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테르미도르 애장판 만들때, 운좋게 식자작업을 했었던 박지수라고 합니다.
(식자 작업에 대해서는 정말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ㅠ ㅠ..)
관련해서 몇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요.
아무래도 제가 출판사인 '길찾기' 측에 고용되었었던 입장이고 해서,
다소 '팔이 안으로 굽는' 이야기를 올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디지털 작업, 스크린 톤?
아시다시피 원고에서 효과를 주기 위해 사용하는 스크린톤은, 원고에 붙여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게 스캔 과정에서 약간 말썽의 원인이 됩니다. 우리가 볼 때는 스크린톤은 원고에 붙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빛이 볼 때는 스크린톤과 원고 사이에는 상당한 갭이 있는 것처럼 보이며, 결국 빛을 원고에 쏘았을 때, 약간 '산란'을 하게 되며, 아무리 좋은 스캐너로 읽어들인다고 해도 원고에 붙은 스크린톤을 제대로 읽어들일 수는 없습니다.
드럼 스캐너..가 좀 비싼 (억단위) 성능좋은 기기라고 합니다만.. 이것 역시도 스크린톤이 붙어있는 원고를 제대로 읽어들일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고에 붙어있는 스크린톤을 떼어내서, 원화만을 읽어들이고 다시 읽어들인 원고 이미지 파일에 '스크린톤'을 입혀줘야 합니다.
(아니면, 읽어들인 이미지를 원 해상도보다 무지막지하게 키워서, 스크린톤이 번진 부분을 일일이 지워줘도.. 되겠지만.. 뭐 이건 그냥 말로만 가능한.. ;;)
하지만, 80년대 말에 만들어진, 이미 10년 이상이 지난 원고에 손을 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조금만 잘못해도, 아마 원고에 손상이 갈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그야말로 '수술'에 가까운 작업입니다. 게다가 스크린톤 효과를 원고지 컷 하나하나에 다시 넣어준다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죠. 결국, 이런 현실적인 면에서 고려해 봤을 때, 애장판..은 현실적인 여건(수지타산과 작가의 원고의 훼손 가능성은 없어야 한다는 점)속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크린톤..을 제외한 부분들은 저는 이번 애장판이 대원판에 비해서는 그다지 뒤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아, 식자 제외.. 식자는 대원판이 낫습죠. ㅠ ㅠ;;;- 어차피 몇백 DPI(600)수준으로 원고를 읽어들인 것을 그보다 작은 사이즈의 책으로 낸 것이기 때문에, 정말 각오하고 사정없이 몇 배 확대해서 쳐다본다면 몰라도, 우리의 눈만으로는 충분히 김혜린님의 펜선을 지면으로나마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촬영으로 소위 '아날로그' 식으로 찍어낸다고 하면, 그것의 한계는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대원판' 이상의 질은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고의 상태는 처음 나왔을 때에 비해서 계속해서 '나빠'지니까요. 이런 나빠진 부분을 보정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디지털 작업이 수반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번은 스캐닝을 해야한다..는 거죠. ;;)
- 대원판 자체는 표지나 종이질 정도를 빼놓고는 나쁜 판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식자라거나 여러가지 면에서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단지.. 너무 조금 나왔고, 너무 빨리 '절판'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문제였던 것이죠. 애장판이 나오게 된 배경 역시, 테르미도르 만화책을 구할 수 없다는 '시장 여건' 에 의한 것이지, 대원판이 너무 후져서 극복하기 위해 애장판을 낸다.. 뭐 그랬던 건 아니니까요. =) -
개인적으로, 이 길찾기 출판사에서 나온 '로보트킹' 복간에 너무나도 만족을 해버린 출판사의 팬인지라.. 이번 알라딘에 올라온 리뷰는 분명 일리도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들에 대해 눈감아 버린채,(혹은 간과한채) 너무도 배려없이 써버린 글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책의 특성상,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인터넷 서점 사이트 알라딘에 그런 리뷰를 올린 것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식자에 대해서 깊은 사과드립니다. ㅠ ㅠ..
제가 쳐죽일 놈입니다. ;;;
(저도 이 책 한정판..으로 샀던 놈입지요. 명단 보면 'iamX' ;;;)
그..그럼.
변명뿐인 글 여기까지 참고 읽어주셔서 감사하단 말씀 올리며..
음.. 회원도 아닌데 이렇게 올려도 괜찮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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