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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비천무', '북해의 별' 등으로 독특한 창작세계를 구축해 온 만화가 김혜린의 대표작 '불의 검'이 뮤지컬로 각색돼 무대에 올려진다.

이로써 김혜린은 지난 2000년 '비천무'의 영화화에 이어 또 다시 자신의 작품이 뮤지컬로 초연되는 행운과 부담을 동시에 안게됐다.

'불의 검'은 고대 청동기시대에서 철기문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배경으로 13년간 이어진 남녀주인공의 애절한 사랑을 담은 작품. 김혜린 작품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히며 집필기간만 12년에 이를 정도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이 주목을 받는 점은 해외 대형뮤지컬이 잠식한 국내 뮤지컬시장에서 순수 창작뮤지컬로 기획된 것. 그만큼 의미를 갖지만 한편으로 위험부담도 크다. 김혜린 자신도 "우리 문화에서 앞에 '한국'자가 들어가면 힘들어진다"며 "만화든 뮤지컬이든 한국문화 전반이 성숙하고 아름답고 풍성해졌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순수 창작뮤지컬이란 점에서 주목

하지만 앞서 영화화된 '비천무'가 '원작에 미치지 못한다'는 악평을 받았기 때문에 원작자의 입장에서는 편하지만은 않다. 실제로 지난 8일 열린 '불의 검'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혜린에게 '원작의 색깔이 변하지 않겠냐'는 우려섞인 질문이 이어졌다.

"다른 형태의 어떤 것으로 태어날 때는 원작의 의미와는 별게의 문제"라고 못박은 김혜린은 "편한 마음으로 (원작을)내보내게 되지 않고 걱정도 되지만 다른 형태로 어떻게 태어날지 기대를 거는 편"이라고 했다. 또 "실패하든 성공하든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고도 했다.

오히려 그는 "뮤지컬로 바뀐 작품으로 두고두고 관객과 만나고 싶다"는 기대감과 함께 "어떤 결과물이 나와도 박수를 쳐 줄 것"이라는 믿음도 전했다.

원작자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서 제작되는 '불의 검'은 '지킬앤하이드'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종오가 연출하고,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아사 역)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미스사이공'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소정(아라 역)이 남녀주연을 맡았다.

9월 19일부터 10월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공연문의 : 1588 - 7890)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