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게시판

  북별을 처음 만났을때 그것은 제게 충격이었습니다.
우물속에서 하늘을 보다가 넓은 들판으로 나온것에 비길수 있을까요?
한가지 불만이 있었다면 그것은 에델이었습니다.
유리핀이 말하는 자유의지란 그녀에겐 해당되지않는 것이었을까요?
  북별의 남자들은 별처럼 빛나지만 여자들은 하나같이 남자를 맹종하는 모습이군요. 사랑의 이름으로... 단 한명의 예외라면 메디나였는데 그녀는 기존 남성작가들의 시각과 일치하게 방탕한 요부의 모습으로 나옵니다. 여자가 남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면...그것이 바로 탕녀죠....옛말에도 있죠 여자란 어려선 아버지에게 성장해선 남편에게 늙어서는 아들에게 순종해야한다...에델은 정숙한 여성의 표상입니다. 그녀는 심지어 결혼 후에도 애인에게 정절을 지킬수 있었죠. 결국 남편의 죽음으로 떳떳하게 애인과 결합하게 됩니다....
다만 그것뿐... 이 여자가 성장할수 있을까요?
  제가 혜린님께 가장 경탄하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 부터입니다.
  알뤼느는 자신의 결단으로(!!감히 여자가?) 반혁명운동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자신과는 사상적으로 대립했던 두 남자와 사랑하게 되죠. 정말 사랑하던 유제니를 잃고 줄르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삽니다.(!!첫사랑은 어쩌고?이건배신이야!)
  설리는 애인의 아기를 가진채 그를 죽인 남자와 결혼한후  처음의 독한 마음과는 반대로 그와의 행복한 생활에 익숙해져버리죠.(!!진하의 원수잖아!) 그러나 그녀는 자기손으로 애인의 복수를 하고 (!!독한것!)스스로 미친여인네라 자처하면서 죽음의 길로 망설임 없이뛰어듭니다.
  아라는 사랑하던 산마로와 강제로 떨어져 수하이의 아이를 갖게됩니다.(!!인생 끝이지!) 그러나 그녀는 풀무간의 불꽃을 보며 이를 악물고 살다가(!!깨끗이 죽지 왜사니?) 수하이의 곁에서 목숨을 걸고 도망치죠..
가까스로 동족과 애인을 찾았지만...그는 그녀를 잊었고 동족들은 그녀를 멸시합니다.
사랑의 고통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면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그녀...여태 순정만화에선 나온적이 없는 여주인공이죠...(!)
  산꽃리리는 남편의 폭력에 딸을 잃고 자신도 매일 두들겨 맞으며 산더미같은 일속에 파묻혀삽니다. 다른데서라면 결코 주인공은 될수 없었겠죠. 그러나 이여자는 사실은 인간 말종인 남편을 경멸하면서도 불쌍하게(!!감히 남자를?너보다 힘도 센데!)여기고 있죠..꿈같은 사랑의 결과는 임신. 그로인해 이 불륜(!!절대안되지!!)은 드러나고 결국 라이손에 남편은 죽습니다. 여기저기 멍든 얼굴로 조금도 망설이지않고 자기가 그를 죽였노라고 주장하는 그녀.
  리타라는 자기에겐 가해자의 입장이었던 웨이와 사랑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둘의 결합은 웨이의 인생을 파멸시킵니다. 다리를 잘리고 다시는 햇빛을 볼수없는 죄인이된 웨이를 숨겨놓고 리타라는 둘의 생계를 위해 몸을 팔며(!!아무리 배가고파도 그렇지!!) 살아갑니다.
  남선은 그시대의 가난한집딸에겐 흔한 운명으로 어린나이에 창부로 팔렸습니다.(!!노 코멘트)그러나 이강과의 하룻밤 만남후 그녀는 스스로 그 진구렁을 빠져 나옵니다.(!!노 코멘트) 과연 그녀가 세상에 나와서 할수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거기 그대로 있다면 밥은 먹었을텐데...괴롭다면 차라리 죽는 편이 낫지... 아마 그런생각은 남선이 계속 가져왔던 것이겠지만 어쨌든 그녀는 새로운 삶을 결심하고 첫발을 내딛습니다.(!!노 코멘트)

  혜린님에 의해서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은 인형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에델은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인형이었지만...밑으로 내려갈수록 거기엔 초라하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이 있군요. 에델에서 남선에 이르는 계보는 바로 그 변신의 과정, 혜린님의 변모를 보여줍니다.( 아아~~난 왜 여기서 밍키의 변신이 생각날까..빙그르 돌면서 어린이에서 숙녀로~~!)
  이들의 고통, 이들의 슬픔은 인류전체의, 아니면 적어도 절반의 것입니다. 이들이 각자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것을 헤쳐가는 모습은, 상처투성이의 몸과 마음을 끌고 안간힘을 다해 일어서는 모습은, 독자에게  인간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군요...
  과연 순정만화에서 여성이라는 인류의 고난을 이렇게 다룬적이 있었나요?
아뇨...순수 문학의 세계에서도 이런예는 거의 본바 없군요.. 물론 소재로서는 많이 다루어졌지만... 인생의 단면으로서 뿐이죠.....이토록 치열하게, 이토록 아름답게, 인간의 모습으로(!) 감동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빚어졌던적이 있었을까요? 저는 기억할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