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마다 기획으로 연재하는 문화에 대한 기사가 있습니다. 한겨레에는 "노성두의 고전미술현장"이 있고, 문화일보는 "차로 읽는 동서문화", 동아일보에는 "정재승의 음악속의 과학" 등등이 있습니다.. 작고 작은 기획까지 합치면.. 정말 많은 문화기획 연재 기사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부지런히 챙겨 읽는 것은 앞에서 쓴 한겨레와 문화일보의 기획입니다.
19일.. 월요일, 문화일보에는 다음의 기사가 나왔고..
당연히 "테르미도르" 세자르를 떠올렸죠..유제니를 끌고 살롱에 가던 세자르의 모습이
..후후.. 번-뜩! 하고 떠올라서 말이죠.
프로코프의 메뉴판에 적혀있는 모든 혁명속의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는 테르미도르의 등장인물들도 "테르미도로" 만화속에서는 분명 프로코프에서 유토피아를 꿈꾸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폭풍의 계절이 끝나고 문학까페로 돌아간 프로코프에는 사금이 풀린 세자르의 유작을 들고 줄르가 출입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아- 그리고 거친 혁명을 이야기하던 중에 조금은 마음을 적셨을 사랑 이야기속에 누군가 벨르에 대한 추억을 되새겼을지도.....
"테르미도르"가 픽션임을 알면서도..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기사에 겹쳐서 그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역시 혜린님의 작품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겠지요...
후후후...
조금 깁니다... 그냥.. 천천히 여유롭게 읽어보시길.. ^_^ 茶 한잔과 같이..
........ 또는 "테르미도르"라도 옆에 꺼내두고 다시 한번 보심은 어떨지..
(이미 그렇게 해버린 설리-입니다.. ^_^ 알뤼느의 닉은 누가 가지시려나~~ ^_^)
------2001/03/19 문화일보 [기획]면---------------------------------------
<茶로 읽는 東西문화>(18)
혁명 클럽‘프로코프’
17세기가 우아한 ‘취미’를 즐기는 시대였다면 18세기는 ‘담론’의 시대였다. 전자는 귀부인 중심의 살롱문화를 꽃피우고 후자는 철학자를 둘러싼 카페문화를 낳았다. 거리의 열린 살롱이었던 문학카페 프로코프는 계몽의 세계를 상징하는 철학카페가 됐다. 사람들은 여기서 신분과 종파, 이데올로기와 직업 구별없이 모두가 담론을 즐기고 철학자가 됐다.
세기의 모든 논의는 ‘정치적’ 문제에 귀결된다고 루소가 말했던가. 정치적 담론의 터전이 된 18세기 프로코프의 모습을 단골이던 독일의 평론가 그림 남작은 다음과 같이 전해주고 있다.
“우리들은 가장 자유로운 사상을 공공연히 글로 쓸 수 없었다. 그러나 카페에서는 자유가 속삭이고 혁명이 농담을 즐겼다…. 카페는 이야기하는 신문이며 모반자들의 소굴이다. 거기에서 우리들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사상적으로 싸울 수 있었으며, 구제도를 암호로서 타도할 수 있었다. 카페는 혁명의 대학이었다. 우리 철학자들은 카페에서 상층계급을 문명화하고…. 카페와 살롱에서 사회는 민주주의적이 되었다.
카페와 살롱에서는 과학자 뷔퐁과 몽테스키외, 볼테르와 루소, 그리고 독일 작곡가 글룩과 프랑스 화가 바토가 담론에 열을 올렸다.”
위기의 시대에서 말과 문자는 행동의 기폭제가 되게 마련이다. 카페 프로코프는 유토피아와 모반의 터전이었다. 1789년을 전후해 그곳에 출입한 혁명 드라마의 주역들 중 좌장(座長)은 급진적 대중지를 발간하고 시민 선동에 지도적 역할을 다한 혁명가 에베르였다. 그를 둘러싸고 당통, 마라, 드물랭, 로베스피에르, 미라보 등이 밤이 되면 모여 앉아 정보를 교환하고 혁명 작전을 꾸몄다.
