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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걱정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둘째를 순산하고 어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격려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10일 월요일날 2주간의 감기를 떼고 가영이를 무사히 어린이 집에 다시 보내던 날,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풀려서 그랬던 걸까요... 그날 오후 4시 반에 갑자기 진통이 오더군요.
왠지 분위기가 좀 틀린게 이번엔 진짜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난번에 가진통으로 한번 퇴짜를 맞았던 터라, 이거 병원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면서 통증간격을 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5시 넘어서 병원에 전화했더니 오라고 하더군요.
그랬는데... 아뿔사... 월요일 오후 5시 30분이 넘은 상황...
완벽한 출퇴근시간에 딱! 걸려버린 겁니다.
집은 수유리고... 남편이 있는 흑석동 중앙대병원까지 가려면... (-.-;;;;;;;;;;;;;;;)
어쩔수 없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두었던 대로 119에 도움을 요청했죠.
사정을 설명하고 흑석동 중대병원까지 데려다달라고 하니까... 그분들도 난감해 하더군요.
원래 그분들은 같은 지역구내에서만 움직이는 건데...
다른 먼~ 지역... 게다가 월요일 출퇴근시간...
내부순환도로에서 꽉 막혀버리기라도 하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면...
구급차 안에서 출산해야할지도 모르는 위기감...
(제가 그랬죠? 전 안좋은 일이 생기면 연달이 터지면서 트리플 악셀(+)가 되는 운이 있다고...)
그래서 만약 위급해지면 근처 아무 병원이라도 들어가자고 미리 약속을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친정엄마가 가영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와서 같이 구급차에 타고 출발했죠.
출발시간은 오후 정각 6시. (헉... -.-;;;;;;)
근데 119라고 하면 싸이렌 요란하게 울리면서 다른 차를 비켜주고 씽씽 달려갈거라고 생각했는데... 원칙상 싸이렌 안울린다고 하더군요. 사설 병원 앰뷸런스나 그러지... (크헉... -.-;;;;;;)
다행히도 내부순환로는 막히지 않았지만, 내부순환로를 타기 전화 빠져나온 후가 엄청 막혔습니다.
특히 한강대교.... 역시나 출퇴근시간이라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래도 다행히 1시간 30분 만에 무사히 흑석동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내부순환로가 막히기라도 했으면... 아마 끝이었을 듯...)
이미 들었던 대로 둘째는 빨리 나오더군요.
어렵게 도착한지 1시간 30분 만인 8시 53분에 둘째를 낳았습니다.
첫애때 5시간 동안 진통하던 게 둘째는 5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압축해 놓은 것 같았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갑자기 통증이 콱콱 쏟아져 밀려드는데... 너무 놀라고 틀리고 아파서 소릴 질렀어요.
첫애 낳을때는 5시간 진통하고 분만할 때까지 저, 비명한마디 안 질렀거든요.
(아, 딱 한번 질르긴 했죠. 다른 산모들 다 아프다고 소리지르는데 저만 안지르면 아기 너무 쉽게 낳았다고 남자들 애 낳는거 너무 가볍게 생각할까봐 일부러 딱 한번 질러줬습니다. 유세하느라~ ^^)
그랬더니 친구들이 다들 저보고 독하다고 했었는데...
이번엔 참기가 힘들더군요.
게다가 갑작스럽게 퇴근시간 후에 도착한 터라, 담당의사선생님도 퇴근하시고... 최소한의 야근직원들만 있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첫 애 때는 양수가 터지기 전에 이쑤시개로 터트려 주던데...
간호사들 밖에 없어서 그런건지, 이번엔 양수가 스스로 비집고 튀져나와 터질때까지 그냥 놔두는거 있죠.
얼마나 아프던지~ ㅠ_ㅠ ㅠ_ㅠ
게다가 애가 빨리 나오고 싶었는지 막 정신없이 퍽퍽 밀고나오는 겁니다. 어찌나 세게 치고 나오는지... 놀랄 정도였어요.
(이때 한가지 후회되는 것이 있었으니... 119를 부르기 전에... 케이블 방송에서 <에일리언 4>를 보고 있었다는 거... -.-;;;;;;;;;;;)
그래서 양수 터진 후에 10분도 안되서 급하게 분만실로 실려갔어요.
어찌나 빨리 나오는지 분만대 위에 올라가기도 전에 낳을뻔 했습니다.
그러니까 "엄마! 힘주지 마요! 지금 힘주면 안돼!" 하고 야단치는데...
'흑... 난~~ 절대 한번도 힘준 적 없고! 지가 막 치고 나오고 있을 뿐이고!...'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파서 말도 못하고... ㅠ_ㅠ ㅠ_ㅠ
담당선생님은 오시는 중이고...
그래서 간신히 분만대 위에 올라가서 둘째를 낳았습니다.
역시 남자애라서 그런지 나오다 중간에 2번 걸리더군요.
첫애때는 의사랑 간호사 몇명이서 달려들었는데... 어디 담당인지 알 수 없는 여의사분이 아기를 받아주셨습니다. (응급실에 계시던 의사분이 아니었나 추측) 옆에는 달랑 남자 인턴하나, 간호사 하나.
근데다 남자 조수가 영~ 초짜 티가나서 불안했어요.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니까 여의사분이 계속 "집중해! 여기에 집중해!" 하고 야단쳤거든요.
뭐...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무사히 자연분만 순산했으니 다행이지만요... -.-;;;;;;
그래서 무사히 둘째를 낳고 조리원에서 2주간 조리를 하고 월요일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가영이 돌보시느라 친정엄마가 엄청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가영이도 제가 없다보니 버릇이 완전히 망가져서... 요즘 다시 군기잡느라 꽤 힘빼고 있습니다. (어휴~~~ ㅠ_ㅠ;;;;;;)
다행히 가영이가 동생 준석이를 굉장히 이뻐합니다.
"아가 귀여워요. 아가 이뻐요..." 하면서 지가 분유도 먹이려고 하고, 울면 달래주고, 한시도 안떨어져 있으려고하고, 완전 저랑 똑같이 엄마노릇 하려고해서 무지 귀찮지만...
몸이 아직 덜 풀려서 그런지 조금만 자주 집안을 왔다갔다 해도 관절이 이곳저곳 쑤시고 아프네요.
빨리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남편이 아들 낳았다고 친구들한테 한턱 쏘고 들어왔네요. (그리 좋을까...)
린월드 식구들은 '이번엔 아들 낳아서 다행이네~' '잘됐네~' 이런 말 안해주실거죠?
한동안 바쁠테니 나중에 또 시간 되면 사진 올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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