 밖으로 표현 해 본 적이 없던 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살면서 화가 난 적이 없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예전에 화가 났을때는 무엇 무엇으로 인해 화가 난다라고 느끼면서 내가 왜 화를 내지?라고 생각이 들면 그런 다음엔 자연스럽게 화 낼만한 일이 아니잖아,또는 화내봐야 뭐?라고 생각하면서 그것만으로도 속에 일었던 화가 삭혀졌다고 할까요? 그래서, 대체로 얼굴 시뻘겋네.정도에서 끝났었는데...생각해보면 '화' 자체가 많이 없었던 것 같고.그런데,요즘은
'화'의 요인-아주 사소한 것에도-이 보이면 내지 있으면 너무도 즉각적으로 화를 내고 화를 낸 뒤에야
어,내가 나를 제어하지 못할만큼 화를 내고 있잖아.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어떤 이가 쓴 여행기를 읽다
주 7일 90시간의 근무 여건에서 3년 반 회사생활하고 그 돈으로 여행경비를 마련해서 1년을 여행해 그것을 책으로 낸 인간의 그 여행기라는 것이
어떤 어떤 곳에서 술마시고 노래 듣고 왔습니다. 서울 바닥에서 하는 짓이랑 별반 다르지 않게 여행하다 왔습니다.라고 주절대는데 화가나서 -사실 생각해보면 화 낼 일도 아니건만-책을 정말 정말 힘껏 던져버렸습니다.어떻게 여행을 하였던 그거야 그 사람의 일이고,그 사람이야 그 여행으로 나름대로의 값진 경험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그 사람의 시선으로 같이 책으로나마 여행하려 했던 저는,책값 9500원이 아깝고,그렇게 어린애의 시선으로 주절거리는 것을,그걸 책으로 내는 출판사의 용기가 참 가상하고.또,내가 요즘 책이라면 마구잡이 사서 읽고 있는,그리고는 분개하는 내 꼴이 한심하고 한심해서...화 낼일이 아닌데 화내고 있는 나를 보며 또 씩씩씩.
차암 사소한 것에 화를 내고 있지요.
그런데,제가 정말 궁금한 것은
이 '화'냄이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소위 말하는 '노처녀 히스테리'라는 것일까요?
외로움의 밑바닥에서 터져나오는 일종의 자기 확인 같은 것일까요?
스스로 묻고 또 묻는데도 보일 듯 보이지 않으면서 다시 그걸 화냄의 이유로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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