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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을 올리고 시간이 좀 지나서 후회했습니다. 지금은 아버지 생각만 떠올려도 눈
물이 울컥하고 북받치는지라,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쓴 것 같아서요.
비님의 개인적 견해를 비난 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안락사 같은 예민한 문제라면
물론 상황에 따른 여러가지 요소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고 하루하루 지독한 고통속
에 나날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지켜보아야 하는 의사로서의 고충은 얼마나 크실까,
감히 이해한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머릿속으로나마 어림짐작이 가는 바 있습니다.
저도 일분일초가 고통뿐인 그런 환자들이라면 본인에게도 죽음이 차라리 안식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니만큼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을 야속하게
여기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저의 개인적 경험으로 인해 저의 견해를
바꾸게 되었다고 밝혔던 것입니다.
같은 고통을 겪어도 스스로 죽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고, 끝까지 삶을 붙잡고 싶어하
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후자이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맙게 생각해
요. 폐인처럼 침대에 누워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움직이지도 못하시면서도 엄마와
눈만 마주치며 아이처럼 웃어주셨다는 아버지. 봄에 아버지 뵈러 왔을 때 제 손을
꼭 잡고 해맑게 웃으시던 아버지. 끝까지 우릴 기다려 주셔서, 끝까지 눈을 뜨고 저
와 가족들을 바라봐 주셔서, 눈으로나마 인사를 나눌 수 있게 해 주셔서요.
비님, 비님은 지금도 그렇겠지만 정말 좋은 의사 선생님이 되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위로해주셔서, 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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