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일시: 2000/06/15 오후 7:05
게시자: 방문자
제목: 씨네21 "개봉예정작: 비천무" 기사임다
교과서 뒤에 감추고 읽던 순정만화의 추억을 거슬러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말리꽃 향기가 코끝에서 묻어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지 모른다. 말리꽃 향
기로 기억되는 강인하고 아름다운 여인 설리, 청부자객의 잔혹함보다 투명
한 슬픔으로 남은 진하, 가혹한 운명의 굴레 속에서 이뤄지지 못한 이들의
사랑에 눈시울을 적시던 기억들. 14세기 원나라 말엽, 몽고인과 한족과 고
려유민의 갈등 상황, 숙명적인 만남과 갈등과 화해를 그린 <비천무>는 진작
에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만큼 정교하고 아름다운
드라마다. 김혜린 원작 만화 <비천무>에 대한 추억이 영화 <비천무>에 부담
스러운 프리미엄을 얹어 주는가 싶더니, 영화 개봉에 즈음한 최근 들어선
원작 만화도 쇄를 거듭하며 팔려나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면에서 스크린으로 옮아온 <비천무>는 멜로보다 무협에 무게를 실어,
‘빛과 소리’의 위력을 과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3개
월간 <진용> <풍월> 등을 촬영한 중국의 청명상하도 셋트에서, <동방불패>
<모험왕>의 마옥성 무술팀의 액션을 빌려, 화려하고 역동적인 그림을 뽑아
냈다. 설리와 진하 커플로, 김희선과 신현준이 호흡을 맞췄고, 정진영과 장
동직이 선 굵은 조연으로 참여했다.
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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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김혜린의 작품세계 &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입니다. ◆