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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소녀의 수난시대 ― 참을 수 없는 성추행의 역겨움, 참을 수 없는 옹호의 역겨움

※산골소녀의 수난시대 ― 참을 수 없는 성추행의 역겨움, 참을 수 없는 옹호의 역겨움

산골 소녀는 없었다. 2000년 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만큼 감동을 선사했던 '그 산골엔 영자가 산다.'(한국방송 - KBS - 의 <인간극장>)의 주인공 이영자양(19세)은 이제 산골짜기를 떠났다. 이양의 아버지는 출연료와 광고료(이영자 양은 한국통신의 광고에도 출연했다. '깊은 산골짜기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단란하게, 하지만 조용하게 사는 소녀'로,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 물론 광고에서지만! - 집에 컴퓨터를 들여놓고 인터넷으로 바깥 세상의 사람들을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소녀로)를 노린 강도에게 목숨을 잃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녀는 친척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경찰이 이양의 아버지인 이영원씨(51세)의 피살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양에게서 충격적인 증언을 들었다. 이양이 '느닷없이' 친척인 이 아무개씨(40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설마 했던 경찰은 2001년 2월 18일 영자양의 몸에서 정액을 채취했고, 이씨를 2월 19일 긴급 체포했다.

이씨의 가족은 "영자가 한 집안을 풍비 박산 내고 있다."라며 이씨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몸에서 정액이 나왔고,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성 있고 구체적이며, 성폭행이나 성추행은 '아는 사람'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물론 그 반대도 많지만!)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이씨가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희박하다.(그래서 이 글에서는 이씨를 범인이라고 결론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수사가 종결되더라도 영자양은 이래저래 오갈 데 없는 외톨이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 일이 알려지면서 영자양은 친척들에게도 외면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나마나 '어디 멀쩡한(?) 집안을 감히 말아먹고 집안 망신을 시키고 있어.'라고 생각해서 친척들이 그녀를 따돌리고 있으리라. 또 '몸가짐도 바르지 못한 년'이니 그렇게 당하지, 안 그러면 당할 리가 없다는 생각, '창피한 줄도 모르고' 어디 그딴 소리(성추행 피해사실)를 남들에게 떠들어서 집안 '망신'에 그것도 '패가망신'을 시키느냐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 오죽 '멀쩡한' 집안에서 '멀쩡(?)'하게 잘 키웠으면 다 큰 어른이 되어서 남도 아닌 친척이나 성추행하고 다니는가? 그런 아들, 그런 오빠, 그런 동생 키워놓고도 그 집안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른단 말인가? 그저 '내 아들'이고 '내 오빠'라서, '내 핏줄'이라서 그가 하는 일이면 무조건 옳고 무조건 감싸 줘야 한단 말인가?

아무리 그딴 식으로 주장해도 정말 나쁜 사람은 '멀쩡한 집안을 창피한 줄도 모르고 나불나불 떠들어서 말아먹는 년'인 이영자 양이 아니라 먼저 성추행을 한 이씨이다. 그렇다면 자식을 잘못 키운 죄가 있으니, 나부터 벌을 받겠다고 나서면서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고 피해자에게 보상을 하던가, 아니면 최소한 감싸주지는 말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가해자를 꾸짖고 죄 값인 벌을 받으라고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러기는커녕 '내 핏줄'이니까 잘못한 아들, 오빠, 동생, 아버지를 옹호해야 하고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성추행에는 왜 눈을 감는가? 정말로 실망스럽다.

그러고 보니『불의 검』제 8권에서도 하는 짓이 개차반이고 밥맛이었던 거루놈의 아버지(이자 마리한 천궁의 삼촌)인 다대노 영감도 자기 아들 잘못한 건 생각도 않고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아랫것들 손에 비명횡사한단 말이요?"라고 소리소리 지르지 아마? 그래 윗대가리 아들이면 무슨 죄를 지어도 다 괜찮나? 그 때나 지금이나 '핏줄이니까' 무조건 감싸고 봐야 하고 피해자가 고소하면 다 '거짓말'이고 다 피해자 잘못이군 그래.(.V.++)

제발 이런 일이 앞으로는 없길 바라며... 씁쓸한 마음으로 용감하게 피해 사실을 알린 이영자양을 지지합니다.(이거 발표하면 우리나라 남성들은 아직까지 '어디서 못난 년이 눈물이나 질질 짜며', '지가 뭘 잘했다고, [꼬리쳤으니] 그랬겠지. 입 닥치고 있어야지 어딜 말하고 있어?'라고 하지 아마? 개인적으로 그런 자들에게는 "침"을 뱉고 돌로 막 치고 싶음. 자기 아내나 딸이나 누이가 당해도 그렇게 우길 거요?)

* 사족 : '산골 소녀'였던 이영자양 아버지의 피살사건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인터넷에서『시사저널』을 찾아보시고, 『시사저널』제 594호(서기 2001년 3월 15일자)에서「도시 탐욕이 연출한 영자의 '끝없는 수난 시대'」라는 기사를 찾아보세요.(만일 '시사저널' 사이트에 제 594호가 저장되어 있다면 이 기막힌 사연 뿐 아니라 이영자양의 비극을 모두 읽으실 수 있습니다)

* 또 다른 사족 : 얼마 전 이양의 아버지를 죽인 강도가 사형이 아닌 20년형을 받았습니다. 사연인즉 그 강도가 원래는 돈만 뺏으려고 했는데 저항하는 데에 순간적으로 화가 난 나머지 '홧김에' 찔러죽였고 그걸 붙잡히고 난 뒤에 후회했데요.

그래서 이양에게 속죄하고 싶고 이양의 아버지에게도 속죄하고 싶어서 스스로 "전 죽일 놈이고 나쁜 놈입니다. 제발 죄값대로 사형에 처해 주세요."라고 판사에게 빌었답니다. 하지만 판사는 "죽지 말고 살아서 사람들에게 속죄하라."면서 사형이 아닌 20년형을 내리고 동시에 사회봉사도 하라고 판결했데요.

웬지.. 울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일부러 죽이려 하지도 않고 홧김에 죽인 뒤 뉘우치고 자신은 죄인이니 죽여 달라고 비는 강도와, 친척이면서도 성추행이나 일삼고 식구들 뒤에 숨어 어디 멀쩡한(?) 집안을 말아먹으려고 하느냐고 악을 쓰는 이아무개씨와 그의 식구들이 비교되어서요. 도대체 누가 더 나쁩니까, 죄를 뉘우치고 스스로 처벌해 달라고 빌며 우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죽어도 난 잘못한 게 없다고 악을 쓰는 파렴치한입니까? 그 강도가 오히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 글이 너무 과격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쓰다 보니... 울분이 치솟아서요. --+++
: 요즘 두통에 시달리는....돌베개

노랑저고리

[2001/06/15]

적반하장... 빌어먹을... 욕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