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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EW ARTICLE |
| ▩우울한 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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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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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류 : 잡 담 | 2007·05·26 13:30 | HIT : 313 | VOTE : 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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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도 없으시겠지만) 어제는 제 생일이었습니다. 저는 어제가 되어서야 비로소 스물아홉살이 된 거죠(쓴웃음).
식구들이 저녁에 잔치상을 차려주고, 케이크에 초를 꽂아 불을 켜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데, (이런 말 하면 벼락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기쁘지 않더군요. 오히려 그들의 관심이 부담스럽고, ‘아, 내 애인이 축하를 해 주었다면 정말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이미 제 곁을 떠난 지 2년이 넘은 옛 애인이 생각나 우울했죠. (물론 제 스스로에게 - 마음 속으로 - ‘그만해. 이미 떠나버린 사람을 생각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어.’라고 충고하면서 감정을 다스리는 것을 잊지 않았답니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참을 만 했는데 부모님이 갑자기(!) 제가 ‘착해졌다’면서 예전에 제가 저질렀던 잘못들 - 예컨대 부모님이 뭘 하라고 하면 얼굴을 마구 찌푸리며 으르렁거린 일 -을 늘어놓으니, 모욕당한 기분이 들어 밥이 안 넘어갔어요(그래도 제겐 안 먹겠다고 ‘거부’할 권리가 없기에, 꾹 참고 묵묵히 밥을 씹어 삼켜야 했습니다). ‘난 착한 아이가 아니야! 제발 그렇게 말하지 마!’라고 소리지르고 싶은 충동이 들었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는 ‘이런 생일은 없는 게 나아. 난 태어나지 않는 게 나을 뻔했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저는 ‘나쁜 놈’일까요? 그래서 이런 생각밖에 안 하는 걸까요? .....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저를 비난하신다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 며칠 전부터 목감기에 걸려 아무 일도 못 하고, 외출도 못 하고 있는 .... 돌베개
*추신 : 제 나이는 이제 29세입니다. 좋은 시절은 다 갔죠. 가진 것은 없고(전 재산은 ‘겨우’ 145만원이었는데, 한 달 전 학교 토익 시험을 신청했다가 취소하느라 그 돈을 다 빼앗겨서 이젠 빈털터리임), 잘 생기지도 않았고(솔직히 거울을 볼 때마다 거울을 깨뜨리고 싶은 충동이 든답니다. 그런다고 제 얼굴이 바뀌지는 않지만요), 살이 쪘고(몸이 망가졌음),
취직은커녕 대학원을 졸업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확실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는 책은 다수의 인정을 받는 학설을 다룬 게 아니라 출판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인맥을 잘 가꾼 것도 아니고, 친구들과는 연락이 끊어진 지 오래고, ‘취직이 잘 되는 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아직 부모로부터 독립하지도 못했고, (‘퇴물’ 취급받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소개팅에 절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집에서는 “대학원만 졸업하면 빨리 장가가라”고 성화고(그 말을 들을 때마다 소름이 돋고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옛 애인과 헤어진 것도 부모의 반대와 방해 때문이었는데 이제 와서 자기들이 골라주는 상대랑 억지로 결혼하라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이나 사회에서는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모습’을 ‘연출’해야 하고.......미로에 갇힌 생쥐가 된 기분이예요.
이런 저를 누가 사랑해 주겠어요? 이 나이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겠어요? 제게 희망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건가요? .....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그래도 몇 년 전까지는 희망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사라지고 없어요. 신(神)은 저를 물먹이려고 작정하신 모양입니다(아니면 제가 지은 죄가 많거나요!).
(.....잘못했습니다. 원래 이런 얘기는 일기장에나 써 넣어야 하는데, 오늘은 너무 답답해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사실 이런 감정은 전에도 몇 번이나 품은 적이 있어서 게시판에 털어 놓으려고 했는데, 여러분이 불쾌해 하실까봐 그러지 못했죠. 만약 불쾌하셨다면 제가 스스로 삭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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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크 |
돌베개님! 저도 어제 생일이었어요. 마흔 살 생일, 막내동생만 기억해주더군요. 쑥스러워서 어디 말도 못하고, 우리집은 아버님보다 빠르면 생일 생략입니다.
나이 마흔, 장애인에 가진 돈이라곤 하나도 없고,,,결혼 안했음. (양심상...) 내일 모레 핸드폰 요금 빠질 돈밖에 없어요.ㅜ.ㅜ 알량한 대학졸업장 하나. 독립? 꿈도 못꿈. 사기 당해서 그나마 있던 돈 다 날리고 빚만 있음.(사기친넘:대학선배. 2년째 소식없음. 거짓말만 늘어놓더니... 그래도 학과 카페엔 그제도 다녀갔음.)
건강한 몸, 아직 서른 안된 나이가 있으니 저보다 낫군요. 힘내셔요.^^ 07·05·26 18:14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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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 |
.....제가 괜한 투정을 했네요. 잘못했습니다. 더 열심히 살게요. 07·05·26 22:32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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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베개 |
그리고 지크님, 생일 축하해요! 07·05·27 01:20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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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빌레 |
돌베개님, 지크님!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너무 상심마세요. 요즘 다들 30넘어 결혼 하는데요 뭘, 저도 그랬구.
그리구, 돌베게님께 이 책을 추천해 드릴게요. 얼마전에 읽은건데 엄청 재밌게 봤답니다. <엽기 조선왕조실록> 딴지일보기자출신이 쓴 책인데, 이 책에 보면 말이죠...
아들이 밥먹다가 홧김에 밥그릇으로 아버지를 강타한 사건이 나옵니다. 근데, 아들은 정상참작을 받아 감형됐대요. 왠줄 아세요?
<아버지가 아들이랑 겸상을 했기 때문>이라네요. 조선시대에는 아버지랑 아들은 겸상을 할 수 없었답니다. 아버지는 항상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기 마련인데, 밥먹는 시간이나마 아들을 편하게 하고저할 따름...이라나어쨌다나해서.. 그러한 조상님들의 지혜래요. ^0^;;; 07·05·27 11:14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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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돌 |
돌베개님, 사람이 살다보면 왜 그런 날이 없겠어요.
괜시리 스스로 못나보이고 세상살이 나만 꼬인 것 같은 그런 기분.
그런 우울한 기분을 날려 버릴 수 있는 자신만의 기분전환법을 평소에 개발해 놓으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한강둔치에 나가 강바람도 쐬보고, 땀나게 뛰어도 본다든지...)
힘내세요.
그리고 지크님, 돌베개님~ 늦었지만 생일축하드려요. ^^ 07·05·27 11:58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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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樓蘭 |
흔한 말이지만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만 일이나 사랑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들 하죠. 성공의 기준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07·05·27 12:19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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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옥 |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전 올해 신년 초부터[진짜, 거짓말 안 하고 꼭두 새벽부터] 어떤 놈팽이한테 소금질에 뒷통수 맞아서 그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죠[쓴웃음] 07·05·28 10:10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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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스탕 |
앗~!! 엄청 많이 늦어졌지만 아직 5월을 안넘겼음을 위안삼고... ^^;;
돌베개님. 생일 많이 축하합니다 ^^
만약 인생에서 굴곡이 없었다면 무지 따분했을거에요. 내리막길이 있으면 분명히 차고 올라오는 순간이 있고 정상도 있음을 기억하세요 ^^ 07·05·31 12:50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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