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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짧은 생각'이 답글로 올라온 이유는
>저 역시 Meredith Brooks의 Bitch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진에게 줄까 하다가
>- 여진에게는 매번 '...까 하다가'만 하고 있습니다 -
앗, 저도 여진 생각 했었어요. 그래도 역시 다양한 면모가 더 많이 드러나는 인물은 카라가 아닌가 하네요.
>노래가사에서 goddess라는데
>'여신 카라'에게 줘야지 하고,
>새로 긴 잠에서 깨어난 카라의 향방을 본 후에 붙이려고
>11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변명이 길다...)
>역시 행동이 빨라야 하는군요. ^^
허걱. 그랬군요. 그래도 천궁님과 같은 노래를 제가 떠올렸다니 기뻐요~^^
11권을 기다리다간 제가 폭삭 늙어버릴 것 같아서 그냥 확 써버렸어요.
>
>나온지 제법 된 노래임에도
>여기 라디오 채널 중에 이 곡을 자주 방송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짧은 생각'과 연관지으면서도 머뭇했던 이유는
>노래 분위기가 제 느낌엔 카라에게 좀 밝다는 것 외에,
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또 가사 중 '사랑 타령' 내용은 카라에겐 잘 안 맞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브룩스의 힘있고 조금 앙칼지게도 들리는 보컬이 카라하고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어요.
>노래에서는 'a little bit of everything, all rolled into one'인 여자가
>수많은 면모를 가진 자기 자신의 있는 그대로로 살겠다고 하는데 반해
>카라는 자신의 모습들 중에서 한 가지만을 고집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인정하는 것과 인정하지 않는 것의 차이랄까...
>
음,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저는 정도 차이는 있어도, 어떤 여성에게도 상반된 모습들이 내재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는 꼭 안 그렇다는 말은 아님..^^) 사실 그 노래가 메레디스 브룩스 개인만의 이야기였다면 그렇게 싱글 히트를 치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 브룩스가 지금처럼 여성팬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도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한 보편적인 양면성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카라라는 인물에게 역시 "Bitch"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아주 유치한 이유가 있죠. 카라는 아무르에게는 마녀(witch)로 불리는데, bitch와 witch는 한 자 차이라는... -_-;;
>5-6년 전엔가.
>이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 어느 신문의 팝송 코너에서 소개를 하면서
>bitch를 '심술녀'라는 말로 해석을 해서
>되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심술녀'가 뭐냐...고 말이죠.
>'심술녀'라는 말이 있기나 한 거냐...
캑! 캑...캑! 와, 정말 재밌는 번역이네요. 켈켈켈... 심술녀!! 님의 말씀대로 아주 안 어울리지는 않지만...어디서 그런 발상이...^^
역시 '악녀'라는 말을 쓰지 않은 것은 저처럼 뉘앙스의 차이 때문이었을까요? 그게 제일 무리없는 번역이겠지만 왠지 쓰고 싶지 않았음... 저의 '개 같은 여자'도 그렇지만 '심술녀'도 상당하군여. ^_^
>
>그런데 카라에게는 '심술녀'라는 해석이 더 맞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온구트에게도, 수하이에게도, 죽은 라문에게도, 아사에게도, 소서노에게도
>카라는 심술을 부리는 건 지도.
>아라도 카라를 '그냥 심술쟁이 바보야'라고 했었던가요.
그랬죠. 나중에 소서노가 말은 다르지만 같은 내용으로 카라를 비판하니까 카라가 아주 머리뚜껑이 열렸었죠. ^^
심술이라...저는 그것이 일종의 응석이라고 생각했는데, 둘다 비슷한 이야기 같네요. 자신이 가진 문제와 감정을 긍정적인 힘으로 바꾸지 못하고 마치 온 세상에게 자기 응석을 받아달라고 하는 느낌 ...
사실 그런 자세를 저도 이해할 수는 있어요. 때로는 정의라곤 없는 세상에 대해 사람이 할 수 있는 항거는 증오와 불평뿐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증오와 저주가 부정(不正)한 세상을 부정(不定)하기 위한 마지막 자존심의 보루라는 식이죠. 참으로 성숙하지 못한 태도이지만 누구든지 한번쯤은 이런 함정에 유혹을 느꼈을 듯도 해요. 카라는 이러한 마음의 함정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것 아닐까요 ...
>또는,
>다수 위에 군림하되 정작 자기 하나에게는 당당하지 않은,
>혹은 당당하지 못한 사람.
>카라는 그런 자신에게 심술이 났을까요?
>그렇다면 과연,
>자기 정당화나 은폐가 아닌 솔직함으로 스스로를 말할 수 있게 될까요?
자신을 증오한다면 자신에게 당당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카라는 자신을 '추한 벌레'같다고 표현하고, 자신을 그렇게 만든 가해자를 저주하면서도 스스로 그와 같이 되는 자기 모습에 환멸을 느끼죠.
>아니면 노래 가사 한 구절만 떼어다가
>I wouldn't want it any other way...
>그저 고집을 부리기만 할까요?
수하이가 죽어가면서 깨달았던 것을 카라 역시 깨달을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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