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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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윰님 & 케이님

윰님께.

다시 그 일기를 펴서 제가 단 메모를 고대로 옮깁니다.

" 그래, 윤근아, 윤근이가 진지한 생각을 했구나. 그런데 어쩌지?
선생님도 너희만할때 간식먹을라구 교회에 갔는데. ㅡ.ㅡ;
(이부분은 제 캐릭터가 울상짓는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옮길수 없는 관계로)

삶은 계란이랑 요구르트를 주었는데, 그게 얼마나 맛있던지 말이야. 호호.
선생님도 반성해야 겠구나. 진심으로 반성하면 교회가 용서해주겠지?
그런데 윤근아, 어떤 간식이었는데?
요즘도 계란 같은 거 주는가? 얼마나 맛있는 거길래 애들이 교회를 속일까?
윤근이는 어떤 간식 줄때가 제일 좋을까..? 궁금하네."

그랬더니 오늘 일기를 이렇게 써왔군요.
2001. 9.24. 월
제목: 크림빵.
어제 교회에서는 크림빵을 간식으로 주었다. 솔직히 나도 크림빵이 맛이 있긴 있다고 생각한다. 크림빵은 둘이서 먹다가 하나가 죽을 정도로 끝내주는 꿀맛이다.
그것도 그냥 한꺼번에 먹는것 보다 손가락으로 크림만 먼저 쪽쪽 찍어 먹고 빵은 나중에 먹는 것이 맛있다.
그러면 첫쨰, 아껴먹을수 있어서 오래오래 먹을수 있고, 둘쨰는 입에도 묻지 않아서 좋다.
옷을 베리지 않으니까 어머니께도 효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크림빵 생각을 하다보니 입에 침이 돈다. 아.. 먹고 싶다. 어서 일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뭐라고 메모를 해야하나... 웃음을 참을수가 없습니다. ^_*

<케이님께>
케이님, 저는 일기 방법을 강력추천하는 바입니다.

음.. 물론 보통일이 아니긴 하지만, 아이들과의 끈을 만들어주는데는 그것 이상의 방법이 없는 거 같아요.
좀 힘들더라도 오히려 평소 생활 습관이라던가 지도를 할때 제가 이끄는 방법대로 잘 따라오게 되니까 아주 수월(?)하거든요.
지금 우리 5학년도 방방 널뛰기로 선생님들이 두손 든 반인데, 저랑은 궁합이 맞는지 잘 따라 줍니다. 뭐라고 야단을 쳐도 일기를 통해 왜 그리 했는지 쭉 쓰다 보면 아이들도 제 진심을 알아주더라구요. 선생님이 정말 나를 좋아하는 구나.

이곳 14명 꼴랑 아이들 사이에도 2년쯤 되는 왕따가 있다는 걸 제가 안것도 일기를 통해서예요.

충격이었죠... 선생님, 부모님들 모두 깜쪽같이 모르시더라구요. 뉴스에서 보고 들은대로 화장실에 불러다놓고 등등 할껀 다 하더군요.

그걸 고치는데는 한 2달 가까이 걸렸는데, 그것도 일기를 통해서였어요.
지금은 왕따 주동자랑 왕따 대상이랑 젤 죽고 못 사는 사이죠.

발표한번 제대로 못할만큼 부끄럼 많던 아이가 야영때 전교생 앞에서 멋진 춤을 추어보일 용기를 내게 됬던 것도 일기를 통해서였구요.

어릴때 도망간 엄마때문에 동네 중학생 형들이랑 어울려 담배부터 배우면 삐딱하던 고놈이 담배도 끊고 수업시간이면 젤 먼저 앉아 빨랑 책펴라고 딴애들 재촉하는 아이가 된것도 일기덕분이예요.

음.. 효과가 한두가지가 아니예요.
시간이 걸리지만 점점 제게로 다가오는 아이들이 눈에 보이니까, 가끔 그만 두고 싶어도 못 그러고 밀려온거죠.

신학기가 되면 한번 시도해 보세요.

앗... 또 길어졌군요.
제가 사람들이랑 말할땐 그리 말이 많은 편이 아닌데,
어째 여기만 오면 말이 많아지나 몰라요... 아마 님들이 넘 잘 들어 주셔서가 아닐까.

해조!

[2001/09/25]

윰님과 케이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만 모범님의 글을 읽어 버렸사와요, 용서를..*.* 근데,모범님,넘 훌륭한 샘님인거 같으다..(존경 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