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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지내시는지요...
지난주에는 너무 힘들고 괴롭고 짜증나고 속상하고... 암튼 그래서 학교앞 자취방(지금 제 동생이 쓰고 있죠)에 쉬러 왔어요. 간만에 핸폰 알람도 꺼놓고 푹~~~ 잤답니다.
북별 팬북과 관련된 글들 보니 여러 님들께서 마음고생 많이 하셨던것 같은데...
전 그런 것도 모르고 산채, 빤딱빤딱한 북별에 감동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냐면요...
처음에는 독서실 책상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고통스러웠어요.
책만 보면 졸리고... 엄청 많이 자는데도 피곤하고...
워낙에 운동을 싫어해서 가만히만 지내는 바람에 박박 긁어도 별볼일 없는 체력의 문제인가 싶어 이동할땐 되도록 뛰거나 최대한 빠르게 걷고, 윗몸일으키기, 무릅짚고 팔굽혀펴기, 이런저런 스트레칭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윗몸일으키기 10개하고 녹초가 되고, 고작 20~30m를 한번에 못뛸 정도의 심각한 체력난에 저도 엄청 놀랬답니다.
그래도 요즘은 고시원에서 학원까지 걸어서 6~7분 거리는 한번에 뛰어내려 갈 수도 있게 됐고(목표는 한번에 뛰어올라오는 것도 가능하게 되는 것~!), 윗몸일으키기도 그럭저럭 30개씩 할 수 있게 됐답니다.
차츰 더 튼튼해지겠지요~ 튼튼해질수록 공부도 잘 될테구요. ^^
밥은 무지 잘 먹고 있습니다.
고시식당 하나 정해서 월식하고 있어요.
자취할땐 식시를 정말 대충 때우기만 하고, 어떤때는 삼시세끼 삼일내내 라면만 먹기도 하고, 먹을 거 없으면 그냥 굶기도 했는데, 여기와서는 초기에 늦잠잘때 빼고는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먹고 있습니다.
세상에... 큰맘먹지 않으면 먹을 수 없었던 고기를 이틀에 한번은 꼬박꼬박 먹고 있고, 과일은 매일매일 먹고 있어요.
어느정도냐면...
제 머리카락... 정말 징~하게도 안 길었거든요... 한달에 1cm도 채 안길었어요.
근데 신림동 들어와서 한달 반 동안 기분에 4~5cm는 긴 것 같아요. ㅡ0ㅡ
전 체질적으로 머리카락이 안기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동안 영양부족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에요.
2월에 시험삼아 본 1차 시험 끝나고 상당히 짧게 잘랐는데, 지금은 짧다는 느낌이 없어졌다니까요~
어휴~ 누가보면 공부는 안하고 날마다 야한 생각만 하는 줄 알겠어요. --;;
이게 다 밥을 잘먹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시원은... 처음 한달 살았던 고시원은 너무 비싸서 3월 말에 옮겼습니다.
지금 고시원은 저번보다 멀고 높지만(그래봤자 독서실까지 6~7분...), 체력단련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것 같고...
제방 창에는 가리는 게 없어서 전망도 좋고...
휴게실에서 컴터나 TV도 볼 수 있고...
암튼 방이 좁은 거 빼곤 이것저것 전보다 더 좋아요~
겨울엔 좀 추울 것 같지만, 전기장판과 전기난로의 힘으로 살면 되려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서실은...
요즘은 그래도 비가와서 괜찮은데, 3월 중순에 가습기 안틀기 시작한 이후로 건조해서 힘들었지요.
지금은 괜찮지만, 3월엔 좀 추운 감도 있었구요.
그 외는 머... 괜찮습니다. 다른 곳을 본적이 없어서 잘 몰라서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지만요.
무엇보다 양 옆자리의 사람들이 무지 열심히 공부합니다.
뒤쪽의 두사람도 엄청 열심히 공부합니다.
그리 좋은 독서실은 아닌 모양인지 열람실의 1/3은 빈 자리고, 주인있는 자리도 사람이 없을때가 많은데 제가 있는 부분의 사람들은 어찌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아직도 전 잠때문에 고생중이라 오전에는 줄기차게 엎드려 자는데, 미안해 죽겠어요.