1792년 6월과 8월의 폭동에 관한 지령도 프로코프에서 내려졌다. 볼테르와 루소를 비롯하여 뛰어난 철학자들이 거의 세상을 떠난 뒤 프로코프는 혁명 클럽이 됐다. 혁명에 동조하는 일반 시민들도 찾아와 새 정보에 귀기울이고(당시 파리에는 아직 신문이 없었다) 자유·평등·우애를 구가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비혁명적 인쇄물들을 카페 문전에서 불살랐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전후 자코뱅 당원들이 자유의 상징으로 즐겨 썼던 ‘르보네 프리지안(붉은 모자)’도 프로코프에서 처음 출현했다. 놀랍게도 흑인 노예 해방을 위한 ‘흑인의 벗들의 모임’의 유럽본부 역시 프로코프 내에 설치되었다. 프로코프에는 당연히 정부의 스파이가 진을 치고 있었다. ‘파리떼’라고 불린 그들을 경계하며 사람들은 은어로써 말을 주고 받았다.
예를 들어 종교는 ‘말 많은 여자’, 신(神)은 ‘존재자’, 영혼은 ‘곰보’ 혹은 ‘굴러먹은 여자’ 등의 은어로 표현됐다. 어디 그뿐이었을까. 위기적 시대, 혁명 전야는 ‘검은 소문’이 난무하고 모두가 스캔들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카페는 대부분 서푼짜리 문사들이 익명으로 쓴 포르노류의 희문(戱文)이나 비방문서의 발신처이기도 했다. 민중의 쌓인 원한의 가장 좋은 타깃은 고위성직자와 루이 16세, 특히 왕비 마리 앙트와네트였다.
그녀는 탐욕스럽고 음탕한 여인으로서 그럴싸하게 입에 오르내렸다. 젊은 나폴레옹(대단한 커피광이었던 그는 하루에 열잔씩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도 자주 드나들어 찻값을 지불 못할 때에는 모자를 두고 갔다고 한다. 훗날 ‘프랑스 혁명의 장자’임을 자처한 나폴레옹의 이같은 자의식은 프로코프의 단골이었다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새 시대의 문을 연 담론의 장, 프랑스 대혁명과의 빛나는 인연을 프로코프는 아직도 출입문 옆 둥근 대리석 간판에 자랑스럽게 명기해놓고 있다. 오늘날 레스토랑으로 변모한 프로코프는 해마다 혁명의 날인 7월 14일을 각별한 감개로 맞이한다. 지난 1989년 프랑스혁명 200주년을 맞아 축제 분위기에 들뜬 어느 날 프로코프를 찾은 필자는 웨이터로부터 선물로 받은 메뉴판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200년도 훨씬 전에 아마도 당신이 앉은 자리에서 볼테르, 보마르셰, 마라, 당통, 로베스피에르, 벤저민 프랭클린, 베를렌과 감베타, 어쩌면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라든가 하는 사람들도 식사를 했습니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프로코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폭풍우와 같던 혁명과 정치의 계절이 지나자 프로코프는 다시 문학 카페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발자크, 위고, 조르주 상드, 아나톨 프랑스, 말라르메, 베를렌 등 프랑스 문학사를 빛낸 문인들이 단골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들을 따라 신여성들과 소르본 학생들이 연인의 손을 잡고 프로코프의 문을 두드렸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카페에 몰려가는 것일까. 디드로가 ‘라모의 조카’에서 술회한 정감 어린 한 구절을 되새기며 이 글을 맺고자 한다.
“하늘이 맑건 날씨가 좋지 않건, 저녁 5시가 되면 팔레 루와이얄 공원을 산책하는 것이 나의 습관이다…. 정치에 관해, 연애에 관해, 취미에 관해, 그리고 철학에 관해 나 자신을 상대로 이야기를 한다. 나는 정신의 방탕아가 된다…. 날씨가 음산하거나 비가 심하면 나는 ‘카페 드 라 레장스’로 피한다.”
<서양사학자 이광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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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혁명일지도 모릅니다...
혁명의 시대에 살지 않아도, 나는 항상 마음속에 작은 혁명을 꿈꿉니다.
- 타루가 설리........ 그리고 욕심쟁이 남선 ^^;;;;;
(아? 설리는 떼쟁이였던가? -_-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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