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혜린 선생님.
저는 만화라면 사죽을 못쓰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지요.
한때 만화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 누구네 문하생으로 들어갈 순 없을까... 몹시도 가슴아팠던 기억도 있네요. 어쨌든 지금은 아이들 앞에서, 또는 그 아이들 속에서.. 내 어릴때 꿈은 접은채...... 그렇게 선생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불의 검 중 아라의 '몰래 눈물이 나네' 하는 대사가 제 속에 박혀버렸어요.
몰래 나는 눈물은 어떤 걸까요..
신랑이랑 연애할때 내 마음 몰라주는 그 가슴이 너무 서운해 몰래 눈물이 나대요...
결혼을 하고, 시댁에서, 혼자 부엌데기처럼 허리부러져라 일하며... 제 손엔 물 한방울 안 묻치시려던 엄마 생각에 몰래 눈물이 나대요....
아기 낳으면서 그 하늘 찢어지는 고통에 악악, 고함을 질러대며, 엄마가 나한테 해준게 뭐있냐고 못때게 굴었던 생각이 나서 몰래 눈물이 나대요....
살아보니 몰래 눈물이 나던때가 가끔 있어요.
그때마다 제 머리 속에 아라의 그 컷이 선명히도 떠오르죠. 몰래 나는 눈물도요.
.. 참 좋아요. 불의 검이.
며칠전 1권 부터 9권까지 다시 보게 됬죠. 역시 좋더군요. 읽을 때 마다 훌쩍훌쩍.
제일 가슴이 콱- 메이는 장면은 역시 가라한 아사가 기억을 찾게 되는 장면이죠.
아라가 고생고생해서 아사를 찾았을때,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는 아사가 바리에게 동생이냐고 물었던거....
자기가 아라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떻게 상처를 주었는지, 그 기억을 찾은 아사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그 짐작만으로도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어서 완결을 보고싶네요.
물론 이 더위에 고생이 많으시겠지만요...
학수고대하고 있겠습니다.
아, 방금 아이들이 방학이라고 교무실에 놀러왔습니다. (저 지금 일직이거든요.)
촌이라서 얼마나 물 속에 첨벙첨벙 놀았는지, 눈만 빼고 모두 새까매져 있네요. 그 모양이 우스워서 저희들도 저도 서로 쳐다보며 한참 웃었습니다.
그럼 이만 줄일께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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