자는 동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몰라서 말이죠.
꿈까지 꾸면서 자는데... 혹여 잠꼬대를 하는 건 아닌지, 코를 골거나 이를 가는 건 아닌지, 속이 안좋을때 가스를 뿜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다고 옆사람 붙들고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고...
정신이 들면 수시간이 지나있다거나, 손이나 책상이 침이 고여있다거나 하는 걸 볼때마다 자괴감이 장난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ㅜ.ㅡ
가장 중요한 학원.
3월에는 경제학을 들었고, 지금은 행정법을 듣고 있는데 장난 아닙니다.
공부야 원래 어려운 거니 그렇다 치고, 이넘의 행정법 강의를 대략 400명 전후가 한강의실에서 듣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자리경쟁이 엄청 치열해요.
수업이 1시 20분에 시작하고, 강의실은 12시 20분부터 들어갈 수 있는데, 12시쯤 보면 미리부터 세워둔 가방줄이 30~40m는 된다니까요...
다들 이른 아침부터 가방줄을 세워놓죠.
3월에 경제학 들을때는 가방줄 세워놓는 게 이해도 안가고 너무 이기적인 것 같고 정말 싫었어요.
배부른 생각이었죠~ 왜냐. 제가 들었던 강사의 수업은 인기가 별로 없어서 그 전 수업 끝나기 15분 전에만 오면 좋은 자리 앉을 수 있었던 거니까요.
지금은, 저도 아침 일찍 가방줄을 세웁니다.
어느 정도로 아침 일찍이냐면, 처음에는 11시 그담에는 9시, 그담에는 7시 대, 그 다음에는 6시대... 그래도 10등안도 못들어요~ ㅜ.ㅡ
지난 월화수는 6시 40분, 6시 15분, 10분까지 학원에 갔는데도 여전히 가방 순으로 20~30번째더군요.
결국 오기가 나서 목요일에는 5시 10분까지 학원에 가서 드디어 1등 찍었습니다. -_-v
그런데 말이죠..
전혀 아침형 인간과 거리가 먼 제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그날 휴강되었어요.
아침공부 전멸시키고도 드디어 젤 좋은 자리~! 이러면서 의기양양했었는데... 눈물날뻔 했습니다. ㅠ.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은 하루종일 재수없었어요..)
다음날은 5시 40분까지 갔는데, 또 휴강, 어제도 5시 40분까지 갔는데 또 휴강~~!!
너무 속상하고 짜증나고 화가 나서 걍 어제 집에 와버린거죠. ㅠ.ㅠ
뭐... 카니오는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생활이 고시원, 독서실, 식당, 학원... 여기만 빙빙 도는 단조로운 생활이라 낙이라고는 식당 반찬이 무엇이냐~! 로 해물류가 주를 이루면 우울하고, 고기가 주를 이루면 신이 나죠. 딸기나 파인애플이 나오면 헤벌쭉하고, 귤이나 바나나가 나오면 시무룩해집니다.
학원 자리 어제보다 한칸이라도 가운데, 한칸이라도 앞으로 앉으면 기분이 좋고, 어제보다 한칸이라도 바깥쪽이나 뒷쪽으로 밀리면 속상해하죠.
어떤 날은 공부가 잘 되다가도 어떤 날은 디립다 잠만 자다 자학하는 하루하루...
이짓을 합격이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적어도 1년 7개월간, 늦어지면 2년 7개월.. 3년 7개월... ㅜ.ㅡ... 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역시 암울합니다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죽어라고 하고는 있습니다. ^^;;
한주 내내 공부만 할 수는 없어서 일요일에는 친구나 동생을 만나 좀 놀기도 하지만요...
오늘은 간만에 정말 잠도 많이 잤고, 이제 슬슬 동생이랑 나가서 밥먹고, 영화보고, 쇼핑 좀 하다 들어가려구요.
책장 한켠에 꽂인 북별 덕북에 마음도 든든해졌겠다, 잘 쉬었겠다...
내일부턴 또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또 놀러올께요.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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