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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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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만인지...

건 일주일만에 들어와 보는군요.
지방순회공연 다니느라 너무 정신이 없었습니다.
메디나님 댁 번개는 잘 됐는지요. 가보고 싶었는데.....
금요일에 집을 떠나서 여기저기 일정때문에 어제 저녁에서야 집엘 들어갔습니다.
9일에 영덕에 공연이 있었는데 하루전날 내려갔었지요.
안동을 지나 영덕엘 도착했는데 정말 보기만 해도 멋지더군요.
산사이로 강줄기가 얼마나 우람하던지....
로렐라이라는 전설이 생각나더군요. 그렇게 아름다운 강을 보다보면 강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도 생기겠다 싶더군요.
심장이 쿵탕쿵탕 게다가 국도 옆에 사과 과수원에는 사과들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여있고, 그 향기또한 얼마나 상큼하던지....
차에 내려 오천원어치 사과를 샀는데 한바구니 담아 주시더라구요. 꿀맛이더랬지요.

그리고 영덕에서 공연을 끝내고 영덕게를 먹기 위해서 '그대 그리고 나' 드라마를 찍었던 바닷가를 갔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저녁을 먹은 후에 갔기 때문에 많이 캄캄해서 바다가 잘 보이지 않았더랬지요.
그런데 하~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칡흑의 아름다움 비길데가 없습니다.
바다끝은 보이지도 않아서 하늘과 바다 경계가 어디인지 분간을 할 수 없더랬지요.
까만 바다위에 쏫아질 듯 박혀있는 별들 그 또한 장관이었지요.
어둠의 아름다움, 그 속에 총총히 박혀있는 빛의 아름다움 입이 다물어질 따름이지요.

일행중 일정이 먼저 있어서 새벽에 숙소에서 먼저 나왔더랬지요.
2층 숙소에서 바다를 보았지요. 아직 어스름이 깔려 있는 새벽 바다는 밤바다와는 또다른 풍경을 연출하더군요. 새벽에 돌아오는 오징어 잡이 배들이 바다 사이사이에 불을 밝히고 돌아오는 아침 풍경. 한참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지요. 그것은 강이 주는 느낌과는 또 다른 감동.
유리핀이 생각 났지요. 아~ 정말 바다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더랬지요.
아~ 그 거대함이란....  한 인간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도 있겠구나 싶더이다.
바다를 사랑한 유리핀. 어찌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군요. 언어의 한계, 아니 표현의 한계...
일행들과 함께 그곳을 나오는데 항구에 배가 들어오는 곳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여 들는지 차가 막혀서 빠져나가기가 힘들정도로 차와 사람들이 분비더군요. 또 다른 삶의 모습. 바다와 삶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

아주 짧은 시간에 장관들의 연속이었더랬지요. 그리고 또 연이은 장관.
그곳 지명이 강구라더이다. 이름풀이를 해주시는데 그곳이 강입구라서 강구라더군요.
정말 바다옆에 강이 있습니다. 이 또한 얼마나 경이로운 모습인지... 태어나서 강과 바다의경계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너무도 신기했더랬지요. 강은 민물일텐데 바로 옆에 있는 바다는 짠맛이 나는 바닷물이라.... 강이 흐르고 흘러서는 종국에는 당연히 바다에 다다를텐데 그렇게 당연한 이치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신비로움이란....
그리고 이 감동의 도가니에서 헤어나기가 무섭게 바다위에 떠오르는 일출.
그냥일출도 아닌 바다위에 쌓인 구름위로 떠오르는 일출.
그곳 선생님이 그런 일출은 그곳에서도 보기가 드물다더군요.
구름위로 떠오르는 동안 구름 구름이 뚫린 사이로 벌걿게 달궈진 쇳덩이같은 빛이 새어 나오다가 여의주같은 해가 오롯이 구름위로 형체를 드러내더군요.
참 아름다운 광경이었지요. 아침동안 이 대자연의 아름다움 앞에 어찌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있었겠습니까. 들뜨는 이 작은 심장을 말입니다.
이번 순회공연은 기억에 참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공연이라기 보다는 여행을 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서울 올라왔다가 저녁에는 다시 홍천엘 갔습니다.
이름하야  '술연회' 문화운동 단체들이 마련한 자리였는데 선발대로 도착한 탓에 무리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느즈막히 도착한 노래패 꽃다지들과 술을 함께 했는데 꽃다지에 띠 동갑이 3명이나 됐던 탓에 다음날 식음을 전폐해야하는 불행을 격어야 했더랬지요.

그리고 오늘에서야 정신을 좀 차리고 일어났습니다.
내일 또 성대에서 공연이 있어서 무대 세팅하러 성대갔다가 집에 들어가는 길에 잠시 들러 글을 남긴다는 것이 장문의 글을 남기게 됐군요.
장문의 글만큼이나 그동안 쌓인 글들도 많군요.
그탓에 린월드님들 글에 따로이 굴비 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사이 린월드에 입성하신 꼰이님 저도 두손들어 반깁니다. 자주 뵈었으면 좋겠구요. 이번 정팅때 뵙지요.
그럼 긴글 이만 줄일까 합니다.
예까지 긴글 읽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꼰이

[2002/11/12]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소서노님...글을 읽고 뭔가 멋진일을 하시는 분같습니다..멋진풍경에 대한 찬사의 글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